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비계파들의 고민 '제3지대' 바람 불까?

[뉴스포스트=설석용 기자]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새 지도부가 친(親)계파로 꾸려지면서 비계파들의 '제3지대론'이 주목받고 있다.

새누리당은 친박계 이정현 지도부가 들어섰고, 더민주 역시 친문계 추미애 체제가 시작됐다. 이에 경합을 벌이던 비박계와 반문계는 도로 한 계파가 장악하는 정당이 됐다며 불편한 시각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속칭 비계파들은 돌파구가 필요하다. 친계파들이 당권 장악에 성공하면서 내년 치러질 대선에서도 이들의 독주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야로 나뉘어진 정치권이지만 비계파들의 고민은 현재 같아진 상태다.

# 입장 같아진 ‘비박계와 반문계’ 이들의 돌파구는?

우선 새누리당 비박계는 박심(朴心) 이정현 대표가 당권을 잡으면서 입지가 상당히 좁아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부정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이 대표는 대표적인 친정부 인사로 주도적인 당정 운영이 예상된다.

게다가 친박계 대표 대선 주자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정치권 입문 시점이 점점 다가올수록 비박계는 전면 후퇴해야 하는 상황을 피하지 못할 거란 추측이 나온다. 따라서 이들은 확실한 대선주자의 바람으로 친박계와 어깨를 나란히 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비박계 좌장인 김무성 전 대표가 여전히 대선주자로 거론되고 있지만 지지율은 이미 크게 하락해 대권 주자들 중 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김 전 대표의 분위기 쇄신이나 비박계의 정치적 바람이 요구된다는 해석도 등장하고 있다.

앞서 은퇴한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제4세력 등장을 예고한 바 있다. 그가 ‘킹메이커’ 역할을 은연중에 드러내면서 의장직에서 내려와 대선 날짜가 임박할수록 이들의 등장도 기대된다. 비박계와 정 전 의장의 제4세력이 연대를 할 경우 친박계의 독주를 막을 수 있는 규모가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한편, 더민주에서도 친문계의 일선 장악과 결집으로 거칠게 각을 세웠던 반문계들은 차선책을 준비해야 자신들의 입지를 지켜낼 수 있다. 야권의 ‘킹메이커’를 자처하나 김종인 전 대표는 지난 27일 전당대회 직전까지도 친문세력에 대한 비판을 아끼지 않았다.

문 전 대표의 반대편에서 대권을 준비하겠다는 뜻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특히 야권은 대선 주자가 많다는 게 최대변수로 언급되고 있어 반문계의 응집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은 스스로를 ‘제3지대’라고 일컬으며 세력 확보에 나섰다. 손학규 전 더민주 상임고문에 대한 구애작전으로 제3지대론을 내세우고 있는 국민의당이 어느 반문계와 노선을 같이 한다면 친문세력을 겨냥한 세력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들의 ‘제3지대’가 현실화 될 가능성은 적다는 게 정치권 중론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비계파들의 돌파구로 ‘제3지대’가 언급되고는 있으나 결국 대선에서는 양갈래로 나뉘어진 모습일거라는 설명이다.

게다가 새누리당과 더민주를 벗어난 제3세력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인 반응이 많다. 더민주의 한 관계자는 “친문이니, 친박이니 하는 세력들이 다시 여야 지도부에 들어서서 당을 주도하고 있지만 비박과 반문 같은 반대파들이 합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또 제3세력이 등장한다면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이뤄낼 가능성이 아주 적어질 것 같다”고 전했다.

하지만 안철수 전 대표가 대권 행보에 속도를 올리고 있는 반면,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손 전 고문에 대한 구애작전에 계속해서 힘을 싣고 있다. 안 전 대표에 대한 당의 전폭지지가 확보되지 않는다면 이번 총선에서 보여줬듯이 안 전 대표의 독자적 행보 가능성도 충분하다. 제3세력이 아닌 독자적인 분열 사태가 가시화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정치권이 점점 대선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여야 모두 내부적인 알력다툼에 난항이 예고된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