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반대했지만 설득해서 백신 맞았어요”
‘행동제약’ 싫어 백신접종 선택한 학생들
백신은 긍정적이지만 학습시설 제한은 “과하다”

[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으로 청소년에게도 ‘방역패스’를 적용하겠다는 보건 당국의 지침이 정해지자 찬반 논의가 뜨겁다. 일각에서는 학생들에게 필수적인 독서실, 학원 등에도 방역패스를 적용하면 사실상 ‘접종 강제’가 다름 없다며 방역패스 적용을 반대한다. 실제 당사자들은 방역패스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지난 13일 경기도에 재학 중인 고등학생 4명에 물었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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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에 응한 4명의 학생(윤아·혜원·가을·은재)들은 모두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 윤아 학생은 “아빠가 걱정된다고 백신 맞지 말라고 하셨는데 저는 그냥 신청해서 맞았다”며 “지금은 2차까지 다 맞았다”고 말했다. 혜원 학생 역시 “부모님이 맞으라고 해서 2차까지 접종 완료했다”고 했다. 가을·은재 학생은 1차 접종을 끝내고 곧 2차 접종을 받는다고 했다.

방역패스에 대한 거부감과는 달리 대부분의 학생은 백신 접종을 받는 분위기라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14일 0시 기준, 16~17세의 1차 접종률은 74.1%로 매일 더 늘어나는 추세다. 2차 접종률 역시 67.3%였다.

백신을 접종한 이유를 묻자 ‘행동의 제약’을 받지 않기 위해서라는 답이 돌아왔다. 은재 학생은 “부모님 권유도 있었지만 백신 접종을 하면 출입할 수 있는 곳이 많아지지 않느냐”며 “부모님은 백신 패스를 긍정적으로 보신다. 친구들도 백신은 필수라고 생각하는 친구들이 많다”고 했다. 부모님을 설득해 백신을 접종했다는 윤아 학생은 “백신을 안 맞으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적어질 것 같아 맞았다”고 했다. 가을 학생은 “백신을 맞고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보다 코로나에 걸릴 위험이 더 크다고 느껴서 맞았다”고 설명했다.

학교 현장에서는 방역패스 지침 발표 이후 백신 접종을 결심한 친구들이 속속 생긴다고 했다. 윤아 학생은 “반 친구가 백신 부작용이 무서워서 안맞았는데, 독서실 이용을 못 할까봐 급히 예약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은재 학생도 “학원에 못 갈까봐 백신을 예약한 친구가 있다”고 했다.

보건 당국도 청소년 방역 패스 발표 이후 백신 예약자가 대폭 늘었다는 수치를 내놨다. 이날 질병관리청은 “12월 초부터 개별적으로 (백신을) 사전예약하는 청소년 대상자수가 대폭 증거했다”며 “어제(13일) 하루 4만 1914명이 예약을 완료했으며, 이는 11월과 비교 시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라고 했다.

방역패스 논란과는 다르게 이들은 백신 접종 자체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은재 학생은 “백신안 맞지 않아서 코로나에 확진되면 다른 사람들에게도 큰 피해를 준다”며 “백신은 필수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가을 학생도 “백신패스가 부정적으로 느껴질 수 있겠지만 한 사람이 사회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생각한다”며 “좀 더 공동체를 위한 의식이 필요한 것 같다. 백신을 맞지 않는다면 그에 따른 불이익도 감수할 준비가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청소년들에게 필수적인 독서실, 학원 등 학습 시설에 대한 제한은 과하다는 시각도 있었다. 혜원 학생은 “백신 자체는 찬성이지만 접종 초기 백신 접종에 대한 선택을 존중하는 것처럼 말하다가, 백신패스에 학원을 포함해서 강제적으로 청소년 접종률을 올리려고 하는 것 같아서 부정적인 생각도 있다”고 지적했다. 윤아 학생도 “백신을 맞지 않았다는 이유로 학원과 독서실 이용을 막는 것은 과하다고 생각한다. 백신 접종은 오로지 개인 선택이지 않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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