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수원컨벤션센터서 주총 개최
주주들 응원도 있지만 날선 비판 이어져
주주와의 대화 인터뷰 형식으로 재구성
"근원 기술 경쟁력 확보하고 견조 실적 달성"
"HBM 초기투자 실패 인정, 차세대는 다를것"
[뉴스포스트=최종원 기자] 삼성전자가 위기다.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사업에서 재고 조정 등 업황이 악화되고 있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의 가동률은 하락하고 있다. HBM(고대역폭메모리)은 초기 투자 실패로 HBM3E 등 최선단 공정에서 고객사에 적기 공급을 하지 못하고 있다. DX 부문(TV·스마트폰 등)은 경쟁사 대비 품질이 걸맞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세간의 비판이 이어지자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까지 직접 경영진에 "사즉생 각오로 위기에 대처해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경영진부터 통렬하게 반성해야 한다"며 "중요한 것은 위기라는 상황이 아니라 위기에 대처하는 자세"라고 질책했다. 또 "당장의 이익을 희생하더라도 미래를 위해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외부 전문가들도 세미나에서 "실력을 키우기보다 '남들보다만 잘하면 된다'는 안이함에 빠진 게 아니냐" "상대적인 등수에 집착하다 보니 질적 향상을 못 이루고 있는 것 아니냐" 등 의문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메시지는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를 2일 앞두고 나온 터라 더욱 눈길을 끌었다.
주주총회에서 경영진들의 입장은 어땠을까. 억울하다고 어느 정도 말할 수도 있지만, 이날 경영진들은 겸허히 책임을 인정하며 사과했다. 단순히 사과에 그치지 않고, 위기 대응을 위한 사업 부문별 전략과 미래 방향도 공유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근원적인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견조한 실적을 달성해 주가 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로봇·차세대 반도체 도전" "2나노·HBM4 하반기 양산"
한 부회장은 19일 "작년 한해는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가 계속되고, 국내 정책 불확실성 심화로 반도체 경쟁 심화와 IT 기술 급변으로 경영 여건이 무척 악화됐다"면서도 "많은 분들의 노력 덕분에 매출 300조 돌파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증가했고, 전략적 시설 투자와 연구개발 강화 등 노력으로 회사의 브랜드가치는 인터브랜드 평가 기준 1000억 달러 돌파했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거시경제 불확실성으로 어려운 해이지만 기본으로 돌아가 인재와 기술을 바탕으로 인류 사회에 공헌하는 회사 가치에 집중하겠다"며 "인공지능(AI)에 집중해 로봇, 차세대 반도체 등에서 새로운 도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전영현 DS(반도체)부문 부회장도 "문제의 원인을 저희 스스로에게 찾고, 올해를 근원적인 경쟁력 회복의 해로 설정하고자 한다"며 "고성장 제품 포토폴리오와 공정 수익성 제고를 중점으로, 메모리 반도체는 품질에 타협하지 않는 차세대 기술 리더십을 확보하고 HBM은 올해 하반기 6세대 HBM4을 양산하겠다"고 밝혔다.
전 부회장은 또 "파운드리는 3나노와 2나노 등 선단 공정에서 PPA 개선을 통해 고객을 확보함과 동시에 성숙도를 확보하겠다"며 "레거시(구형) 모델은 가동률 개선 등을 통해 비용을 절감해 수익성 제고로 기초체력을 확보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작년 설비를 반입한 기흥 차세대 R&D 단지 등 연구개발에 힘을 쏟고 성장성과 수익성 강화에 집중해 사업을 지속 성장시키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주주들은 삼성전자를 호평하고 응원하는 덕담도 건넸지만, 전체적으로 사업 분야별 위기에 대한 회사의 대응 방안을 묻는 날카로운 질문을 이어갔다.
이에 대한 삼성전자 경영진들의 답변을 인터뷰 형식으로 재구성했습니다. 글이 늘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만연체는 지양하고, 간결하게 정리했습니다.
