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공사, 발전사에 전달보다 5.5원 내린 가격에 LNG 공급
한전 전력구매단가 결정하는 LNG 가격...SMP 부담 30% 하락
신재생에너지 사업자들 “가스공사-한전, LNG로 장난치고 있어”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한국가스공사가 발전사에 액화천연가스(LNG)를 저렴한 가격에 공급해 한국전력에 ‘품앗이’를 한다는 의혹에 대해 반박했다. 13일 가스공사 관계자는 뉴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동절기 스팟물량 증가로 올라갔던 LNG 가격이 스팟물량이 줄어들면서 내려간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한국가스공사 본사 사옥. (사진=한국가스공사 제공)
한국가스공사 본사 사옥. (사진=한국가스공사 제공)

13일 한국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월 전력도매가격인 SMP(통합)는 1kWh당 202.11원을 기록했다. 전력도매시장이 들어선 2001년 이후 SMP가 200원을 넘은 건 처음이다. 올해 △1월 154.42원 △2월 197.32원 △3월 192.75원 등을 유지하던 SMP가 지난달 200원을 넘어서면서 한국전력공사의 만성적자에 기름을 부었다.

이날 한전은 올해 1분기 영업실적을 공시했다. 공시에 따르면 한전은 올해 1분기에만 7조 7869억 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영업손실 5조 8601억 원을 훨씬 웃도는 규모다. 한전 설립 역사상 분기별 최악의 성적표였다. 국제유가와 LNG 가격 상승으로 SMP가 200원을 돌파해 전력구매단가가 높아진 게 원인이었다. 통상 SMP가 100원을 넘어서면 한전은 전기를 팔수록 손해를 보게 된다.

이런 와중에 한전이 한숨 돌리게 된 계기는 가스공사가 LNG를 발전사에 낮은 가격에 공급하면서다. 발전 단가가 가장 높은 LNG가 SMP 가격의 기준이 되는데, LNG 가격이 낮아지면서 발전사에서 전력을 구매하는 한전의 부담이 줄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5월 도시가스 발전용 원료비를 전달보다 4.7원 내린 MJ당 16.9원으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가스공사도 이달 1일부터 발전용 천연가스 도매요금을 MJ당 23.5원에서 18.0원으로 내렸다. LNG 가격 하락에 SMP도 지난달 1kWh당 202.11원에서 이달 첫째주 140.4원으로 내리면서 30% 이상 떨어졌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자들은 가스공사가 발전용 LNG 공급 가격을 낮춰 한전의 이익을 보전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자료=신재생에너지 사업자 커뮤니티 갈무리)
신재생에너지 사업자들은 가스공사가 발전용 LNG 공급 가격을 낮춰 한전의 이익을 보전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자료=신재생에너지 사업자 커뮤니티 갈무리)

산업부와 한국가스공사, 한국전력공사로 이어지는 SMP 인하 소식에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자들을 중심으로 볼멘소리가 나왔다. SMP가 내려가면서 전력시장에서 신재생에너지 판매 소득이 줄어들고 있어서다. 사업자들은 산업부 산하의 두 공사가 한전의 만성적자 부담을 덜기 위해 이익 품앗이를 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들 사업자는 “한국가스공사가 가정용 가스 가격를 올리고 발전용 가스 가격만 낮춘 건 한전의 적자폭 영향”이라거나 “가스공사나 전력공사가 결정하는 전력 시장이 정치 논리로 장난을 치고 있다”는 등 지적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가스공사 관계자는 뉴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공사 간 이익 품앗이 논란은 일부에서 근거 없이 주장하는 것일 뿐”이라며 “11월부터 2월까지 동절기 LNG 수요가 증가했고, 이에 따라 스팟(현물)시장 구매 규모도 늘어나 연료비가 늘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동절기가 지나고 스팟 대신 장기계약 비율이 늘어나면서 LNG 가격이 안정돼 SMP 가격이 내려갔다”고 했다.

한국전력공사도 LNG 가격 하락을 위한 공사간 유착설을 일축했다. 이날 한국전력공사 관계자는 뉴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LNG 가격 하락과 관련해 산업부나 가스공사와 어떠한 협의 과정도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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