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사내 어린이집 '웃는땅콩' 이용 직원 인터뷰
"아빠 일터 보여줄 수 있어 뿌듯…커리어 유지 도움 돼"
판교 이전 후 올해 10주년…직원 복지 넘어 공동체 역할

글로벌 비즈니스 현장은 ESG경영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얼마나 버느냐'만큼 '어떻게 버느냐'가 비즈니스 성패를 가르는 화두로 떠오른 지 오래다. 뉴스포스트가 국내 기업들의 ESG경영 현황을 짚어본다. - 편집자주

[뉴스포스트=홍여정 기자] 엔씨소프트는 국내 게임업계 ESG 경영 선두주자로 평가받는다. 지난 2021년 업계 최초로 ESG경영위원회를 신설했고 이후 윤송이 ESG경영위원회 위원장 주도 하에 매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엔씨의 ESG 경영 활동은 국내외 각종 평가 기관으로부터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한국ESG기준원,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으로부터 각각 종합 A등급과 AA급을 획득했고, ‘2022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 코리아 지수에 국내 게임사 최초로 편입됐다. DJSI 코리아 지수에 국내 게임사 중 이름을 올린 곳은 엔씨가 유일하다.

엔씨는 ESG 핵심 지표 중 가정친화적 기업문화 조성에 힘을 쏟고 있다. 직원들의 일과 가정 양립이라는 가치 실현을 위해 엔씨는 2008년부터 사내 어린이집 ‘웃는땅콩’을 운영 중이다.

엔씨소프트 웃는땅콩 이용 임직원 모습(사진=엔씨소프트 2020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갈무리)
엔씨소프트 웃는땅콩 이용 임직원 모습(사진=엔씨소프트 2020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갈무리)

“엔씨 ‘웃는땅콩’ 덕분에 부부 커리어에도 도움”

웃는땅콩은 행복하게 배를 잡고 웃는 아이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지어진 이름이다. 아이들이 긍정적이고 창의적이며, 다양한 언어와 문화에 열려있는 건강한 아이들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엔씨는 2013년 판교 R&D센터로 사옥을 이전하며 시설과 운영인원을 확대한 후 지난해 3월 두 번째 어린이집 ‘알파리움 웃는땅콩’을 추가 개원해 운영 중이다. 현재 엔씨의 임직원 자녀(만 1세~만 5세) 대상 최대 300명의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웃는땅콩 운영 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까지다. 이곳에서는 엔씨가 개발하고 제작한 영유아 외국어 학습 프로그램 ‘엔씨콩콩’을 운영한다. 자체 개발한 커리큘럼은 자문교수단의 평가와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이뤄지며 엔씨만의 온라인 학습 관리 시스템을 통해 관리된다.

엔씨소프트 직원 김 모씨(40‧남)는 “출퇴근하면서 아이를 등하원시킬 수 있고, 아이에게 아빠가 다니고 있는 회시를 보여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웃는땅콩을 선택했다”며 “1층 미디어 월에 종종 서비스 중인 IP영상들이 나오는데, 아이가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아빠 회사가 저런걸 만들어 하면서 보여줄 때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 사내 어린이집 '웃는땅콩'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엔씨소프트 사내 어린이집 '웃는땅콩'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웃는땅콩은 영유아 1인당 면적을 법적 기준에 2배 수준으로 설계해 활동공간이 여유로운 것이 장점이다. 교사 한 명이 담당하는 아동 비율도 법적 기준보다 낮다. 유기농 식단 등 자녀가 있는 직원들이 믿고 맡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왔다. 그 결과 웃는땅콩은 정부 어린이집 평가인증 제도에서 최우수 평가인 A등급을 받기도 했다.

김 씨는 “넓은 공간에서 즐겁게 뛰어놀 수 있어 아이의 만족도도 매우 높다”며 “퇴근 후 아이와 함께 집에 가면서 어린이집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듣는데, 먹은 간식부터 바깥놀이까지 아이가 얼마나 알차고 행복한 하루를 보냈는지 상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엔씨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엔씨 직원의 육아휴직 복귀율은 2019년부터 4년 연속 100%다. 웃는땅콩을 비롯해 착유 전용 공간 등 시설과 임신‧육아기 휴직 및 단축근로, 난임 치료 휴가 등 모성 보호 문화 조성을 통해 직원의 일‧가정 양립을 위해 노력 중이다.

김 씨는 “사내 어린이집이 보육의 문제를 100%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지만 고민의 매우 큰 부분을 덜어준다”며 “일단 등하원 걱정이 없고 오후 9시까지 운영하기 때문에 갑자기 야근을 할 경우에도 전전긍긍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이어 “맞벌이 부부의 경우 아이 등하원이 큰 스트레스로 다가오고 때로는 싸움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웃는땅콩이 있어 부담없이 아이의 등하원을 책임질 수 있었다”며 “나뿐만 아니라 배우자의 커리어도 이어갈 수 있게 도움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엔씨소프트 웃는땅콩 개원 10주년 기념식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엔씨소프트 웃는땅콩 개원 10주년 기념식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사내 복지 넘어 사회적 가치 창출

엔씨의 웃는땅콩은 단순한 직원 복지 시설을 넘어 행복한 공동체를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

2021년 어린이집의 철학, 가치, 운영방향, 보육 및 교육과정 등을 상세하게 담은 도서 ‘웃는땅콩 이야기’를 출간했다. 웃는땅콩 이야기는 어린이집과 회사공동체, 나아가 회사의 역할 등에 고민하는 이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기획됐다. 책은 윤송이 사장과 구자영 엔씨소프트 웃는땅콩기획실장이 함께 집필했다.

또한 웃는땅콩기획실은 사내 어린집을 운영하며 축적한 교육컨텐츠 개발 노하우를 바탕으로 2015년부터 현재까지 총 12권의 그림책을 출간했다. 지난해 출간한 그림책 ‘이사가(작가 이지연)’는 지난 2월 3대 아동 문학상 중 하나인 볼로냐 라가치상 픽션 부문 ‘스페셜 멘션’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편 웃는땅콩은 올해 6월 개원 10주년을 맞아 기념식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윤송이 사장은 “웃는땅콩이 아이들의 행복과 잠재력 발휘를 위한 어린이집의 역할을 지속하고 있는지 돌아보고 다음 10년, 20년을 나아가고자 한다”며 “20년 후에는 사회적 미션을 가지고 각계에서 활동하는 웃는땅콩 졸업생들도 이 자리에 참석해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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