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은행 대출’ 24% 증가...대부업 증가율 71.8%
연소득 3배가 ‘빚’, 연소득 절반 빚 갚는 데 사용
[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올해 1분기 자영업자 대출이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부업 등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대출의 증가율이 가장 높아 코로나19 상황에서 자영업자들이 열악한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자영업자의 대출 잔액은 831조 8,0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8.8% 늘었다.
이 가운데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비은행권 대출이 281조 2,000억 원으로 1년 새 55조 원(24.4%) 늘었다. 같은 기간 은행권 대출(550조 6,000억 원)이 16.2%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코로나19 기간 동안 자영업자 대출이 비은행을 중심으로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비은행권 대출은 카드사 등 여신전문금융사 대출 잔액이 22조 4,0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6.1%, 농협·수협 등 상호금융사는 205조 4,000억 원으로 20.9% 늘었다. 저축은행 대출 잔액은 27% 증가한 19조 7,000억 원, 보험사 대출 잔액은 37.8% 늘은 11조 8,000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대부업 등을 포함한 기타의 경우 대출 잔액이 21조 9,000억 원으로 1년 만에 무려 71.8%나 증가했다.
또 소득이 낮은 자영업자의 대출이 더 빠르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자영업자 중 소득 하위 20%인 1분위 대출 잔액은 120조 원으로 1년 전보다 25.5% 증가했다. 하위 20~40%인 2분위 대출 잔액도 77조 5,000억 원으로 23.4% 늘었다. 반면 소득 중·상위 계층인 3분위(17.3%), 4분위(11.6%), 5분위(19.8%) 등으로 소득 하위 자영업자에 비해 낮은 수준을 보였다.
자영업자의 상환능력을 나타내는 LTI(소득대비부채)는 357.3%,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은 56.4%에 달했다. 자영업자들은 본인 연 소득보다 세 배가 넘는 빚을 지고 있으며, 연 소득의 절반이 넘는 돈을 원금과 이자를 갚는 데 쓰고 있는 셈이다.
장 의원은 “자영업자는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에서 집합금지·영업 제한 등으로 인해 경영상 큰 피해를 봤다”며 “그런데도 정부가 충분한 손실지원과 피해지원을 하지 못해 많은 부채를 동원해 위기를 견뎌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영업이 재개되더라도 이미 빚이 많이 늘어난 데다 금리가 오르고 있어 자영업자의 경영난은 쉽게 해소되기 어렵다”며 “이제라도 자영업자들의 피해를 정확히 파악해 충분한 수준의 영업피해 지원을 하면서 국회에 계류된 임대료 분담법과 폐업 시 임대차 계약을 종료할 수 있도록 하는 임대차보호법 등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