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콘솔 인기 장르에 '라이브 서비스' 문법 입힌 게임들
여러 장르 규칙을 하나의 게임에 담은 이색적 도전도 눈길
[뉴스포스트=김윤진 기자] 올해는 특색 있는 장르를 채택한 게임들이 눈길을 끌었다. 패키지 게임에서나 봐왔던 장르에 라이브 서비스를 접목하거나, 두 장르를 한 게임에 담아 차별화를 시도한 것이다.
덱빌딩 로그라이크 '카제나', 뱀서 라이크 '발서'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이하 카제나)'는 스마일게이트의 슈퍼크리에이티브 부문이 개발하고, 메가포트 부문이 서비스 중인 게임이다. '덱빌딩 로그라이크' 장르에 '일본 애니메이션풍' 아트워크, 지속적인 업데이트로 콘텐츠를 쌓아가는 '라이브 서비스'까지 더했다.
덱빌딩 로그라이크는 모은 카드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며 고난이도 탐험에 반복적으로 도전하는 장르다. 이 장르를 대표하는 미국 메가크리트의 '슬레이 더 스파이어'는 랭킹 경쟁 요소만 있을 뿐, 라이브 서비스 성격은 아니다.
카제나가 여타 게임들과 구분되는 가장 큰 차별점은 '유료 확률형 아이템'으로 캐릭터를 수집한다는 것이다. 또 매력적인 패턴을 보유한 적들도 계속해서 추가될 예정이다. 패키지 게임들의 경우 대체로 캐릭터나 카드를 '무료 해금'하는 방식이고, 적의 종류는 한정적이다.
카제나는 출시 직후 게임 완성도 이슈를 겪기는 했다. 다만 장르 선정에 관해서는 새로운 시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올해 초 론칭한 '발할라 서바이벌'은 뱀파이어 서바이버즈 라이크(뱀서 라이크) 계열이다. 이 회사는 대표작 '오딘: 발할라 라이징'처럼 북유럽 신화를 다루는 게 특기인데, 발할라 서바이벌도 그런 세계관에 '뱀파이어 서바이버즈'와 흡사한 성장 시스템을 반영했다.
뱀파이어 서바이버즈는 영국 폰클이 개발한 패키지 게임이다. 핵앤슬래시와 탄막 슈팅, 로그라이트를 결합한 시스템이 새로운 장르로 인정받았다. 이 장르의 시초는 따로 있지만, 처음 흥행에 성공한 게임이 뱀파이어 서바이버즈였기 때문에 '뱀서 라이크'로 부르는 팬들이 많다.
발할라 서바이벌의 특징은 비즈니스 모델에 있다. 성장에 필요한 아이템을 유료로 판매하는 P2W(Pay to Win, 과금을 해야 경쟁에서 유리한 구조) 방식이다. 반면 패키지 뱀서 라이크 게임들은 전략을 강조하고 새로운 콘텐츠팩을 제공한다.
컴투스 '서머너즈워: 러쉬', 넷마블 '나혼렙: 카르마'
여러 장르를 하나로 녹여낸 게임들도 인상적이었다. 컴투스는 대표 IP '서머너즈 워'를 바탕으로 퓨전 장르에 도전했다.
'서머너즈 워: 러쉬'는 '키우기'와 '타워 디펜스' 장르를 조합했다. 이 밖에 'RPG' '로그라이크' 장르의 규칙도 적용하면서 기존에 없던 콘셉트를 구성했다.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키우기 장르의 단조로움을 타워 디펜스가 채운다"는 평가가 나온다.
개발진도 게임 론칭 시기에 출연한 영상에서 "다른 게임에서 보기 힘든 새로운 시도였기에 미리 재미를 검증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여러 종류의 타워 디펜스 게임들을 섭렵해 가며 이해도를 높였고 가장 적절한 방향을 찾아 개발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넷마블은 신작 '나 혼자만 레벨업: 카르마'를 준비 중이다. 이 게임은 '나 혼자만 레벨업' 애니메이션 IP를 활용한 핵앤슬래시 로그라이트 RPG다. 원작에서 '윤회의 잔'을 사용해 과거로 돌아간 '성진우'가 차원의 틈새에서 보낸 27년간의 군주 전쟁 서사를 담았다.
나 혼자만 레벨업: 카르마는 여러 몬스터를 동시에 사냥하는 '핵앤슬래시', 스테이지 클리어 때마다 능력 업그레이드를 부여하는 '로그라이트' 규칙을 도입했다. 이벤트 던전의 경우 '뱀파이어 서바이버즈'식 플레이가 가능해, 여러 장르의 팬들을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벤트 던전은 밀려오는 적들을 상대하는 사이드 콘텐츠다. 스토리 진행과 무관하게 플레이할 수 있어, 메인 콘텐츠 대신 이벤트 던전을 주로 즐기는 이용자들도 있을 것 같다. 아직은 피드백을 반영하며 개발 중인 단계이므로, 정식 출시 때는 콘셉트가 달라질 여지가 있다.
이달 게임 전시회 지스타2025에서 직접 체험했을 때,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연출도 인상 깊었다. 이 게임만의 오리지널 스토리는 원작자 추공 작가와 디앤씨미디어의 감수를 받았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