1부. 주가 부양책, 이사 선임
Q. 주주가치 최우선으로 한다는데 주가가 5만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이닉스 등 경쟁자에 비해 왜 이렇게 주주가치가 낮은지 설명해달라.
한종희 부회장: 최근 주가가 주주님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 사과드린다. 변화하는 AI 반도체 시장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고, 스마트폰, TV, 가전에서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 확보하지 못했다. 기술 경쟁력에 대한 시장의 우려도 커지면서 약세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부과와 대상국들의 보복 관세는 글로벌 주가에 부정적 영향 끼치고 있다. 대내외 환경이 어렵다. 그렇지만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시행했고(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1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이후 1차로 3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했다) 2·3차 매입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사용할 것을 약속드린다. 주가 회복에 도움되도록 임원들의 책임 경영을 강화하겠다. 성과급에 대해선 주식보상제도를 처음 도입했다. 직원 주식보상제도가 도입되면 조직소속감과 만족감을 높여 회사 성장에 도움이 된다. 이같은 노력으로 충분치 않다는 걸 알고 있다. 당사는 근원적인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견조한 실적을 달성해 주가 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 임직원은 현재의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만들기 위해 헌신의 노력을 쏟겠다.
Q. 시장이 이렇게 급변하고 위기 상황일수록 미래 준비도 적극적으로 해야할 것 같음. 작년에 삼성전자 M&A(인수·합병)가 있을 거라는 소식이 있었는데 성과는 지금 어떤지 궁금하고 하만을 이을 대형 M&A가 있을지도 질문드린다.
한 부회장: 당사도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M&A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고 그동안 여러 방면으로 추진해 왔다. 신사업에선 로봇 전문성 확보를 위한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최대 주주 지위를 확보해 협동로봇을 당사 일부 제조 라인에 투입해 활용하고 있다. AI과 관련해선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분사한 지식그래프 보유 기업 시멘틱테크놀로지를 인수했다. 초음파 AI 기술을 보유한 프랑스 소니오사도 인수했다. 북미 선두 공조업체인 미국 레녹스사와 합작법인도 설립했다. 하만도 전장(반도체 전기장치)과 오디오 강화를 위해 이스라엘 케어시스사와 미국의 문사를 인수했다. 아쉽게도 대형 M&A는 크게 성과를 내지 못한 게 사실이다. 올해는 보다 유의미한 M&A를 추진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 반도체는 이해관계가 복잡하고 승인 이슈도 있어 M&A가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지만 반드시 성과를 이뤄내겠다. 회사는 관련 조직을 갖추며 다각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Q. 내부회계제도가 잘 운영되고 있다고 말하는데, 은행권에서 횡령사고가 몇 년째 발생하는데 잡지 못하고 있는 만큼 간단하게 볼 문제가 아니다. 내부통제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설명해달라.
한 부회장: 대표이사인 저와 내부회계관리인인 CFO는 내부회계운영실태를 주기적으로 보고 받고 있고, 이사회와 감사위원회에도 이를 보고하고 있다. 내부회계 관리 전담부서와 재무제표 담당 부서를 독립해 투명성을 제고했다. 횡령 등의 부정 이슈를 예방하거나 적시에 잡을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설계대로 운영되는지 반기마다 평가해 내부통제 수준을 점검 중이다.
Q. 전 세계 주식시장이 요동치고 있는데 삼성전자는 미국에 투자를 많이 했다. 관세인상이 삼성전자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앞으로는 미국에 어떻게 투자할지 얘기해달라.
한 부회장: 당사는 작년 미국 대선 이전부터 미국발(發) 부정적 영향을 대응하는 시나리오를 준비했다. 미국 관세부과 소식은 예의있게 주시하고 있다. 멕시코, 중국 등 세계 여러지역에 생산거점을 두고 판매거점과의 물류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글로벌 제조·물류 역량 바탕으로 관세 장벽을 슬기롭게 대처하겠다. 대미 투자는 여러 대안을 검토 중이며 글로벌 공급망 역량을 기반으로 유연하게 대처하겠다.
Q. 오랜 시간 투자하고 있는데 액면분할 당시 주가와 비교해도 오르지 못했다. 어떻게 부양할 것인가.
한 부회장: 시장의 만족한 반응을 얻기까지는 보다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저희 경영진과 임직원을 믿고 기다려주시면 최적의 결과를 도출하겠다.
