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노숙은 상황이지, 신분이나 천연두가 아닙니다. 노숙인분들은 폐품처럼 버려야 할 사람이 아니라, 같은 시대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시민입니다.”이수범 서울역 다시서기 희망지원센터 실장은 노숙인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이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천연두, 폐품과 같은 단어에는 이들을 바라보는 일반적인 시선이 담겨있다. 1997년 IMF 경제 위기 이후 ‘노숙인’이란 단어가 등장했다. 정해진 주거가 없어 거리에서 잠을 자는 이들을 홈리스(homeless)라고도 부른다. IMF 사태로 기업들이 무너지며 많
[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쪽방촌의 시간은 멈춰있어. 들어온 지 20년 됐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거의 없어.”겨울이 시작되는 입동(立冬)을 하루 앞둔 7일, 서울 영등포역 6번 출구 앞에는 한 노숙인이 막걸리를 마시며 앉아있었다. 그는 별다른 안주도, 따라 마실 컵도 없이 막걸리를 두 병째 들이켰다. 출구 옆 골목을 지나 무료 급식소가 있는 지점에 다다르면 골목을 따라 쪽방촌이 늘어서 있다. 이른 아침,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골목길에는 쪽방촌 주민들과 노숙인 대다수가 나와 있었다. 노숙인에 대한 사전적 정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