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 백신 예약률, 20대 72.6% 30대 65.5%
앞선 연령대 부작용 전해 들으며 불안감 확산
사회적 권고로 백신 예약...인과성 인정을 바라

[뉴스포스트=조유라 기자] 지난 달 26일부터 본격적인 청장년층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여전히 일부 젊은층 사이에서는 부작용을 우려해 백신 접종을 망설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청년층의 백신 예약률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 낮다. 지난 5일 기준, 20대의 백신 예약률은 72.6%, 30대는 65.5%에 그쳤다. 반면 40대 백신 예약률은 77.3%다.

접종자가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관찰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사진 =뉴스포스트 조유라 기자)
접종자가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관찰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사진 =뉴스포스트 조유라 기자)

백신 종류도 부작용도 복불복

20대는 백신 접종 일정이 늦게 잡힌 만큼 앞선 연령의 부작용을 전해 들으며 불안감이 더 커진 모습이다. 여기에 과거 백신 부작용을 경험했거나 앓았던 질환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특히 백신과 이상반응 사이의 인과관계 입증이 어려운 것도 젊은층이 접종을 주저하는 이유다. 이들은 백신 접종을 미룰 수 있는 한 최대한 미루고 싶었지만 사회적 분위기와 주변의 권고로 예약하게 됐다고 말했다. 

휴학생 노희은(24)씨는 “신종플루가 유행하던 당시 백신을 맞은 당일 신종플루에 걸려 응급실에 실려가고 그 뒤로 백신에 대한 불신이 생겼다”며 “어머니도 독감 예방 접종 후 독감에 걸려 고생한 적이 있다. 그 후로 가족 전체가 백신에 대해 불신하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재단에서 일하고 있는 김채희(25) 씨는 “부작용 사례에 대한 인과성을 인정받기가 어렵다 보니 꺼리게 된다”며 “어렸을 때 혈소판 관련 질병을 앓기도 했고, 백신 부작용이 워낙 복불복처럼 나타나니 두렵다”고 말했다.

김 씨는 “지인 어머니도 화이자 1차 접종 후 중환자실에 입원하셨다. 이런 사례를 보고 들으니 더 무섭다. 백신에 대한 불신을 가진 사람들은 안정화가 될 때까지는 접종을 꺼릴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백신 수급 불안정으로 접종할 백신이 모더나인지 화이자 인지도 알 수 없어 더 불안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후 부작용이 발생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지난달 3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만 24세 초등교사, 화이자 1차 접종 후 사경을 헤매고 있습니다. 저희 오빠 좀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에 따르면 피해자인 청원인의 오빠는 ‘1차성 레이노(손끝 쪽 혈관 연축)’와 ‘기무라병(귀 주위에 염증질환)’이라는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었지만 화이자 백신 1차 접종을 받기 전까지 일상생활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만큼 건강했다.

피해자의 질환을 담당했던 의사도 백신 접종을 받아도 될 것 같다는 소견을 보여 화이자 1차 접종을 했지만, 접종 후 간과 소장에 이상이 생겼다는 주장이다. 청원인은 “백신이 아니라면 발생할 수 없는 일이라고 여겨지는데 인정을 안 하려고 하니 너무 어이가 없고 답답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또 지난달 31일에는 ‘여성 부정출혈(하혈)을 코로나19 백신 부작용으로 신고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라는 청원글도 게시됐다. 해당 청원인은 “여성들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생리주기가 아닌데도 부정출혈이 발생하는 사례가 빈번히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7월에는 화이자 백신을 맞고 심근염으로 숨진 20대 군인 남성이 접종 인과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이 남성은 백신을 접종받은 뒤 가슴 통증과 몸 상태 저하를 호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센티브보다 인과성 인정과 대처를 원해

백신 부작용 불안에도 김 씨와 노 씨 모두 백신 접종을 예약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회사 차원에서 백신 접종 휴가를 지원해 신청했다. 노 씨는 집단 면역 형성 등 사회적 분위기상 맞아야 할 것 같아 예약했다고 전했다.

백신 접종을 예약한 이유는 달랐지만 둘은 백신 접종 인센티브보다 인과성 인정을 바랐다.

김 씨는 “백신을 맞고 질병을 얻거나 사망하게 된다면 그 인과성을 폭넓게 인정하고, 질병을 얻게 된다면 정부차원에서 지원해 주면 좋겠다”고 전했다. 노 씨는 “접종률을 올리기 위한 인센티브가 그리 효과적이진 않을 것 같다. 오히려 접종에 대한 불안을 해소해주었으면 한다. 백신 부작용을 전문적, 공개적으로 다뤄서 그에 대한 제대로 된 대처, 보상을 해주는 게 접종률을 높일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백신을 접종한 직장인 고지현(25) 씨 역시 “코로나는 돈과 관련된 이벤트나 인센티브를 제공해도 생명과 연관되어 잘 동요될 것 같지 않다”고 전했다.

백신 예약 후 고 씨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인스타스토리 게시글 (사진=고지현 제공)
                                     백신 예약 후 고 씨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인스타스토리 게시글 (사진=고지현 제공)

고 씨는 백신 부작용이 두렵기는 했지만 코로나 확진자가 되면 회사와 친구와 가족, 가족의 회사까지 주변에 많은 폐를 끼칠 것 같아 접종을 받았다. 고 씨는 “모든 사망 케이스가 확실히 백신 때문에 그랬다고 증명되지 않았고, 개인차가 큰 것 같다. 주변에 백신을 맞고 크게 아픈 사람이 없어서 다행이다. 타이레놀도 미리 구비해두었지만 1 정만 복용했다. 접종 이틀 차에 두통과 피로 근육통으로 아팠고, 사흘 차부터는 말끔해졌다”고 접종 후기를 밝혔다.

또한 고 씨는 “백신 접종 부작용도 접종의 효과도 자신의 선택이기 때문에 백신 접종을 꺼리는 20대들을 이해한다”고 전했다.

한 편, 김계훈 전남대 의대 순환기내과 교수는 지난 달 26일 질병관리청 국민참여형 특집 브리핑에서 “백신 접종 이상반응은 대부분 가벼운 증상인 반면, 코로나19 예방접종의 예방효과는 매우 크다”고 밝혔다. 이어 “심근염과 심낭염 발생확률은 코로나19 예방접종으로 인한 경우보다 코로나19 감염 시 더 높다. 특히, 공중보건학적 관점에서 젊은 연령층이 코로나19 예방접종에 참여할 때, 본인뿐만 아니라 사회에 가져다줄 이득이 굉장히 크다”며 “18~49세 연령 대상자들께서 코로나19 예방접종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을 권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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