Q. 다른 대기업들은 공채를 폐지하는 추세인데, 삼성전자는 이런 흐름에도 왜 공채를 유지하는가?
한 부회장: 1957년 신입사원 공채 제도를 도입한 이래 대기업 중 유일하게 신입사원 운영 중이다. 수시채용 전환 추세에도 청년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국내 채용시장의 안정성과 예측안정성을 높이고자 공채제도 시행 중이다. 채용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공정한 기회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제공해 선도기업으로서 책임을 다하겠다. 수시채용제도도 병행해 산학협력, 인턴십, 멤버십 프로그램을 통해 인력을 적기에 공급받고 있다.
Q. 삼성전자 사외이사라면 누구나 선망할 중요한 위치다. 일반 주주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사외이사를 뽑는 기준과 사외이사를 어떻게 검증하는지 설명해달라.
한 부회장: 먼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전문 분야와 적정 규모, 균형 잡힌 인적 구성 등을 고려한다. 이후 후보군을 압축해 이들을 심의하고 최종 결정한다. 사외이사 추천에는 글로벌 경영, IT, ESG 등 약 900명의 후보풀을 상시 관리 중이다. 1차 후보 리스트를 구성한 뒤 리스트에 포함된 후보군을 대상으로 사외이사 법적요건을 검토해 이사회에 추천할 후보를 올린다. BSM(Board Skills Matrix)를 운영해 해당 분야에 전문적인 인재를 뽑고 있다. 당사의 재무와 계약 관리 시스템을 통해 다시 검증을 거쳐 기술제휴 여부도 검토하고 있다.
Q. 여성 주주로서 의견드린다. 삼성전자 이사회 구성을 보면 사외이사 2명이 여성인데, 사내이사에선 여성이 전혀 없다. 이번 선임 안건에서도 여성은 없었다. 글로벌 유명 기업들은 대표이사도 여성이 하고 있고, 네이버에서도 여성 대표가 나오는 추세다. 삼성에선 여성 사내이사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적합한 여성 사내이사가 없다는 게 안타깝다. 여성 인재 풀을 키우고, 사내이사에서도 여성을 내정할 계획이 있으신지 밝혀달라.
한 부회장: 당사는 다양성과 형평성을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고 있고 여성의 경영 참여도 매우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다. 사내이사는 안타깝게도 여성이 부재한 상황이다. 당사의 여성 임원 비율이 낮은 것과 맞닿아 있다. 여성 임원 비율은 7.3%로 10년 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지만 아직 부족한 상황. 우수한 여성 임직원이 여성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양성평등 문화 확산과 사내이사 후보군 인재 풀 구성, 리더십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같은 문화를 확산해 여성의 경영 참여를 독려하겠다.
Q. 삼성전자의 오늘의 위기는 현 경영진의 글로벌 인재 영입 실패가 자처했다. 삼성전자의 연구인력 연봉은 1억2000만원인데, 대만은 인건비가 더 낮음에도 TSMC가 1억3000만원의 연봉을 주고 있다. 화웨이는 1억8000만원 수준이다. 지금 보유하고 있는 인력이라도 해외에 뺏기지 않을 수 있는 대안을 설명해달라.
한 부회장: 경영진도 많은 노력 중에 있다. 기술 인력도 해외와 기술 경쟁이 심해지면서 인재 유출이 심화되고 있는데 지속가능 성장이 가능하도록 우수 인재 유출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 이를 위해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다.
Q. 국민연금의 삼성전자 지분율이 7% 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국민연금이 올해 3가지 안건에 대해 반대했다. 전영현 부회장, 허은녕 사외이사 선임과 이사회 보수한도. 그럼에도 강행한 이유는 뭔가.
한 부회장: 국민연금은 홈페이지를 통해 보수한도가 전년 대비, 경영성과에 비해 과다하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사유나 평가기준은 회사가 확인하기 어렵다. 이번 주총에서 찬성, 반대를 통해 이사를 선임하고 있다.
Q. 감사위가 회계 감사를 제대로 하려면 위원들이 회계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상법에 3분의 1 이상은 회계 전문가를 갖추라고 한다. 그런데 감사위는 금융, 통상, 로봇 전문가라 재무회계와는 거리가 먼 거 같다. 감사위에 회계 전문가가 없다는 것을 보완할 계획 있는가.
