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기준 영업이익 70% 금호폴리켐에서 창출
합성고무 생산능력 늘려 피앤비화학 실적 방어
유형자산 ↑·영업현금흐름 ↓…잉여 현금 개선
현금 유입에 특수고무·전지소재 등 M&A 가능성

금호석유화학 울산고무공장. (사진=금호석유화학)
금호석유화학 울산고무공장. (사진=금호석유화학)

[뉴스포스트=최종원 기자] 금호석유화학(금호석화)의 주요 수익은 에틸렌이 아닌 고무에서 나온다. 석유화학 업계가 중국발 에틸렌 공급과잉에 신음하는 사이, 금호석화는 합성고무 특수에 힘입어 현금흐름이 크게 개선되는 등 굳건한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다. 


금호폴리켐, 합성고무 CAPA 확충에 호실적 지속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의 3분기 영업이익은 844억원으로 전년동기(650억원) 대비 29% 상승했다. 당기순이익은 1069억원으로 같은 기간(531억원)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종속기업을 살펴보면 금호폴리켐이 3분기 591억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합성고무를 주력으로 하는 폴리켐은 3분기 누계 5430억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작년 전체 매출(6673억)의 81%를 3분기만에 거둬들인 만큼 상승세가 가파르다.

기능성합성고무(EPDM)의 생산능력(CAPA) 확충이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 폴리켐은 지난해 말 여수2공장 5라인을 증설해 EPDM의 CAPA를 기존 24만톤에서 31만톤으로 늘렸다. 투자 금액은 3000억원이다.

연구개발비도 2023년 47억원에서 지난해 57억원으로 증액한 가운데, 올해 3분기 누계로는 41억원을 집행했다. 올 3분기 누계 EPDM 생산실적은 14만3000톤으로 지난해 전체 생산량(18만5000톤)의 77%에 달한다. 


석화 불확실성 지속에 피앤비화학 현금 유출


금호피앤비화학 여수 1공장. (사진=금호석유화학그룹 제공)
금호피앤비화학 여수 1공장. (사진=금호석유화학그룹 제공)

다른 자회사인 금호피앤비화학은 다소 부진하다. 피앤비화학은 산업용 기초소재인 페놀, 아세톤, MIBK, BPA, 에폭시 등을 생산하고 있는 석유화학 회사다. 회사의 자산 규모는 1.79조원으로 폴리켐(8937억)의 2배에 달한다.

금호석화는 2018년 2대주주였던 신일본제철화학이 보유한 피앤비화학 지분을 299억원에 매입한 뒤 소각하면서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 단일 주주 체제 구축으로 금호피앤비에 대한 독자 경영이 가능해졌다.

석유화학 업계는 최근 공급과잉에 따른 업황 부진, 성장률 둔화, 소비 및 투자 위축으로 수요 회복이 더딘 상황이다. 피앤비화학은 올해 3분기 14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지난해에도 17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익창출력 약화와 설비 및 지분투자 지속에 피앤비화학의 지난해 잉여현금흐름(FCF)은 -263억원으로 현금이 유출됐다. 별도기준 순현금은 2021년 말 6026억원에서 지난해 말 3000억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재무구조 개선에 M&A 가능성 제기


(사진=금호석유화학)
(사진=금호석유화학)

폴리켐 역시 이익창출력 이상으로 막대한 설비투자를 지속하고 있어 현금유입을 불러일으키지는 못하고 있다. 폴리켐의 지난해 유형자산취득(이하 CAPEX)과 영업활동현금흐름은 각각 1626억, 612억원으로 FCF는 -1024억원으로 집계된다. 

다만 폴리켐의 지난해 CAPEX는 EPDM 생산능력 확충 투자금이 반영된 터라 올해는 그 규모가 줄어들 전망이다. 올해 영업이익은 전년을 상회할 전망인 만큼 영업활동현금흐름 또한 개선될 여지가 크다.

금호석화는 영업현금흐름을 확충하고 CAPEX는 제한해 현금을 효율적으로 유입시키고 있다. 금호석화의 올 3분기 누계 FCF는 3893억원으로 지난해(-1142억원) 대비 대폭 개선됐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이 5439억원으로 지난해(3223억원)보다 늘어난 반면, CAPEX는 4361억원에서 1546억원으로 줄어들면서다.

고부가제품으로 꼽히는 솔루션스타이렌부타디엔고무(SSBR)의 생산능력 증설이 연말까지 완료되면 CAPEX 규모는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SSBR은 전기차에 주로 활용되는 고기능성 타이어소재로 내구성, 마모, 연비 요소 등 모순적 관계를 극복할 수 있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금호석화는 2022년 말 SSBR의 생산능력을 기존 2배 수준인 12만3000톤으로 확대했고, 올 연말에는 15만8000톤까지 늘릴 방침이다. 

현금이 본격 쌓이면 M&A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내년 대부분의 증설이 끝나면 현금이 쌓여 재무상태의 순현금 전환이 확실한 가운데 특수고무, 전지소재 등 M&A로 확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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