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성 칼럼니스트.
이대성 칼럼니스트.

[뉴스포스트 전문가 칼럼=이대성] 연령의 중립적 경쟁 또는 시니어리스 경쟁(연령에 제한없는 경쟁) 사회이다. 정리해고와 구조조정이 20대~60대까지 거의 전 연령층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4차 산업의 유망직종에 뛰어드는 연령층 또한 20에서 60대까지 다양하다. 이른바 각자도생의 시간이며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필요한 역량을 갖춘 사람이 고용되는 기회와 무한경쟁이 공존하는 세상이다.

4차 산업이 확산하면서 한국의 노동시장은 정년에 목메는 사람이 거의 없다. 평생직장, 평생 직업 모두 서먹한 표현이 됐으며, 필요한 시점에 필요한 시간만큼 노동력을 제공하는 긱워킹(Gig Working) 노동자가 1000만 명을 넘기고 있다. 기업은 빠른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고자 프로젝트성 업무와 아웃소싱 업무를 확대하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정규직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를 보면 지난 5년간(2022년까지) 전 연령대 중 40대만 고용률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해 40대의 비자발적 퇴직자 수는 17만 7000명으로 동일 세대 전체 퇴직자의 45.6%에 이르고 있다.(경향신문 2023년 1월 기사 인용) 

20대보다 경력이 많고 50, 60세보다 활동력이 높은 40대다. 한참 일 잘하고 또한 일해야 하는 나이에 퇴직이 웬 말인가? 여기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코로나로 인한 도소매업의 폐업, 제조업의 가동률 저하, 로봇자동화에 따른 인력 구조조정 등 일반적인 내용 외에 과연 어떠한 원인이 있는가?

현실은 과거와 현재와의 만남이다. 직장 또한 Z세대(90~2000년생)와 X세대(60~70년생)가 공존한다. 4차 산업과 +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가속화 현상은 Z, X세대 가릴 것 없이 연일 적응하느라 바쁘다. 비교적 코로나 이전인 2019년까지의 상황은 연령과 지위가 높으면 적응에 다소 여유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모두가 숨 가쁘다. 기존에는 없었던 모습이며 예측 불가능한 기술의 변화 속도 앞에 희비(喜悲)가 극명한 상황이다. 

연일 신제품, 신기능, 얼리어답터(Early adopter) 등 변화와 속도만을 부르짖던 우리에게 통제 불가능한 기술의 변화 속도는 제품의 선진화를 꾀하면서도 이면에는 대량 실업을 앞당긴다. ‘제레미 리프킨’이 18년 전에 경고한 ‘노동의 종말’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작금의 상황은 포스트 코로나와 4차 산업이 맞불려 급속도로 현실화되고 있다. 

오늘 우리는 4차 산업이 만든 신제품과 서비스를 사용하며 웃고 즐기는 사이에 실업을 맞이해야 하는 세상이다. 결과적으로 현재의 노동자가 처한 상황을 감안하지 못한 소위 관리되지 못한 기술의 변화 속도 그리고 4차 산업에 필요한 직무 교육 미비, 업종별 수요자와 공급자 간 미스매치의 대가는 대량실업으로 나타나고 있다. 

4차 산업의 기반기술은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5G, 클라우드 컴퓨팅, 블록체인, 인공지능(AI), 플랫폼이 있다. 이러한 그늘 속에 있는 대다수의 직종, 업종은 사내외 업무 인프라, 스텝 부서, 생산, 고객 관리, 영업마케팅, 유통물류, 연구개발 등의 모든 업무 환경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현재 온, 오프라인에서 또한 초연결되는 플랫폼 시장에서 수시로 발생하는 문제는 과거 직무와 직무가 요구하는 역량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더욱이 몇 개의 컴퓨터 프로그래밍(예, 파이썬)을 이해한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는다. 탄탄한 창의력 위에 해당 업무와 문제의 본질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이를 구성하고 하는 4차 산업의 기반기술을 이해, 응용할 수 있는 자가 복잡하게 얽힌 문제를 풀 수 있는 시대이다. 

지난 10년간 한국의 대응력은 더욱더 문제다. 창의성 교육은 물론이며 4차 산업 기반기술에 관한 사전 교육, 4차 산업 업종별 수요량에 맞는 인력 공급, 인력의 공급 시기 모두가 무능하게 진행된 결과 4차 산업이 만들어 놓은 복잡한 문제 앞에 힘을 쓰지 못한다.

상세하게 설명하면 학교에서부터 미래의 노동자인 학생에게 4차 산업 기반기술에 대한 공부를 충분히 제공하지 못했으며 더욱이 신제품을 론칭하는 기업에서조차 근로자에게 적시에 또한 다수 근로자에게 제공되지 못했다. 크게 보면 정치, 행정 등 모든 영역에서 방관한 결과이다. 

이제 창의력 기반의 4차 산업의 기반기술을 이해하지 못하면 실업 예방은 물론 업무 중에도 말이 통하지 않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모든 변화는 장단점이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변한다. 그러나 문명적 전환기에 준비되지 못한 20대와 가장인 40대의 실업은 참혹한 결과를 초래한다. 당장 소득이 없으면 소비도 출생도 스톱이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문제는 우리 모두를 소비자인 동시에 실업자로 내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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