[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비상계엄을 하지 못한다'는 취지의 발언 후 무례했다는 생각이 들어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무릎을 꿇었다고 증언했다.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속행 공판에서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증언에 나섰다.
여 전 사령관에 따르면 지난해 5~6월경 종로구 안가에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윤 전 대통령과 저녁 식사를 했다. 당시 윤 전 대통령은 시국을 걱정하며 비상대권 조치나 계엄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여 전 사령관은 "대통령이 감정이 격해졌는데, '헌법이 대통령에게 보장한 비상대권 조치'와 같은 말도 했다. 그 와중에 계엄도 나왔다"며 "제가 속으로 '통수권자이신데 계엄에 대해 상황과 인식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에) '육군 30만 명 중 계엄에 동원될 사람 없다', '다 전방 가서 전투하기 바쁘다', '사회 질서 유지를 누가 하느냐' 등의 실태를 말했다"며 "'전시도 그런데, 평시에 무슨 계엄을 하느냐. 훈련을 해본 적도 없고, 한 번도 준비한 적이 없다', '아무리 헌법이 보장한 계엄이라고 해도 군은 불가능하다'는 실태를 말씀드렸다"고 덧붙였다.
여 전 사령관은 비상계엄에 군이 준비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말한 후 윤 전 대통령에게 무릎을 꿇었다고 밝혔다. 그는 "(무릎을 꿇은 이유로) '일개 사령관인데 무례한 발언을 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술도 한, 두 잔 들어가서 말한 것"이라며 "전시든 평시든 군은 계엄 훈련을 해본 적 없다. 이 문제는 여러 번 곱씹을 만해서 저에게도 충격이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