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희 부회장 별세 속 가전 기자간담회
AI로 사용자 편의성 강화하고 연결 확대
"관세 적기 대응, 컨트롤타워 공백 최소화"
[뉴스포스트=최종원 기자] "삼성은 스마트폰·오디오·냉장고·세탁기 등 제품에서 어렵고 귀찮은 일을 해결하기 위해 아이디어가 출발합니다. 제품을 통해 일상이 어떻게 혁신되는지 느끼셨으면 좋겠고, 인공지능(AI)을 통해 시장의 변화를 선도하겠습니다."
문종승 삼성전자 DA사업부 개발팀장(부사장)은 지난 28일 서울 광진구에서 개최된 '웰컴 투 비스포크 AI'에서 이같이 말했다. AI가 번거로운 일을 대신 하고, 스마트싱스 생태계를 통해 모든 가전과 모바일 기기가 연결되며, 재활용 소재를 탑재하는 등 지속가능성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후문이다.
"대화 맥락 파악하고 기기 간 연결성 강화"
삼성전자는 이날 비스포크 AI 가전의 비전을 소개하며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고 ▲사용자를 돌보며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하는 데 초점을 뒀다고 밝혔다. 박성수 삼성전자 DA사업부 프로는 "삼성은 AI 가전 선도 기업으로 쉽고 편하게, 시간과 노력을 줄이면서, 더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여기에 물리·정서적 케어가 가능한 AI를 표방했다"고 전했다.
삼성은 이에 올해부터 출시되는 모든 비스포크 가전에 스크린을 탑재해 기기 연결성을 강화했다. 에어컨 스크린에서 기기의 상태와 공기질, 에너지 사용량을 확인하고, AI는 고객이 쾌적하게 느끼는 온도·습도로 직접 설정해준다. 냉장고 스크린에선 식재료의 상태를 확인하고, 날씨 및 근처 식당까지 추천한다.
발표를 이어간 양희경 DA사업부 프로는 "비스포크 냉장고의 온디바이스 알고리즘이 냉장고 내 식재료를 50개까지 등록하고, 보관기관까지 알려주며 레시피 추천까지 할 수 있다"고 밝혔다. AI를 통한 품질 개선도 이뤄졌다. 양 프로는 "내부 온도를 더 차갑게 조절해 신선 보관이 가능하며, 에어컨은 AI 하이브리드 쿨링을 통해 강한 냉방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세탁기는 쾌적 기능을 탑재해 세탁·건조를 20분 만에 가능하게 하고, 오토 오픈 도어 기능으로 세탁 후 자동으로 문을 열고 송풍을 통해 내부를 쾌적하게 관리한다. 여기에 에어 블로어 기능을 활용하면 손에 닿지 않는 미세먼지까지 제거 가능하다는 후문이다. 로봇 청소기 또한 낮은 장애물과 벽면을 넘어다니며 성능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빅스비도 업그레이드돼 정확한 명령어가 아니어도 상황을 인지하고, 이전에 나눴던 대화 맥락을 파악해 맞춤형 대답을 제공한다. 박 프로는 "목소리를 구별할 수도 있어서 초개인화가 가능한 데다 가전 기기에서 스마트폰의 알림을 울리게 하고, 호출할 수 있는 기능도 탑재했다"고 덧붙였다.
정해련별 프로는 보안 체계 '녹스'와 지속가능성에 대해 소개했다. 정 프로는 "녹스 매트릭스의 트러스트 체인을 이용해 민감한 정보가 새어나가지 않도록 하고, 가전에는 녹스 볼트를 탑재해 금고에 귀중품을 보관하듯 안전이 보장된다"고 강조했다. 보안 강화를 위해 양자 내성 암호도 적용했다고 전했다.
지속가능성을 위해 외부 회사와 협력을 강화했다. 정 프로는 "포스코와 협력해 조리기기용 강판을 개발했고 냉장고, 식기세척기에도 이를 활용해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폐가전 소재를 빌트인(벽면) 가전 소재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프로는 "폐스티로폼을 냉장고, 세탁기 등의 포장재에 활용하고 있다"며 "서든컴퍼니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스마트싱스 에너지 솔루션도 협업 중"이라고 덧붙였다.
"사업 차질 없이 진행" "관세 대응책 마련 중"
이날 발표가 끝나고 질의응답 시간에 여러 질문이 쏟아졌다. 가격이 상승할 수 있냐는 질문에 문 부사장은 "일부 가격이 상승할 수 있지만 절감하는 부분도 있고 고객 경험 혁신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갤럭시 스마트폰에는 제미나이 AI가 적용되는데 가전엔 비스포크를 적용한 이유에 대해선 "자연스러운 빅스비 제어를 통해 소비자 경험을 개선하기 위함"이라며 "더 나은 고객 가치를 전할 수 있다면 다양한 솔루션을 검토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모든 가전에 스크린을 적용한 배경에 대해 양혜순 DA사업부 MDE전략팀장은 "집안일을 할 때 모바일 기기가 없어도 냉장고 등 기기를 연결하고 식자재 신선도를 AI가 확인하는 등 기능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아이폰 사용자도 사용이 편리한가에 대한 질문에는 "스마트싱스 3억9000만명의 이용자 중 아이폰 사용자도 상당수이므로 동일하게 챙기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이 장악한 로봇청소기 시장 1위 탈환을 묻는 질문에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은 "자사 로봇청소기 점유율은 0%에서 30%까지 늘어 올해는 1등이 목표"라며 "청소 성능보다 중요한 건 보안이라 생각하는 만큼 보안을 더욱 신경쓰겠다"고 말했다.
가전 외 질문도 나왔다. 가전 부문을 총괄했던 고(故) 한종희 부회장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문 부사장은 "별세 전부터 사업 방향을 수립한 만큼 차질 없이 진행하고, 가전사업부 임직원들도 혁신에 매진하고 있다"며 "사업 성과로 이어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관세에 대한 질문엔 "대응책을 마련 중인데 적기 대응이 가능하며 사업 전략은 크게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냉장고 화면에서 전화 받고, 세탁기로 핸드폰 찾고
발표 현장 옆 공간에선 새롭게 바뀐 AI 비스포크 가전 생태계를 전시하고 있었다.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고(Easy to Use) ▲사용자를 돌보며(Care)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하는(Saving) 키워드에 맞췄다. 삼성 녹스 생태계에 대한 설명도 나와 있었다.
삼성 AI 생태계를 설명하기 위한 도슨트도 진행됐다. 이날 발표를 진행했던 박 프로가 전담해 자신의 집에 있는 것처럼 상황을 설정했다. 박 프로는 하이빅스비를 호출하지 않고 세탁기 가전 문을 열고, 냉장고 화면에서 부모님과 영상통화를 하기도 했다.
핸드폰을 찾을 수 없을 때 빅스비는 "가장 큰 알림을 울리게 해드릴게요"라며 핸드폰의 위치를 찾아줬다. 박 프로는 "내 목소리를 식별해 나를 알아보고, 갤러리에 연동해 사진을 보여주기도 한다"며 "이는 가전과 모바일을 동시에 하고 있는 삼성만이 가능한 일"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문 부사장은 "삼성전자는 하드웨어 혁신을 넘어 기기간 연결과 AI 기술을 통해, 사용자를 이해하고 돌보며 문제를 해결해주는 AI 홈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며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우리 삶을 혁신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지속 출시해 변화를 선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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