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수원 컨벤션센터서 주총 개최
반도체 기술력 복원 메시지 나올지 관심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부당합병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기일을 마친 후 법원을 나서고 있다. 이 회장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 받았다. (사진=뉴시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부당합병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기일을 마친 후 법원을 나서고 있다. 이 회장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 받았다. (사진=뉴시스)

[뉴스포스트=최종원 기자] 삼성전자 주주총회가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총수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메시지가 나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전영현 부회장이 DS(반도체) 부문에서 근원적 경쟁력을 복원하겠다고 밝힌 만큼, 주총에서 반도체 경쟁력 제고 전략이 발표될지도 주목된다.


19일 주총서 재무제표 승인·이사 선임 등 안건 회부


작년 11월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서 열린 'NRD-K 설비반입식'에서 전영현 부회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작년 11월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서 열린 'NRD-K 설비반입식'에서 전영현 부회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주총회는 3월 19일 오전 9시 경기 수원시 영통구에 위치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다. 감사·영업·내부회계관리제도 운영실태를 보고한 뒤 재무제표 승인과 사외·사내이사 및 감사위원회 의원 선임 안건을 회부한다.

사내이사로는 작년 5월부터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이 공식 합류한다. 반도체 기술력 복원에 힘쓰는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반도체연구소장인 송재혁 사장도 이사회에 공식 포함됐다.

김한조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이 빠진 후 새 사외이사 후보로는 이혁재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가 발탁됐다. 이 교수는 컴퓨터 구조와 반도체 설계 분야를 연구해온 전문가다. 금융이 아닌 반도체 전문가를 새롭게 낙점한 데는 기술력 복원에 힘을 쏟겠다는 회사 차원의 의지로 해석된다.

지난해 재무제표도 최종 확정한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300.9조원, 영업이익은 32.7조원으로 집계됐다. DS(반도체)부문의 영업이익은 15.1조원으로 전사 이익의 46%를 차지하며 적자에서 벗어났다. 앞서 DS부문은 2023년 14.8조의 연간 최대 영업손실을 낸 바 있다.


HBM 수출통제·첨단공정 전환 등 기술 복원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항공 사진.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항공 사진. (사진=삼성전자)

실적 회복에도 시장의 우려는 불식되지 않고 있다. PC·스마트폰 등 고객사의 재고조정이 이어지는 추세인 데다 미국의 중국 HBM 수출통제 확대에 따른 위험 부담도 존재한다. 미국 상무부가 작년 12월 발표한 이 통제 방안은 'HBM2' 이상 제품에 적용되며, 구형 제품 수출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가 영향을 많이 받는 상황이다.

낸드플래시도 업계내의 보수적인 CAPEX(설비투자) 집행과 감산 기조 확산으로 늦어도 하반기부터 수급에 영향이 있을 전망이다. 낸드 부문은 기존 6세대(128단)에서 8, 9세대(230~290단) 제품으로 공정 전환에 몰두하고 있다. 또 차세대 HBM4(6세대 고대역폭메모리) 개발을 위해 1c D램 등 메모리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주총에서 기술력 복원을 위한 구체적인 메시지가 발표될지 관심이 쏠린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해 주총에서 "삼성전자는 기존사업의 경쟁력을 지속 강화하면서 미래 핵심 키워드인 AI, 고객 경험, ESG 측면의 혁신을 이어각, 다양한 신제품과 신사업,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조기에 발굴할 수 있는 조직과 추진 체계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는 메시지를 발표한 바 있다.


이재용 회장 메시지 낼까…M&A 후보군도 관심


지난 1월 7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5 현장에서 열린 국내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전자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지난 1월 7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5 현장에서 열린 국내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전자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사법리스크가 상당 부분 해소된 이재용 회장의 메시지 발표가 있을지도 주목된다. 이 회장은 삼성그룹 부회장을 맡았던 당시 경영권 승계와 그룹 지배력 강화를 위해 지난 2015년 진행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 위법하게 관여한 혐의 등으로 2020년 9월 기소됐지만, 이달 초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소문이 무성한 인수·합병(M&A) 후보군 윤곽이 좁혀질지도 관심이다. 공시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삼성전자의 현금성 자산은 약 113조원으로, 지난 3분기 대비 10조원 가량 늘어난 만큼 실탄은 충분하다. 앞서 한 부회장은 지난 1월 CES 2025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인공지능(AI)과 로봇, 메디텍, 공조 쪽은 꾸준히 인수·합병(M&A)을 하려고 시도하고 있고 많은 부분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로봇 기업에 투자를 늘리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868억원을 투자해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지분을 35%로 늘려 최대 주주가 됐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국내 최초로 2족 보행 로봇 '휴보'를 개발한 카이스트 휴보 랩 연구진이 2011년 설립한 로봇 전문기업이다. 삼성전자는 이 회사를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휴머노이드 등 미래로봇 개발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한 부회장은 "삼성전자가 로봇 분야에 대해 빠르다고 할 수 없지만 우리도 투자해서 기술력을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계획대로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M&A 미래 성장 동력에 대해서는 지금도 계속 투자하고 있고, M&A를 찾고 성사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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