한 부회장: 신제윤 이사는 금융위원장과 국제자금 의장을 역임한 재무 전문가로 회계에도 소질이 있다. 법률 전문가 등 다른 전문가가 감사에 참여하는 것도 적절하다는 판단이 있다. 유명희 사외이사도 뉴욕주 변호사 자격 있는 법률 전문가로 재무제표를 살펴보며 법률 리스크 감독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 감사위원회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회계사를 포함해 독립된 조직을 두고 있고 회계법인으로부터 자문받고 있다.
2부. 주주와의 대화
Q. 1분기와 올해 반도체 시황에 대해 회사의 관점을 설명해달라.
전영현 부회장: D램은 AI 투자 붐이 불고 있고, 중화권을 중심으로 모바일 재고소진이 급격하게 이뤄지고 있다. 하반기는 수요 회복으로 균형이 어느 정도 잡힐 것이다. 낸드 또한 1분기부터 시작된 일부 회사의 감산이 있다. 하지만 모바일 투자 증가에 따른 수요 증가가 점쳐져 하반기는 실적 개선이 전망된다. AI 반도체, HBM에 대해선 초기 대응이 조금 늦었다. 주력인 메모리의 개선이 늦었고, 최근 미중 무역갈등에 따라 글로벌 반도체의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수요 회복에 따른 기회 요인과 실적에 대한 위협 요인 상존하고 있다. 위기 극복을 위해 내부 제품을 강화하고 조직 개선을 통한 전사적 노력 기울이고 있다. 2분기, 하반기부터는 HBM3E 12단으로 빠르게 고객 중심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올해 HBM 공급은 작년 대비 상당 수준 늘어나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HBM4 등 신시장에 있어서는 작년에 있었던 HBM3와 같은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 하반기 양산목표에 맞게 차질 없이 개발을 진행 중이다. 기술 리더십 부족에 따른 주가 부진과 같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않기 위해 내부 역량을 지속 강화해서 기술 회사로서 리더십 확보하겠다. 주주 분들의 신뢰 회복에도 최선 다하겠다. 다시 한번 심려 끼쳐 죄송하다.
Q. 중국 업체의 레거시(구형) 반도체 공습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전 부회장: 중국 반도체 회사들이 D램, 낸드에 대해 본격적인 시장 참여를 하고 있다. 아직은 기술력 부족으로 DDR4 등 구형에 그치는 수준이다. 구형 시장도 물량 측면에서 중요하지만 당사는 DDR5, HBM, 고성능 SSD 등 고부가가치 하이엔드 제품에 주력하겠다. 레거시는 수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한다. 하이엔드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선단 노드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시키겠다. 저전력 반도체도 적극 양성해 제품을 차별화하겠다. 선단 공정 적용으로 원가 경쟁력도 강화하겠다. 중국이 레거시 공정으로 시장을 공습할 수 있지만, 선단 노드와 차별화된 기술 개발로 방어 가능하다. 수요도 고객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하면 대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Q. 미국 빅테크 기업 주가는 우상향하고 있는데, 삼성전자는 주가 답보 상태다. 큰 이유는 DS 부문의 부진이 아닐까 한다. 특히 파운드리와 관련해 TSMC는 압도적 점유율로 시장 키우고 있는 반면 삼성은 적자폭이 커지고 있다. 파운드리 수익성 개선을 위해 어떤 전략을 펼치고 있는가.
한지만 파운드리 사업부장: 상당히 많은 시간을 고객사와 대화하는 데 할애하고 있다. 각 노드들의 고객사 확보를 어떻게 할까도 이야기하고 있다. 이런 문제들은 당장 해결은 되지 않겠지만 회사가 최선을 다하고, 주력하고 있는 GAA(게이트올어라운드) 3나노와 2나노 선단 노드에서 성과를 내겠다. 그 이전 머추얼 노드에서도 그렇다. 이 공정들에 대한 시장 진입 전략이 미묘하게 다르다. 3나노는 시장에서 의미있는 플레이어로서 값진 위치에 있다. 다행스럽게 다음 고객을 확보를 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다. 이런 다양한 공정과 팹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매출이 지속가능해야 하고, 비효율적인 관행이나 투자는 비용감축 관점에서 제거하겠다. 동시에 품질 저하로 이어지지 않게 하겠다.
