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필리버스터 강행 테러방지법 수정이 우선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귀빈식당에서 테러방지법 등에 대한 논의를 위한 2+2 회동을 마치고 나서고 있다. 2016.02.26.(사진=뉴시스)

[뉴스포스트=설석용 기자] 야당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이 나흘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26일 여야 지도부의 4자회동이 또다시 결렬됐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밤 9시17분부터 약 2시간 가량 국회 귀빈식당에서 4자 회동에 나섰지만 아무런 합의를 거두지 못했다.

지난 23일 여야가 선거구획정에 극적인 협의를 이뤘지만 이날 회동 불발로 인해 쟁점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앞서 여야는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지역구 253석 비례대표 47석으로 선거구를 획정하는 데 의견을 모아 26일 본회의에서 이를 처리키로 합의한 바 있다.

김무성 대표는 회동 결렬 뒤 "대화가 잘 안됐다"며 여야의 이견이 또다시 줄다기리를 이어가고 있음을 밝혔다.

이들은 야당이 태러방지법 수정 문제를 놓고 필리버스터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어, 선거구획정 문제는 논의조차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오늘 협상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계속 논의를 해 나가기로 했다는 정도로만 이해하시면 된다"고 전했다.

양당은 주말 추가 협상 일정도 정하지 못한 채 협상장에서 나왔다.

여당의 필리버스터는 주말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따라서 여야의 쟁점논의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미궁 속으로 빠졌다는 설명이다.

정치권에서는 20대 총선을 겨냥한 지역구 후보 선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3일 극적인 선거구획정 타결 소식에 지역구 예비후보들은 전략적 선거운동을 계산했으나, 처리 불발로 상황을 지켜볼 수 밖에 없게 됐다.

다만, 여야의 중재안이 이미 언급돼 지역구 의석수를 253석으로 하는 데 대해 밝혔지만 헌법재파소의 명령에 따른 합·분구 지역이 최종 결정되지 않아 해당 후보군들은 속수무책으로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어느 정도 가안이 나왔다고는 하나 선거지역이 명확하지 않아 이들의 고충은 지속될 전망이다.

한편, 야당의 필리버스터는 연일 계속되고 있다. 첫 번째 주자였던 더불어민주당 김광진 의원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기록(5시간 19분)을 제치며 주목을 끌고 세 번째 주자였던 같은 당 은수미 의원이 10시간 18분 동안 토론을 이끌어 신기록을 세웠다.

여세를 몰아 야당 의원들의 강행군은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들의 결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에서는 본회의장 앞에서 1인 피켓 시위로 야당에 응숳고 있기 때문이다.

합의 의사가 서로 없음을 시사하는 모습이다. 여야 지도부 마저 협상 테이블을 꾸리지 못하고 있어, 국회 마비 상태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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