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AI 축으로 사내회사 체제 가동…실질적 성과 목표
임원 감축해 조직 슬림화…AI 인력 확충 위해 희망퇴직
회사채 2000억원대 추가발행 검토…올해 총 1조원 예상
정 CEO "고객 신뢰 회복·AI 사업 실질 성과 도출할 것"

SK그룹 T타워. (사진=SK텔레콤)
SK그룹 T타워. (사진=SK텔레콤)

[뉴스포스트=최종원 기자] SK텔레콤이 조직 슬림화와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본원적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인공지능(AI) 사업에서 실질 성과를 도출하되, 본업인 통신 경쟁력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취지다.

SK그룹은 올해 '경영의 본질'에 입각한 신뢰 회복을 핵심 과제로 제시하며, 사업구조 재편(리밸런싱)과 AI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속도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통신·AI' 양대 사내회사 체제 가동…본원 경쟁력 강화


CES 2025 SK그룹 전시관 메인 전시 공간에 구현된 ‘AI 데이터 센터’ (사진=SKT)
CES 2025 SK그룹 전시관 메인 전시 공간에 구현된 'AI 데이터 센터' (사진=SKT)

20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SKT는 최근 통신(MNO)과 AI 등 양대 CIC(사내회사) 체제를 중심으로 한 조직개편 및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한명진 SK스퀘어 대표가 장(長)으로 내정된 통신 CIC는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고 관련 기능과 역량 통합에 나선다. 마케팅은 상품/서비스와 영업 중심으로 재편하고, 엔터프라이즈(B2B) 사업은 기술 지원 조직을 전진 배치해 상품과 솔루션 경쟁력 강화를 모색한다. 

네트워크는 인프라 영역의 AT/DT 실행력을 제고하는 조직으로 구성하는 한편, MNO의 AT/DT를 가속화해 기존 사업과 유기적인 연계성을 꾀하는 등 본원적 경쟁력 강화(O/I)에 박차를 가한다.

정석근, 유경상 공동대표의 AI CIC는 ▶에이닷 사업 중심의 B2C AI와 인더스트리얼 AI, 데이터플랫AI 클라우드 ▶피지컬 AI 등의 사업을 추진하는 B2B AI, 메시징 사업과 인증 및 페이먼트 사업을 담당하는 디지털플랫폼 사업 ▶데이터센터 사업을 총괄하는 AI DC 등으로 재편해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한다.

기술 영역은 플랫폼과 서비스 등의 개발을 담당하는 플랫폼과 파운데이션 모델 등을 개발하는 AI 모델을 중심으로 개편해 AI 기술 경쟁력 확보와 실질적인 사업 지원에 나선다.


임원 감축·희망퇴직 실시로 조직 슬림화…체질 개선 방점


정재헌 SKT CEO가 3일 열린 ‘SK AI Summit 2025’에서 발표하고 있는 모습. (사진=SKT)
정재헌 SKT CEO가 3일 열린 'SK AI Summit 2025'에서 발표하고 있는 모습. (사진=SKT)

양대 사내회사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하는 과정에서 대규모의 임원 감축도 이뤄졌다. 신규 임원 승진자는 11명으로 지난해 신규 승진 임원 수(3명)에 비해 많은 수치였지만, 퇴직 임원 수가 늘어 실질적인 임원 수는 3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SKT의 임원은 103명(등기 8명, 미등기 95명)이다. 30% 가량이 감축되면 임원 숫자는 70명대에 그칠 것으로 전해진다. SKT 임원 수는 2022년 164명에서 2023년 145명, 2024년 121명으로 지속 감소해왔다.

희망퇴직도 단행했다. SKT는 9월 AI CIC에 약 1500명의 인력을 발령 낸 뒤 조직 내 5년 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지난달 말까지 희망퇴직을 접수받았다. 4년 치 연봉을 보장하는 조건을 내걸었고 200여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희망퇴직은 AI 전문인력 확충을 위해 단행된 만큼 비용 절감보다 체질 개선에 중점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희망퇴직을 신청하지 않은 직원들을 비수도권 대리점이나 통신 인프라 관리 업무로 발령해 내부에선 구조조정이라는 반발도 있는 상황이다. 

SKT 관계자는 "아직 퇴직 임원 숫자는 공개할 수 없다"며 "개편이 마무리된 뒤 조직도가 나오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올해 회사채 발행 1조원 근접…재무구조 개선 가속화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전경. (사진=SK그룹)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전경. (사진=SK그룹)

현금 확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SKT는 다음달 1500억원 규모의 공모 회사채 발행을 위해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회사는 지난 9월 3100억, 지난 2월 4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해 올해 7100억원의 현금을 유입했다. 

SKT가 영위하는 통신 사업은 현금창출력이 안정적인 만큼 회사채 시장에서 신뢰도가 높은 편이다. SKT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AAA(안정적)로 AAA를 보유한 기업은 SKT와 KT, KT&G, 현대자동차, 기아 등 5곳에 불과하다.

지난 9월에도 당초 2000억원 규모의 공모를 계획했으나 수요예측에서 7400억원의 주문이 몰리면서 3100억원으로 증액을 결정했다. 다음달 발행에서도 수요가 몰릴 시 2000억원 이상으로 증액이 가능한 만큼 올해 총 발행 물량은 1조원에 근접할 전망이다. 

유입한 자금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쓰일 방침이다. 공시에 따르면 SKT의 3분기 말 부채비율은 144%로 작년 말(158%) 대비 다소 줄었지만, 단기차입금이 10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늘고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02조원에서 1.38조원으로 줄어드는 등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

현금은 주로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해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SKT는 지난 7월 1.2조원의 자금을 투입해 5000억원 상당은 요금 감면 등 고객 보상안으로 활용하고, 나머지 금액은 정보보호 투자에 활용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한편, 정재헌 SKT 신임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조직개편과 관련해 "CIC 체제는 MNO와 AI 각 사업 특성에 맞춘 최적화된 업무 방식과 의사결정 체계를 갖추기 위한 선택"이라며 "MNO 사업의 고객 신뢰 회복과 AI 사업의 실질적 성과 창출을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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