Q. 스마트폰 경쟁력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애플이 아이폰에 AI 기능 강화하려고 사력을 다하는 것처럼 보인다. 갤럭시는 AI 기능에 있어 어떤 차별화 포인트가 있는지.
노태문 MX사업부장: OS와 UX를 통합하는 총체적인 경험 제공. 사용자 특성에 맞는 AI 솔루션 강화. KNOX VAlut 등 보안 기술 혁신으로 가장 안전한 AI를 제공. 삼성전자 내부 AI 역량 강화는 물론 외부 파트너십 폭넓게 활용하여 모바일 AI 선도하겠다.
Q. 가전제품도 중요한 포트폴리오라고 생각한다. 비스포크나 스마트싱스 등을 편하게 사용하고 있는데 매출이 어떻게 되는지 찾기가 힘들다. 세탁기나 건조기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제품도 론칭했는데 시장에선 어떤 반응인가.
한 부회장: 해당 기능은 작년 2월에 비스포크 콤보에 탑재됐다. 미국과 캐나다를 중심으로 약 50개국으로 판매를 확대했다. 가격과 색상에서 다변화를 추구했다. 세계 최고의 세탁·건조 성능을 통해 짧은 시간 안에 세탁·건조가 이뤄져 소비자들에게 호평 받고 있다.
Q. 파운드리 1등 업체 TSMC의 점유율은 계속 올라가고 중국 파운드리 점유율도 올라가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는 점유율이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개선을 위해 어떤 전략을 구사할 것인가.
한 사업부장: 수율, 성능 올리는 건 회사로서 당연히 해야한다. 3나노부터 GAA 기술으로 양산하는 건 자사가 유일하다. 타 업체들도 곧 GAA로 양산하겠지만 자사 3나노 기술력이 그렇게 경쟁력이 없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현재 가장 주력하는 건 2나노 등 선단 노드인데 굉장히 많은 자본을 투입해야 하기 때문에 감가상각비가 크다. 머추얼 노드에 대한 수요도 굉장히 많아 상당한 경쟁력이 있다. 고객들의 니즈를 만족시키는 서비스 작업을 진행 중이고 2017년에 독립적인 사업부로 분리했다. 그 이후부터 퓨어 파운드리를 표방했지만 메모리 기술 또한 많이 요구받는다. 어드밴스드 로직도 있으니 자사 만한 솔루션이 없다고 말씀드리지만 아직 할 일은 많다. 메모리사업부와 파운드리 사업부는 본격 협력한다. 공정들이 진화하면서 자본 투자금액도 많아지고, 단순한 공정 전환을 넘어 패키징(후공정)을 포함한 아키텍처 전환도 화두가 되고 있다. 경쟁력 있는 기술을 확보한다면 메모리, 어드밴스드, 패키징 등에서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
Q. 시스템LSI 사업부에서 자체 AP(모바일 프로세서) 엑시노스를 개발하고 있는데, 같은 삼성전자 내에서도 엑시노스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굉장히 걱정되는 상황인데 중장기적으로 어떤 전략을 가져갈 것인가.
박용인 시스템LSI 사업부장: 두뇌에 해당하는 과정이다. CPU, GPU, NPU 등 연산기술을 하는 장치가 중요한데 연산기능은 선단 공정과 맞물려 힘을 발휘한다. 이에 선단 공정에 대한 안정화를 병행하고 있다. 모뎀, 와이파이 이런 쪽도 그렇고 안드로이드에선 자사가 최초로 위성통신을 출시했다. 무선으로 연결하는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AI 시대엔 사람과 같은 카메라 센서도 중요하다. 내년까지 사람 눈으로 보이는 모든 것을 찍을 수 있는, 사람 눈보다 더 정확하게 촬영이 가능한 1억, 2억 화소 센서로 마켓 쉐어를 100% 실현하겠다. 사람 눈에 보이지 않는 이미지 센서도 준비하고 있다. 멀티 모달(인공지능과 대화하는) 시대도 준비 중이다. 앞으로 점점 보안기술도 중요해지는 만큼 보안 칩 같은 것들을 준비해서 더 안전한 AI 시대를 이끌어가도록 준비하겠다. AI 시대에 필요한 모든 요소 기술, 모든 요소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단품이 아닌 사람이 완전체를 구성하듯 온디바이스 AI, 플랫폼 솔루션으로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제품 기획, 설계, 판매하는 지식 산업으로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 우수 인재를 육성하고 확보해서 멀티 모달, 온디바이스 AI 시대에 경쟁력을 확보하겠다.
