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최종원 기자] 대한항공은 프랑스 파리 여객 노선 개설 50주년 기념 행사를 열었다고 5일 밝혔다. 파리는 대한항공이 처음으로 취항한 유럽 도시이며, 서울~파리 노선은 대한항공에서 가장 오래된 장거리 여객 노선 중 하나다.
대한항공은 지난 2일(현지시간) 오후 프랑스 파리 샤를 드 골 국제공항에서 출발하는 KE902편 승객을 대상으로 취항 50주년 행사를 진행했다. 대한항공은 해당 항공편에 50번째로 탑승 수속한 승객에게 인천행 항공권 1매를 증정하고 기념 사진을 촬영했다. 또한 승객 전원에게는 대한항공의 새 CI가 새겨진 기념품을 선물했다.
지난 4일(현지시간)에는 파리 한국문화원에서 공식 행사를 열었다. 최정호 영업 총괄 부사장, 심현준 프랑스지점장 등 대한항공 임직원과 문승현 주프랑스한국대사, 이일열 주프랑스한국문화원장, 이진수 한국관광공사 파리지사장 등 내빈 100여 명이 참석했다.
에어버스 협력 50년…동반 성장 역사
대한항공은 1970년 초 에어버스가 처음 생산한 여객기를 구매하며 프랑스와 인연을 맺었다. 당시 에어버스는 프랑스와 영국, 독일, 스페인이 투자에 참여한 유럽의 신생 항공기 제작사였고, 에어버스가 생산한 A300 항공기는 미국 항공기에 밀려 예상보다 판매가 저조한 상황이었다.
검증되지 않은 새로운 기종을 도입하려면 인력과 장비 등 대규모 투자가 필요했지만, 대한항공은 여러 차례 기술 검토를 거쳐 A300 항공기 구매 계약을 맺었다. 유럽이 아닌 다른 지역의 국가에서 에어버스 항공기를 구매 계약한 사례는 대한항공이 처음이었다.
대한항공은 이를 계기로 프랑스 국적항공사 에어프랑스와 화물 노선 공동 운항을 확정하게 됐다. 한국과 프랑스 정부가 항공협정을 체결하는 데도 혁혁한 공을 세웠다. 대한항공은 본격적인 정기 여객 노선 개설에 앞선 1973년 10월 화물기를 먼저 운항하며 노선 안전성과 시장 상황을 충분히 파악했다.
대한항공은 1975년 3월 14일 승객 215명과 화물을 실은 유럽행 여객기를 최초로 띄웠다. 당시 서울공항을 출발한 대한항공 항공기가 프랑스 파리 오를리 공항에 착륙하면서 주2회 정기 여객 노선의 막을 열었다. 1982년부터는 파리 제1 공항인 샤를 드 골 국제공항에 취항하고 있다.
관세 전쟁에서 중요 역할…보잉 견제 초석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최근 외신 인터뷰에서 "한국의 차기 정부는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항공산업이 관세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우선 과제로 삼아주길 바란다"고 강조한 바 있다.
대한항공은 미국 보잉과 유럽 에어버스로부터 항공기를 대량 구매하는 걸 넘어 미국과 유럽의 항공기 제조사들에 부품을 생산해 공급하고 있어 관련 관세 부과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관세 전쟁에서도 에어버스의 영향력은 적지 않다. 상호관세 부과가 이뤄진다면 관세 부담이 높은 보잉보다 에어버스로 공급망을 다변화할 여지가 있다.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심사 당시 유럽연합(EU)의 승인을 이끌어내기 위해 조 회장은 에어버스 항공기 추가 도입을 결정한 바 있다.
조 회장은 이달 IATA 연차총회에서 "이(관세) 문제는 대한항공에도 매우 중요하다"며 "관행적으로 항공은 관세 부과 대상이 아니었지만 지금은 (관세가) 기업 활동에 큰 혼란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에어버스의 중심지 파리를 시작으로 유럽 주요 나라 진출에도 박차를 가했다. 미국에 이어 유럽 하늘길이 열리면서 전 세계를 아우르는 노선망 구축도 본격화됐다. 대한항공 측은 "승객들에게 많은 편의를 제공함은 물론, 한국이 유럽 각국과 활발히 교류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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