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기 사장, 5분기 이어진 적자 행진 끊어냈지만...회계해석 논란
미수금 이익 제외해도 754억 원 흑자, 적기 요금인상 단행 주효
한난, 17일 188개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우수기관 선정

정용기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오른쪽 두 번째)이 올해 2월 한난 대구지사 현장경영에 나서고 있다. (사진=한국지역난방공사)
정용기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오른쪽 두 번째)이 올해 2월 한난 대구지사 현장경영에 나서고 있다. (사진=한국지역난방공사)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미수금 논란을 극복한 정용기 한국지역난방공사(한난) 사장의 리더십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17일 한난이 190여 공공기관 대상의 기재부 주관 조사에서 고객만족도 우수기관에 선정되면서다. 이는 한난이 지난해 두 차례에 걸친 요금인상을 단행한 가운데 나온 결과여서 의의가 크다는 평가다.


정용기 사장 경영효율화 주효...4분기에만 ‘4933억 흑자’


한국지역난방공사(한난)는 올해 2월 ‘2023년 잠정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이날 한난은 4분기 실적개선으로 지난해 연결기준 전체 매출 3조 9537억 원, 영업이익 3147억 원, 순이익 1994억 원 등 실적을 거뒀다고 밝혔다. 앞서 5분기째 이어진 영업적자를 해소하고 3000억 원 규모의 흑자를 기록한 것이다.

한난의 영업이익 흑자전환 배경에는 경영효율화 전략이 있었다. 정용기 한난 사장은 2022년 11월 취임 이후 한난의 영업적자를 탈피하고 재정건전화를 이루기 위해 비필수 출자사 지분 및 유휴 부동산 등의 자산매각, 전사적 경비절감 노력 등을 추진해 지난해 4분기 흑자전환에 나서겠다는 목표를 추진한 바 있다. 

정 사장의 경영효율화 전략은 주효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한난의 연결기준 누적 영업적자는 1786억 원에 달했지만, 한난은 지난해 4분기에만 4933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연간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한난의 실적 발표 전 4분기 실적에 대한 증권가 컨센서스는 155억 원에 불과했다. 


수천억대 영업이익 흑자에도 ‘미수금’ 논란만 


하지만 한난의 어닝 서프라이즈에도 불구하고 시장과 업계의 분석과 평가는 한난의 회계처리기준에만 주목됐다. 한난이 연료비 미수금을 회계상 이익으로 적용해 영업이익을 올렸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특히 일각에선 한국가스공사의 미수금과 비교하며 재정건전성에 대해 우려하기도 했다.

한국지역난방공사 본사 전경. (사진=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 본사 전경. (사진=한국지역난방공사)

실제 한난은 지난해 4분기 재무제표에 연료비 미수금 4179억 원을 반영했다. 한국회계기준원의 공식 해석에 따라 회계처리기준을 적용한 것이다. 그간 한난이 연료비 미수금을 회계상 자산으로 반영하지 않은 까닭에 회계상 이익 크게 늘었다. 이는 연료비 상승분을 요금에 반영하지 못하면, 향후 요금인상을 통해 거둘 자산으로 회계처리하는 가스공사와 같은 회계방식이기도 하다. 

가스공사도 미수금을 회계상 자산으로 반영하는데, 지난해 기준 가스공사의 미수금 총액은 15조 원을 넘어섰다. 전년 대비 30%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불어나는 가스공사의 미수금 규모로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한난은 지난해 4분기에야 처음으로 4천억원대의 미수금을 회계상 비금융자산으로 반영했다는 점이 가스공사와 다르다. 당장 재정건전성을 우려할 만한 규모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또 한난의 미수금 회계처리기준 도입은 에너지공기업으로서 긍정적인 작용도 한다. 미수금을 향후 회수할 수 있는 자산으로 회계처리하면, 지금과 같은 고물가 국면에서 공공요금의 안정을 꾀할 수 있어서다.


미수금 차감해도 754억 흑자, 요금인상에도 에너지복지 지속


한난은 지난해 4분기 미수금으로 잡힌 영업이익을 차감해도 754억 원의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단순히 회계처리기준만 바꾼 흑자 실적이 아닌 셈이다. 정 사장의 경영효율화 전략과 함께 지난해 두 차례 이어진 적기의 요금인상 단행도 몫을 했다.

한난은 지난해 6월 1일과 7월 1일 연이어 열요금 인상을 단행했다. 지난해 6월 1일부로 주택용은 1Mcal당 4.29원, 업무용은 5.57원, 공공용은 4.86원 등으로 올렸다. 7월 1일부로는 주택용 7.40원, 업무용, 9.61원, 공공용은 8.39원 등으로 추가로 올렸다. 연료비 연동분과 정산분 반영으로 요금을 일부분 현실화한 것이다.

이와 함께 한난은 취약계층에 대한 에너지복지 제도도 단행했다. 취약계층에 대해 요금 인상을 유예한 것이다. 한난은 지난해 에너지복지를 위해 취약계층 3만 3000세대에 58억 원의 특별요금도 지원한 바 있다. 한난의 취약계층 에너지복지는 올해도 유지된다. 올해 2월 한난이 취약계층에 대한 2023년 전기요금 인상 유예를 1년 더 연장하기로 하면서다.

요금인상과 함께 사회적 가치실현을 추진한 한난의 노력은 최근 정부로부터 인정받았다. 17일 한난이 기획재정부 주관 시행의 ‘2023년도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우수기관에 선정되면서다.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조사는 공공기관의 고객중심 경영 촉진을 위해 기관으로부터 서비스받은 고객을 대상으로 매년 실시된다. 지난해 조사에서 한난은 포함한 총 188개 공공기관이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한난은 전국 19개 지사에서 △기계실 관리자 대상 현장 기술교육 △찾아가는 방문형 컨설팅 △지역난방 효율개선지원단 활동 △에너지진단서비스 등 현장 대면 서비스와 취약계층 에너지복지 제도 시행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에 대해 정용기 한난 사장은 “이번 성과는 한난의 변화를 고객이 느낄 수 있도록 전 임직원이 현장 중심으로 소통과 서비스를 강화한 결과”라며 “앞으로도 안전과 현장 중심의 대면 서비스를 강화해 고객 중심 경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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