Q. 최근 국회에서 논의 중인 반도체특별법, 주 52시간 근무제 예외 등 규제 완화에 대해 DS 부문의 생각이 궁금하다.
전 부회장: 반도체특별법은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고, 반도체 산업 지원을 위한 특별협의도 하고 있고 결과도 조만간 나올 것이다. 인프라, 신속 인허가 등 신속 지원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이같은 특별법에 더해 국내 반도체 산업의 근원적 경쟁력이 되는 주 52시간제 근무제 완화에 대해서도 논의 중이다. 반도체는 국내 업체들끼리 경쟁이 아닌 국가간의 패권 경쟁이 됐다.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 환경에서 생존력 확보라는 위기에 몰린 것이 사실이다. 중국 업체들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메모리, 파운드리 반도체를 추격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이같은 추격에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초미세화 등 제품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데 개발 난이도는 증가하고 있다. 핵심 개발자들이 연장 근무를 하고 싶고 연구에 집중하고 싶어도 주52시간제 근무로 개발 일정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없는 실정이다. 반도체 업계의 어려움을 고려해 근무시간의 유연성 확보하겠다. 긴급한 개발 업무나 중요한 개발 업무에 있어서는 특별근로연장 활용하겠다. 그럼에도 가장 우선적인 사항은 임직원의 건강이다. 이를 고려해 탄력적으로 운영해 개발 경쟁력이 근무시간에 의해 제한받지 않게 최선을 다하고 정부와 논의하겠다.
Q. 삼성 TV가 20년째 1위인데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다. 샤오미 등 중국 브랜드 TV가 한국 내에서도 보이고 있다. 중국 정부에서 고강도의 정부보조금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경쟁 심화 속에서 성장 위한 전략이 있는지.
홍석우 VD사업부장: 경쟁 심화와 대내외 불확실성 심화로 TV 수요 감소가 예상된다. 그럼에도 QLED, OLED와 같은 프리미엄 수요는 있을 전망이다. 프리미엄 주력하고 엔트리를 강화하겠다. 화질과 음질 등 본연의 기술력도 강화해 차별화된 경험을 선사하겠다. 올해 업계 최고 기술력으로 경쟁 업체와의 격차를 벌리겠다.
Q. 스마트폰 시장 성장과 AI 플랫폼 성장 속에서 애플에 밀리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침체나 관세 이슈, 애플의 저가폰 출시로 저가폰 시장도 침체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에 대한 대책이 있는가.
노 사업부장: 모바일 AI 시장은 앞으로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S24, 올해 S25 기점으로 자사 AI는 에이전트 수준으로까지 발전했다. 점점 개인화되고 고도화되는 쪽으로 발전 중인데, AI의 경쟁력은 삼성전자가 갖고 있는 차별화 지점이다. 삼성전자 자체의 AI 기술 강화에 역점을 두고 AI 선도 업체와 전략적 협력이 이뤄진다면 AI 트렌드에서 앞서갈 수 있고 고객들이 바라는 부분을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모바일 AI의 적용은 프리미엄 플래그 뿐만 아니라 올해부터 중저가 모델에도 확대하겠다. 이달 말 출시되는 A 시리즈에도 AI 경험을 확대할 예정이다.
Q. 엔비디아에 HBM3E 공급 퀄 테스트가 통과했다는 기사가 안 나오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엔비디아가 요구하는 HBM3E 수율을 얼마나 맞췄는지 궁금하다.
