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만, 美 마시모 사 오디오 사업부문 인수
B&W 포함 데논, 마란츠 등 브랜드 확보
"모바일, TV, 가전 사업과 시너지 강화"

일본 출장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9일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로 귀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일본 출장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9일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로 귀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포스트=최종원 기자] 삼성전자가 오디오 사업 강화 차원에서 규모 있는 M&A(인수·합병)에 나섰다. '뉴삼성'의 핵심인 하만과 시너지를 강화해 세계적인 오디오 명가로 거듭난다는 포부다.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추가 M&A를 단행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하만은 미국 마시모 오디오 사업부를 3.5억 달러(한화 약 50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하만이 인수하는 럭셔리 프리미엄 오디오 사업은 '바워스앤윌킨스(B&W)'와 '데논', '마란츠', '폴크', '데피니티브 테크놀로지' 등이다.


'하이엔드 오디오 명가' B&W와 데논·마란츠 등 확보


B&W의 주력 하이엔드 스피커 '702 S3' (사진=B&W)
B&W의 주력 하이엔드 스피커 '702 S3' (사진=B&W)

1966년 영국에서 설립된 B&W는 독창적이고 아름다운 디자인, 고급스러운 소재, 고품질 사운드 등 럭셔리 오디오의 대표 브랜드로 꼽힌다. 대표적으로 라우드 스피커 '노틸러스'는 대당 1.5억원을 호가한다. 무선스피커 '제플린', 헤드폰 PX7 시리즈 등도 주력 제품이다.

이외에도 CD 플레이어를 최초 발명한 115년 전통의 데논과 프리미엄 앰프/리시버 제품군에서 고품질 음향으로 잘 알려진 브랜드 마란츠도 확보했다.

하만은 JBL, 하만카돈, AKG, 인피니티, 마크레빈슨 등 프리미엄 브랜드 등 포터블 오디오 시장에서 약 60%의 점유율(지난해 기준)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시장규모가 큰 헤드폰, 무선이어폰에서도 점유율을 꾸준히 높여 가고 있다.

하만은 럭셔리 B&W, 데논, 마란츠, 폴크, 데피니티브 테크놀로지 등의 브랜드를 추가 인수해 세계적인 오디오 명가로서 입지를 확고히 하고, 컨슈머 오디오부터 카오디오 사업까지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이번에 인수하는 마시모의 오디오 사업은 하만의 라이프스타일 사업부문과 합병시켜 컨슈머 오디오 시장에서 글로벌 1위 입지를 공고히하고 사업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카오디오 사업에서도 기존 하만카돈, JBL, 마크레빈슨, AKG, 뱅앤올룹슨 외 B&W 등 브랜드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자동차 업체 및 고객들에게 브랜드별 차별화된 오디오 경험과 음향 서비스를 제공하며 사업 위상을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모바일·TV·가전 경쟁력 강화…하만 더 키운다 


(사진=하만)
(사진=하만)

하만과의 시너지 확대를 통해 '뉴삼성' 동력도 확보할 수 있다. 하만은 국내 기업의 외국계 인수·합병 역사상 가장 많은 금액인 80억 달러(약 11.2조원)을 들여 인수한 회사로, 이 회장이 등기이사 취임 후 단행한 첫 M&A였다. 

삼성전자는 계열사 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전장사업팀을 신설한 뒤 하만을 인수했다. 2018년 디지털 콕핏을 시작으로 헤드업디스플레이, 인포테인먼트 등 전장 제품을 BMW, 토요타 등 글로벌 업체에 공급해왔다.

특히 전장과 오디오 강화를 위해 이스라엘 케어시스사와 미국의 문사를 인수한 바 있다. 지난해 말에는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35%를 확보하며 향후 대형 M&A 후보군으로 전장·로봇 부문이 강하게 거론되고 있다.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다. 올해 1분기 하만의 매출은 3.4조원, 영업이익은 3000억원이다. 이는 TV와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VD·DA사업부의 1분기 영업이익(3000억원)과 같은 수준이다. 

하만을 인수한 2017년에는 영업이익이 574억원에 불과했다. 2019년 3200억원까지 회복했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2020년(600억원)에 다시 급감했다. 이후 2022년엔 8800억원, 지난해는 1.3조원으로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하만의 전장·오디오 경쟁력에 피인수 기업의 기술·노하우를 결합해 시너지를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측은 "B&W, 데논, 마란츠 등 전문 오디오 기술 및 노하우를 스마트폰, 무선이어폰, 헤드폰, TV, 사운드바 등에 적용해 시장 확대와 고객 경험 확대를 추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만의 마시모 오디오 사업부문의 인수 절차는 연내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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