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직접 경험한 코로나19 백신 예약과 1차 접종

[뉴스포스트= 강대호 기자] 7월 26일(월)에 55세~59세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기자도 이날 코로나19 백신을 맞았다. 무사히 1차 백신을 맞게 되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몇 주간 드러난 코로나19 백신의 변동성 때문에 안도감이 든 거였다. 

한동안 코로나19 관련 뉴스는 4차 대유행과 백신 관련 이슈로 시끄러웠다. 특히, 백신 예약 사이트 먹통, 백신 수급 변동, 그리고 접종 일정 변경 이슈 등으로 혼란스러웠다. 무엇보다 백신 접종 예약이 접종 대상자들에게는 높은 허들이었다. 

50대 코로나19 백신 접종 장소인 경기도의 한 소아청소년과 의원. (사진: 뉴스포스트 강대호 기자)
50대 코로나19 백신 접종 장소인 경기도의 한 소아청소년과 의원. (사진: 뉴스포스트 강대호 기자)

접속 대란을 피하라

지난 7월 12일(월) 0시부터 55세~59세에 대한 백신 접종 예약이 시작됐다. 기자는 기한 안에만 예약하면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었다. 그런데 월요일 아침에 일어나 뉴스를 검색하니 “백신 예약 먹통”과 같은 기사들로 도배되었다. 자정이 되자마자 사람들이 몰려 사이트 접속조차 어렵다는 것이다.

낭패라는 생각이 들어 황급히 예약 사이트에 접속했다. 웬걸, 바로 접속된다. 혹시나 해서 백신 예약 버튼을 누르니 계속 진행이 되었다. 당시 시각은 오전 5시 50분쯤이었다. 

본인 인증 후 몇 가지 정보를 입력하니 접종일시와 장소를 선택하라고 한다. 첫날 가장 빠른 시각으로 했다. 7월 26일(월) 오전 10시, 장소는 집에서 가까운 소아청소년과 의원으로.

'국민비서 구삐'. 코로나19 백신 접종 예약 안내 알림톡. (출처: 뉴스포스트 강대호 기자 카카오톡 갈무리)
'국민비서 구삐'. 코로나19 백신 접종 예약 안내 알림톡. (출처: 뉴스포스트 강대호 기자 카카오톡 갈무리)

예약을 완료하고 거의 동시에 ‘국민비서 구삐’에서 보낸 알림톡이 왔다. 내용은 “1차 예약 확인 안내”였다. 그때가 오전 5시 59분이었다. 채 10분이 걸리지 않은 것이다.

사이트에 접속해 예약 확인을 해보니 1차뿐 아니라 2차 접종까지 예약이 되었다. 백신은 ‘모더나’, 2차 접종일시는 3주 후인 8월 16일 오전 10시, 같은 장소였다.

또래들 채팅방에서는 백신 예약이 화제였다. 간밤에 접속이 안 되었다는 이도 있었지만 새벽에 무리 없이 예약할 수 있었다는 내용도 많았다. 특히 용인에 사는 김모씨(남, 56세)는 부인을 위해 대리 예약까지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자정께 안되길래 그냥 포기하고 잤어요. 새벽에 일어나 접속하니 잘 되길래 그 길로 그냥 예약해 버렸죠. 하는 김에 아내의 접종도 대신 예약했지요. 본인 예약보다 확인 절차가 더 있었지만 큰 문제 없이 진행되더라고요.”

예약 시작 초기 부하가 걸렸던 백신 예약은 시간이 지나며 순조롭게 진행이 되는 듯했다. 그러나 12일 오후에 백신 예약은 중단되었다. 결과적으로 공급 일정이 확정된 물량만 예약을 받은 것이다. 예약에 여유를 부리던 지인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선착순이라는 교훈을 얻은 듯했다.

아니나 다를까, 예약이 재개된 14일에 한꺼번에 예약자가 몰려 더욱 접속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접속이 어려운 상황은 50~54세 백신 접종 예약이 시작된 7월 19일(월)에도 계속되었다. 

여기에 속하는 기자의 아내는 예약이 시작되는 오후 8시를 피해 접속했다.  처음에는 접속조차 하기 어려워 보였지만 결국은 성공했다.

아내는 핸드폰 대신 노트북으로 접속을 시도했다.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니 대기자가 줄어들고 접속을 할 수 있었다. 접속에 성공하니 예약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서울 양천구에 사는 이모씨(남, 54세)는 자녀들을 동원한 사례다.

“두 딸의 핸드폰과 노트북, 그리고 제 핸드폰으로 예약에 동원했죠. 몇 차례 튕겨 나갔지만 결국 막내의 노트북으로 예약할 수 있었지요.”

보건 당국은 예약 시스템을 열자마자 “최대 1000만 명이 접속을 시도”했고 “600만 명이 동시에 접속 대기”를 했다고 전했다. 해당 연령의 접종 대상자보다 훨씬 많은 수치다.

