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운영 공간 및 원두 제공
수익금 재투자로 선순환 구조 만들어

[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현행법은 상시근로자 50명 이상의 근로자를 고용한 사업주는 근로자의 3.1%를 장애인 근로자로 구성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공공·민간 사업체가 의무고용률을 채우지 못해 납부한 장애인고용부담금은 8500억 원을 넘는다. 장애인 고용에 대한 노력보다 돈으로 때우려 하는 기업 풍토가 만연해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카페스윗 계산대에 청각장애인 바리스타와 함께 하는 곳이라는 안내가 붙어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이해리 기자)
카페스윗 계산대에 청각장애인 바리스타와 함께 하는 곳이라는 안내가 붙어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이해리 기자)

이에 신한금융그룹은 장애인 고용에 대한 사회 인식 개선과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해 사회적협동조합과 함께 '카페스윗(Cafe’S with)'의 문을 열었다. 신한(S)과 함께(with)라는 의미의 카페 스윗은 청각장애인들의 전문 직업교육과 일자리를 지원하고, 발생한 수익금을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의 사회공헌 사업이다. 일회성 금전 지원이 아닌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해 이들의 자립을 돕는다.

카페스윗은 현재 신한금융그룹 본사 건물에 본점과 분점, 삼각동 신한은행 건물에 백년관점, 이외에도 정릉점, 서울대입구역점 등이 운영되고 있다. 이들 모두 신한금융 본사와 각 지점 건물 내에서 제공한 부지에 개설됐으며, 신한은행은 커피 원두도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다. 2022년 12월 기준 총 25명의 청각장애인이 근무하며 전문 직업교육을 수행하고 있으며 장애인 고용비율은 54%에 달한다. 

카페스윗 내 주문시 수어나 필담을 사용해달라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이해리 기자)
카페스윗 내 주문시 수어나 필담을 사용해달라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이해리 기자)
계산대에 놓인 필담 패드. (사진=뉴스포스트 이해리 기자)
계산대에 놓인 필담 패드. (사진=뉴스포스트 이해리 기자)

 


"키오스크와 필담 패드로 주문해주세요"


신한은행 본점 영업점 앞에 자리 잡은 카페스윗 본점은 신한금융그룹의 공식 캐릭터 신한프렌즈로 꾸며져 있다. 

일반 카페에서 들리던 "손님 주문하신 음료 나왔습니다"와 같은 직원들의 외침이 없어 방문객들의 대화 소리만 나지막이 들린다. 다른 카페보다 조용해서일까 카페 내 부착된 안내문에 더 눈길이 간다. '카페스윗은 청각장애인 바리스타와 함께하는 곳입니다'라는 안내가 키오스크와 계산대 등 카페 곳곳에 적혀 있다.

카페스윗 방문 고객이 키오스크로 주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이해리 기자)
카페스윗 방문 고객이 키오스크로 주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이해리 기자)

키오스크에서 주문할 수 없는 디저트 종류는 수어를 사용하거나 계산대 앞에 있는 필담 패드에 적어 직원에게 건네면 된다. 비청각장애인들도 함께 근무해 음료에 대한 설명이나 요청사항 전달에 무리가 없었다. 

직장인 박나연(가명) 씨는 "올해 초 은행에 볼 일을 보러 왔다가 카페스윗을 우연히 방문하게 됐다"며 "저의 소비가 청각장애인분들의 일자리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고 더 자주 오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지원 사업을 통해 청각장애 청년들이 바리스타로서 역량을 키우고 자립할 수 있는 발판이 되길 바란다"며 "신한은행은 카페를 방문하는 모든 고객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커피를 즐기며 청각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개선할 수 있도록 카페스윗과 함께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카페스윗 본점 전경. (사진=뉴스포스트 이해리 기자)
카페스윗 본점 전경. (사진=뉴스포스트 이해리 기자)

한편, 신한금융은 카페스윗 외에도 교육부와 연계해 장애인 특수 90개 학교에서 학생 약 5만 명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SW) 교육 사업을 진행했다. 2022년에는 약 8억 원 규모의 지원금을 통해 전국 413개 학급의 2299명을 대상으로도 교육했다.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위기가정 재기지원 및 학대 피해 아동 등을 위한 사업도 실시하고 있으며 여성가족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돌봄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신한 꿈도담터'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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