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음악 컨텐츠 시너지 효과 기대" VS "단기효과 미미, 자금 조달 리스크"

[뉴스포스트=최병춘 기자] 카카오의 디지털음원 서비스 멜론을 운영하는 국내 1위 종합 음악 콘텐츠 회사인 로엔엔터테인먼트 인수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엇갈린 분석이 나오고 있다.

카카오는 로엔엔터테인먼트 지분 76.4%를 1조8700억원에 인수한다고 지난 11일 밝혔다.

이번 거래는 국내 인터넷 업계에서 이뤄진 인수·합병(M&A) 중 최대 규모로 모바일 컨텐츠 유통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대체적으로는 카카오의 로엔 인수가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일이지만 단기적으로는 중립적인 이슈라는 분석이다.

이번 인수에 따른 모바일 플랫폼과 음악 콘텐츠 시너지가 긍정적인 요인으로 평가되고 있다.

HMC투자증권은 이번 인수건에 대해 “음원 스트리밍 등 모바일 콘텐츠 라인업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며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는 18만원 유지했다.

황성진 수석연구위원은 “장기적으로 카카오 플랫폼과 멜론간의 음악 콘텐츠 시너지 발현을 위한 서비스가 출시되고 카카오페이의 멜론 탑재, 소속 연예인을 활용한 콘텐츠 등 다양한 사업이 전개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로엔은 현재 멜론을 통해 온라인 음원 서비스 시장에서 60%가량을 점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아이유, 피에스타 등을 아티스트의 메니지먼트사업도 영위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황 위원은 “로엔 인수가 계획대로 완료되면 카카오의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39.7%, 46.0% 각각 증가하고 지배주주 순이익도 36.5% 늘어날 것”이라고 긍전적으로 내다봤다.

이와 함께 인수 긍정적 요인으로 주주 리스크 해소를 꼽히고 있다. LIG투자증권 지인해 연구원은 “최대 시사점은 그간 로엔의 가장 큰 리스크였던 최대주주 매각 노이즈가 해소된 것”이라며 “우수한 플랫폼과의 만남으로 시장지배력 강화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하나금융투자는 또한 로엔에 대해 카카오로의 대주주 교체로 여러 시너지와 함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며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는 13만원으로 상향조정했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불과 1년 만에 킹콩ㆍ에이큐브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고, FNC 지분 5.1%를 취득하는 등 지속적으로 유의미한 성장 전략을 현실화시키고 있다”며 “로엔의 유일한 위험 요인이었던 대주주 관련 이슈 마저 오히려 호재로 바뀌었다”고 분석했다.

또 향후 디지털 음원 시장 내 유료 가입자 성장의 대부분을 로엔이 가져갈 가능성이 높은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 연구원은 "유료 가입자 기준 시장 점유율이 약 58%에 달하는 현재 상황에서도 추가적인 상승여력이 가능할 수도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번 인수 금액에 지나치게 높은 데다 시너지가 발생할 지도 의문이라는 부정적 시각도 있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가 로엔을 통해 현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만 인수 부담에 따른 리스크를 무시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이동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인수에 따른 이익 증가는 긍정적이지만 인수 대금 조달을 위한 차입 또는 투자유치가 불가피하다”며 “카카오의 잇따른 신규서비스 출시에 따른 비용 부담으로 수익성이 낮아져 있는 상황에서 로엔이라는 안정적 캐시카우사업을 인수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시너지가 발생할 지는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현대증권은 중장기 관점에서 시너지 효과에 집중하며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16만원을 유지했다.

나태열 현대증권 연구원은 “로엔 인수가 단기적으로는 재무 부담이 큰 결정이지만 신규 사업을 시작해 채무 상환능력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면서도 “대규모 투자를 통해 마련한 기회이기 때문에 결과가 부정적이었을 땐 부담은 크다”고 덧붙였다.

유안타증권 또한 이번 인수로 “단기적 효과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으며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도 16만원을 유지했다.

이 창영 연구위원은 “카카오의 순이익 증가효과는 14.2%수준으로 지분 희석률인 11.5%를 초과해 이번 인수로 인한 이론적 주가하락 가능성은 낮을 것”면서도 “하지만 카카오가 로엔 인수목적으로 발표한 양사의 시너지는 단기적으로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이 위원은 “로엔의 향후 가치 증가는 유통보다는 흥행 불확실성이 내재한 제작, 기획에 있을 것으로 카카오의 로엔 투자 효과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베스트투자증권 또한 “로엔 인수는 중립적 영향에 그칠 것”이라며 목표주가 19만원에서 17만원으로 내렸다.

성종화 연구원은 “인수가격이 비교적 적정하고 주당순이익(EPS) 희석 우려가 없는 점, 국내 최고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인 카카오톡과 국내 최대 음원 서비스인 멜론과의 시너지가 기대된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면서도 “카카오의 보유 현금이 7천500억원인데 반해 인수금액은 1조8천700억원으로 유상증자와 기존 현금 활용으로도 모자라 상당 금액의 외부 타인 자본 조달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리스크 요인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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