이는 이씨처럼 가족을 동원해 핸드폰과 컴퓨터 등 여러 기기로 접속해서 생긴 결과로 분석했다. 백신이 부족할 수도 있다는 메시지가 접속 대란을 일으킨 것이다.

모더나에서 화이자로

예약을 마쳤지만 어떤 백신으로 맞을지 헷갈렸다. 기자가 최초로 예약했을 때 안내받은 백신은 ‘모더나’였다. 그러나 50세~54세는 ‘모더나’ 혹은 ‘화이자’로 맞게 된다고 안내를 했다. 변동 가능성 있다는 뉘앙스였다.

하지만 그 후에 보건 당국은 서울과 수도권의 모든 50대는 ‘화이자’로, 다른 지역의 50대는 ‘모더나’를 맞는다고 발표했다. 주변 반응은 백신 종류도 중요하지만 자꾸 변동이 생기는 게 불안하다는 분위기였다.

한편, 지난 23일(금)에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 추진단’에서 기자가 맞을 백신이 ‘화이자’로 변경되었다는 안내문자를 보내왔다.

백신 종류는 정해졌지만 이 즈음의 인터넷 대화방 분위기는 무사히 백신을 맞을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을 가진 지인들이 많아졌다. 지난 몇 주간의 변동성이 준 불안감이었다.

‘국민비서 구삐’가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 “1차 접종 1일전 안내”였다. 일시와 장소를 안내했고, 신분증을 꼭 지참하라고 강조했다.

아무튼, 백신 맞으니 안심

백신을 맞은 곳은 집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소아청소년과 의원이다. 오전 9시 50분 쯤 도착해 본인 확인을 하고 ‘코로나19 예방접종 예진표’를 작성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장소인 경기도의 한 소아청소년과. 예진표를 작성하거나 백신을 맞고 이상 반응은 없는지 대기하고 있다. (사진: 뉴스포스트 강대호 기자)
코로나19 백신 접종 장소인 경기도의 한 소아청소년과. 예진표를 작성하거나 백신을 맞고 이상 반응은 없는지 대기하고 있다. (사진: 뉴스포스트 강대호 기자)

정확히 10시에 예진이 시작됐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인 원장이 우선 백신에 대한 설명을 해줬다. 모더나 백신에서 화이자 백신으로 바뀌게 된 이유와 핵산백신, 즉 mRNA 계열 백신인 화이자 백신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등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었다.

다음은 예진표에 기록한 내용을 물어봤다. 현재 컨디션은 어떤지, 복용하고 있는 약은 무엇인지 등. 그리고 접종 후 주의사항에 대해서도 알려줬다.

접종 시각은 10시 10분. 왼팔에 맞는지 오른팔에 맞는지도 기록을 해놓는 듯했다. 주삿바늘이 들어가는 느낌은 지난겨울에 맞은 독감 백신보다 아프지 않은 느낌이었다. 예진을 한 의사가 직접 주사를 놓았다.

10시 25분까지 로비에서 기다렸다. 조금은 불안했지만 아무 이상 없었다. ‘국민비서 구삐’에서 “1차 접종 확인” 알림톡이 왔다.  2차 접종일 안내까지 함께였다.

'국민비서 구삐'. 코로나19 백신 접종 1차 접종 확인 안내 및 2차 접종 안내 알림톡. (출처: 뉴스포스트 강대호 기자 카카오톡 갈무리)
'국민비서 구삐'. 코로나19 백신 접종 1차 접종 확인 안내 및 2차 접종 안내 알림톡. (출처: 뉴스포스트 강대호 기자 카카오톡 갈무리)

병원을 나선 후에도 혹시 열은 나는지, 아픈 데는 없는지 온종일 신경이 쓰였다. 그렇지만 아무렇지 않았다. 26일에 백신을 맞은 지인들에게 물어봐도 같은 반응이다.

“월요일(26일) 오후 일찍 퇴근해서 집 근처 내과에서 백신을 맞았습니다. 기다리는 시간 거의 없이 맞았어요. 오늘(27일 화요일)은 휴가를 내었지요. 그런데 아무렇지도 않네요. 주사 맞은 어깨는 좀 뻐근하지만요.”

위에서 언급한 용인에 사는 김모씨의 말이다. 기자도 비슷한 느낌이다. 어젯밤에 조금 열감이 있었는데 열대야 때문인 듯했다. 백신 맞은 지 24시간이 지난 현재 주사 맞은 곳이 뻐근한 것 외에는 평소와 다를 게 없는 컨디션이다.

기자의 마음도 그렇지만 백신을 맞은 지인들은 한결같이 “이제라도 맞아서 다행”이라고들 했다. 그리고 “자녀들도 빨리 맞았으면 좋겠다”고도 덧붙였다.

다른 세대들에게도 백신이 돌아가는 그 날이 어서 왔으면 하는 마음이다. 마스크 벗는 그 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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