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고객 확보 초점 맞추는 sLLM
LGU+, 서비스 효율화에 '익시젠' 활용
"기업 판매 위해 만든 것은 아니다"
'챗GPT'와 '딥시크'로 대표되는 미국-중국 간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저비용 AI 시장 발전이 촉진될 수 있다는 보랏빛 전망과 동시에 AI 인프라 구축에 미중 외 국가 기업들이 소외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국형 LLM(거대언어모델)을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국내 기업 중 데이터를 많이 보유한 통신 3사의 LLM 및 AI 전략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뉴스포스트=최종원 기자] 지난해 말 취임한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는 'AX(AI 트랜스포메이션) 컴퍼니' 전환을 중점 과제로 삼아 AI 기반의 기업·소비자 대상 사업을 개발하기로 했다. 특히 AI와 데이터 사업에 투자를 집중하면서 LG유플러스의 sLLM인 '익시젠(ixi-GEN)'을 통신 및 플랫폼 서비스에 적용하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와 국내 IT 업체들은 특정 산업에 특화된 소형언어모델(sLLM)을 출시해 기업 고객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LG유플러스는 '익시젠'을 기업고객에게 적극 공급하겠다는 입장은 보이지 않고 있다.
맞춤 답변, 상담 요약…업무 효율화에 활용
LG유플러스가 지난해 출시한 생성형 AI '익시젠'은 LG AI연구원의 '엑사원'을 기반으로 자사 통신·플랫폼 데이터를 학습시킨 sLLM이다. sLLM은 기업 대상의 LLM으로 고객사 혹은 자사 요구에 맞는 업무처리를 효율적으로 처리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익시젠은 통신 사업에 특화된 sLLM인 만큼 LG유플러스 자사 사업에 활용도가 높은 모델이다. 가령 sLLM 기반 AICC로 고객의 질문에 획일화된 답변을 넘어 고객사 맞춤 답변이나 상담 요약, 자동 분류 등 업종별 맞춤형 기능을 탑재하는 것이다.
LG유플러스는 다른 기업들이 거대모델 상용화에 매진할 때 되려 경량화된 sLLM을 출시한 점을 강조했다. 모든 기업이 오픈AI의 LLM처럼 큰 모델을 개발하려면 비용 부담이 클 수 밖에 없어 sLLM으로 빠르게 선회한 게 주효했다는 것이다.
이에 KT는 지난해 거대언어는 MS와 협력해 개발하고, 믿음은 sLLM 공략으로 전략을 변화시킨 바 있다. 김영섭 KT 대표는 작년 10월 기자간담회서 "수백조원 이상을 쏟는 구글,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빅테크를 제칠 수 없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국내외 기업들도 산업 특화 sLLM 출시
기존 LLM이 수천억 개의 파라미터를 요구로 하는 반면, sLLM은 수십억 개의 파라미터로도 작동할 수 있어 단순하고 운영 비용도 저렴하다. 이런 장점에 힘입어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메타 등 빅테크 기업이 각각 '제미나이' '나노', '라마' 등의 이름으로 관련 모델을 출시한 상황이다.
국내에선 네이버가 하이퍼클로바X의 경량화 모델인 'HCX-대시'를 지난해 출시했고, 스타트업 업스테이지도 AWS 기반의 '솔라 미니'를 글로벌 시장에 내놨다. 솔라 미니는 한국어, 영어로 다양한 언어 작업을 수행하도록 미세 조정할 수 있는 다목적 모델이다.
이들 기업은 sLLM을 통해 기업 고객을 확보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LLM보다 가볍고 저렴한 비용으로 AI 솔루션이 필요한 고객사들을 쉽게 끌어모을 수 있어서다. 자체 AI 모델을 오픈소스 또는 프리미엄으로 배포해 생태계를 확장할 수도 있다.
LG유플러스, 외부에 당장 '익시젠' 모델 공급 없을 듯
반면 LG유플러스는 익시젠을 기업고객에게 적극 확장할 기미가 포착되지는 않는다. 자사 고객 상담 챗봇, 음성 비서 등에 적용만으로 충분하다고 보거나, B2B에 집중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일 수 있다.
글로벌 빅테크와 국내 기업들이 기업용 LLM을 공략하는 상황에서 단순히 AI 솔루션 시장 경쟁보다 LG유플러스만의 차별화된 방식을 고민하는 시점일 수도 있다. 당장은 B2B 공급보다 AICC 등 자사 서비스 강화에 익시젠을 우선 활용하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다만 통신 사업의 한계로 비통신 부문 성장이 필요한 데다, 회사도 B2B 등 기업 인프라 사업을 키우기로 한 만큼 향후 고객사 확보에 주력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LLM이 성능은 좋지만 활용도나 비용 효율성이 떨어져 자사는 '엑사원'을 기반으로 통신에 특화된 익시젠을 개발해서 활용하고 있다"며 "서비스 효율화 측면에서 개발했고, 다른 기업에 판매하려고 만든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 KT 생성형 AI '믿음' 과제는? "MS 의존도 탈피·인재 확보" [한국형 LLM]
- 챗GPT·딥시크 열풍 속...SKT '에이닷' 경쟁력은? [한국형 LLM]
- [2024 산업 결산 ③] 대세는 AI…비통신 각축전 벌인 통신사들
- LGU+, 작년 영업익 8631억원…상각비·인건비 반영 영향
- 홍범식 LGU+ 사장 "품질·안전·보안 기준 고객 눈높이로 상향"
- [2025 산업 전망] K-드라마 고사 위기…티빙·KT·LGU+ 화답할까
- KT, 저궤도 위성통신 구축 미흡…스타링크 등 외국 인프라 의존 [6G 전략 점검]
- LG유플러스, 고비용에 발목 잡힌 6G…5G 28㎓ 사태 재현 우려 [6G 전략 점검]
- "5초면 내 목소리 복제, 동료 얼굴로 위장" LG유플러스, AI로 범죄 잡는다 [현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