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일대 진공 상태
尹 지지자들, 크고 작은 집회·시위 열어
[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하루 앞두고 헌법재판소 일대에서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별다른 물리적 충돌은 없으나, 경찰은 을호비상을 발령해 헌재 인근을 철저하게 통제하고 있다.
3일 경찰과 경찰버스들은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날 오전 9시부터 비상근무 체제인 '을호비상'에 돌입하면서 경찰은 헌재 건물 반경 150m에 200여 대의 경찰버스와 50여 개 기동대, 3천여 명의 인력을 동원했다.
헌재 건물은 물론 북촌 관광지, 창덕궁과 운현궁 등 고궁까지 경찰버스와 차벽으로 막혔다. 교통경찰들은 도로를 통제하고, 일선 경찰들이 인도에서 행인들을 안내했다. 일부 경찰들은 장비들을 점검하기도 했다.
경찰의 삼엄한 통제에 헌재 일대는 진공 상태에 가까웠다. 극소수의 차들만 교통경찰의 지휘 하에 움직여야 했다. 인근 버스정류장들과 지하철 3호선 안국역 2번 출구가 전면 폐쇄 됐다. 안국역은 같은 날 오후 4시 인파 밀집을 우려해 무정차 통과 조치가 내려졌다.
인도는 평소의 절반 규모로 줄어들었다. 좁아진 인도에 시민들과 외국인 관광객들, 윤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한 데 모여 통행이 다소 어려웠다. 낯선 풍경에 외국인 관광객들은 휴대전화를 들고 연신 촬영을 하기도 했다.
시민 불편도 이어졌다. 안국동 일대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A모 씨는 "마치 전쟁이 난 것처럼 삼엄하고 무섭다"며 "빨리 여기도 안정적인 모습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인근 식당 점주는 "내일은 아예 휴업을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헌재 일대 곳곳에서 크고 작은 집회와 시위를 벌였다.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횡단보도 앞, 대로변 등지에서 집회가 열렸다. 태극기와 성조기, 피켓 등을 든 지지자들이 확성기를 통해 윤 대통령의 탄핵 무효를 외쳤다.
헌재 인근 초등학교들은 이날 휴교령을 내려졌다. 휴교한 초등학교 정문 앞은 윤 대통령 지지자들의 집회 공간이 됐다. 교복을 입은 중·고등학생들은 단축 수업 조치로 이른 오후부터 복잡한 하교길에 나섰다.
일부 지지자들은 현장의 경찰들과 마찰을 빗기도 했다. 일선 경찰들이 안국역 출구 인근에서 1인 시위를 저지하려고 하자, 시위자가 큰 소리로 항의했다. 다만 별다른 물리적인 마찰이나 소요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한편 경찰은 선고 당일인 4일 오전 0시부터 비상근무 체제에서 가장 높은 단계인 '갑호비상'을 발령한다. 갑호 비상이 발령되면 경찰력 100%가 동원이 가능하다. 안국역은 첫차부터 무정차 조치가 내려지면서 전면 폐쇄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