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시청광장 서울야외도서관 가보니
5천여권 장서 마련...대형 소파서 독서 삼매경
스마트폰 대신 책을 손에 든 시민들..."휴식 만끽"

IT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하면서 책을 대신할 정보 매체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종이책을 대신할 오디오북 등 전자기기가 등장하며 우리 사회에 문해력의 저하로 보이는 여러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2024년 현재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의 시대에 살아가는 우리 다시 종이책을 들어야 할 이유는 무엇일까. -편집자 주-

25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광장에서 서울야외도서관이 마련됐다. (사진=뉴스포스트 이별님 기자)
25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광장에서 서울야외도서관이 마련됐다. (사진=뉴스포스트 이별님 기자)

[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서울시가 시민들을 위한 독서 문화 휴게 공간을 선보였다. 시민들이 책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따뜻한 봄날 야외 광장에 작은 도서관을 마련한 것이다. 서울시의 색다른 시도가 새로운 독서 문화를 이끌지 귀추가 주목된다.

25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광장에서는 '하늘멍, 책멍, 책 읽는 서울광장'이라는 주제로 열린 서울야외도서관이 시민들을 맞이했다. 서울야외도서관은 매주 목요일부터 일요일 오전 11시에서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시청광장에는 시민들이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대형 소파가 마련됐다. 소파 인근에는 작은 탁자와 책을 담을 수 있는 수납공간이 비치됐다. 수납공간에는 동화책부터 일반 도서까지 다양한 종류의 책 10여 권이 담겨있다.

대형 스피커에서는 독서 분위기를 해치지 않을 정도의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왔다. 잔디는 전날인 24일 내린 비의 영향으로 젖어있었지만, 바닥이 미끄러울 정도는 아니었다. 광장 곳곳에는 서울시 관계자들이 민원 처리를 담당했다.

25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광장에 마련된 서울야외도서관에서 시민들이 책을 읽으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이별님 기자)
25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광장에 마련된 서울야외도서관에서 시민들이 책을 읽으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이별님 기자)

이른 오후 시간에도 백여 명의 시민들은 영상 20도에 햇볕이 내리쬐는 따뜻한 봄날씨를 만끽했다. 책을 읽는 시민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음식을 먹거나 편하게 휴식을 취했다. 행사 취지에 부합하게 '책멍(책을 읽으면서 멍 때리기)'을 즐기는 시민들도 포착됐다.

야외도서관은 찾은 시민들은 남녀노소를 불문했다. 현장학습을 나온 어린이들의 웃음소리가 잔디 광장을 메웠고, 가족 단위의 나들이객도 심심치 않았다. 서울시민들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들도 야외도서관을 찾았다.

가장자리에는 주제별로 5천여 권의 책들이 광장을 둘렀다. 여행과 재테크, 기후위기 등 도서분류표와는 별개로 현재 시민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주제로 묶여 배치됐다. 현장 관계자는 <뉴스포스트>에 "책들은 서울도서관 내 장서들을 포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25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광장에 마련된 서울야외도서관에서 시민이 책을 읽고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이별님 기자)
25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광장에 마련된 서울야외도서관에서 시민이 책을 읽고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이별님 기자)

야외도서관에서는 독서와는 별개로 서울시와 관련된 각종 체험들을 할 수 있었다. 메타버스 체험장과 공연 무대,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 지역 특산물을 판매하는 작은 벼룩시장 등도 마련됐다. 서울시가 야외 도서관을 책을 보는 장소를 넘어 일종의 시민 문화 공간으로 확장한 것이다.

시민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서울 중구에서 거주한다는 A모 씨는 "잔디밭에서 봄 날씨를 만끽하며 책을 읽을 수 있어 좋았다"고 짧은 소감을 전했다. 지인과 함께 방문했다는 B모 씨는 "평소 책을 많이 읽는 편이 아닌데 야외에서 책을 접하니 눈길이 간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야외도서관은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 마련된 '광화문 책마당'과 청계천의 '책 읽는 맑은 냇가'까지 확대 운영하고 있다. 오는 11월 10일까지 문을 연다. 6월부터 9월에는 운영시간을 오후 4시에서 9시까지 야간으로 전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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