전 부회장: 고객사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은 어렵다. 다만 AI 경쟁 시대에 HBM이 대표적인 소자인데 자사가 늦게 진입하는 바람에 초기 시장은 놓쳤다고 생각한다. 조직 개편과 기술 개발의 토대는 마련했고 현재는 고객의 요구를 반영해 제품의 특성 고려 및 경쟁력 향상을 위해 적극 노력 중이다. 이같은 노력의 결과로 빠르면 2분기, 늦으면 하반기부터는 시장에서 HBM3E 12단 주도적 역할을 기대한다. 하지만 이는 지나간 제품이다. 현재 HBM4나 커스텀HBM과 같은 차세대 시장에 더 집중해 똑같은 실수 범하지 않도록 하겠다. 주주 분들에게 실망 드리지 않도록, 기대에 부응하도록 조직과 임직원이 합심해서 최선을 다하겠다.
Q.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이 점유율 1% 이상 차지하는 시점을 언제로 보는가. 중국 반도체 공장의 전략에 대해서도 설명해달라.
노 사업부장: 중국 시장은 글로벌 시장 대비 모바일 성장이 굉장히 빠르고 로컬 업체와의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프리미엄 세그먼트 시장에 집중하고 이런 중국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험 강화를 통해 중국 로컬업체와 긴밀한 협력 강화를 할 수 있다. 중국 소비자 니즈를 잘 공략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
전 부회장: 중국 반도체 공장은 낸드플래시 생산의 주요 거점이다. 서안 팹은 글로벌 낸드시장의 안정적인 공급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중국은 회사의 주요 수요처고 중국 내부 고객 대응과 현지 시장 공략에 있어서도 중요하다. 지정학적인 이슈 때문에 서안 팹 운영 난이도는 높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한국, 미국, 중국 정부와 긴밀히 소통해 서안 팹을 운영하는 데 차질 없도록 하겠다.
- [르포] 삼성전자, 재도약 위해 팔 걷었다…혁신기술·주가 부양책 소개
- 이재용, 삼성전자 주총 앞서 '분골쇄신' 주문한 이유 [재계 레이더]
- 삼성전자, 상반기 공채 시작…16개 계열사
- 삼성전자 주주총회 D-20…이재용·한종희 메시지 낼까 [톺아보기]
- 이재용-정의선 협력 광폭행보…배터리·5G 기술까지 [재계 레이더]
- "삼성·하이닉스, 국내 업체 우선해야"...위기의 K-소부장 [반도체 열전]
- [르포] 웨이퍼 세정·증착·EUV·후공정…발 디딜 틈 없는 반도체 박람회
- 트럼프發 관세전쟁…삼성, 전계열사 임원 세미나 실시
- '반도체 위기론' 삼성전자, HBM4·2나노 절치부심할까 [톺아보기]
- 삼성전자, 작년 영업이익 32조원…반도체 업황 회복
- 삼성전자, 4분기 일회성 비용 털어낼까...최선단 성과 관건 [톺아보기]
- 한종희 별세에 정재계 추모…삼성전자 경영 공백 불가피
- 삼성전자 가전, 한종희 공백 AI로 채워넣다 [현장]
- 노태문, 삼성 모바일·가전·TV 이끈다 "한종희 공백 최소화" [재계 레이더]
- 노태문 "애자일 조직 문화로 하나되는 삼성 만들자" [재계 레이더]
- 이재용의 사즉생과 삼성 위기론, 사후확증편향의 시대 [취재파일]
- 삼성전자 영업익 개선, S25 호조세·반도체 흑자가 이끌었다 [톺아보기]
- 이재용 '뉴삼성' 핵심 된 하만…전장·오디오 더 키운다 [재계 레이더]
- "中 AI 반도체 충격" 현대차·LG·KAI·두산, 온디바이스 포럼 모인 이유 [현장]
- 이재용, 삼성호암상 시상식 참여…이건희 인재제일 철학 잇는다 [재계 동향]
- 삼성전자, 보수적 재고 운영에 어닝쇼크…"하반기 점진적 개선" [반도체 열전]
- 이재용, 10년 사법 리스크 족쇄 벗었다…삼성전자 반도체 구원투수 될까 [톺아보기]
- 배임죄·독립이사 도입으로 소송 남발돼 기업 경영 힘들어진다? [상법개정 팩트체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