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권 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문화커뮤니케이터
이인권 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문화커뮤니케이터

[뉴스포스트 전문가 칼럼=이인권] 요즘 우리사회가 갑질 논란, 공공기관 채용 비리, 성희롱 ‘미투(Me Too)' 고발로 복잡하다. 그 모든 부조리의 가해자들은 우리사회에서 이른바 출세라는 사다리를 타고 정상에 오른 기득권층이다.

그들은 어떤 면으로든 집단적 권위주의 사회에서 사회적 신분 상승을 통해 목적을 이룬 사람들이다. 그러나 그들은 수평적 기반의 참다운 선진 기준의 성공 가치관을 체득하지 못한 것이다. 출세가 가져다주는 지위파워에만 몰입해 있다 보니 군림의 행태와 권세 부리기에만 익숙해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제 세상은 그런 군림과 지배의 과거 행태가 사라지고 평등과 상호 존중의 수평적 가치가 중시되고 있다. 그것이 바로 지금의 시대정신이다. 이런 시대상황 속에서 구태적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이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는 것이다.

권세를 쥔자들이 노블리스 오블리제 곧 사회지도층들이 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다 하지 못하는 데에서 우리사회의 문제가 속출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사회적 위치에 상응하는 도덕의식과 솔선수범의 공공정신을 망각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상호 존중과 배려의 미덕이 사회가치가 돼야 하고 겸손과 섬김의 사회적 인성이 성공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통상 권세와 재력으로 상징되는 출세주의는 과거 시대의 산물이며 이제는 성공의 가치관이 정착돼야 한다.

겸손함과 섬김의 삶을 산 20세기의 태양이라고 불리는 알버트 슈바이처 박사의 일화다. 슈바이처 박사가 시카고를 방문할 일이 있었다. 시장을 비롯한 유명 인사들이 슈바이처 박사를 환영하기 위해 열차가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기다리던 열차가 도착하여 슈바이처 박사가 기차에서 내려 시장을 향하여 오다가 한 할머니가 힘겹게 가방 두 개를 들고 열차를 타러 오는 모습을 보게 됐다. 그러자 박사는 그쪽으로 뛰어가 할머니의 두 가방을 들고 기차 안으로 들어가 그 할머니의 짐을 들어다 주고 좌석을 찾아 앉혀드린 후 내려와 시장이 있는 데로 갔다.

그리고 “시장님, 미안합니다. 평소의 버릇대로 실수를 했습니다”라고 했다. 그 일이 있은 후 모든 신문들은 노파의 가방을 들고 가던 슈바이처 박사의 사진과 함께 그가 보여준 섬김의 자세를 소상하게 보도했다.

또 다른 일화다. 섬기는 삶의 참모습을 보여준 성인이 있다. 테레사 수녀가 어느 날 한 어린이의 상처를 지극한 정성으로 치료해주고 있었다. 그때 인근에 살던 한 주민이 그 모습을 보고 이렇게 물었다.

“수녀님은 잘 살거나 높은 지위를 가진 사람들이나 편안하게 잘 사는 사람들을 보면 부러운 마음이 안 드시나요? 이런 삶에 만족을 하십니까?”

그러자 테레사 수녀의 대답은 이러했다.

“허리를 굽히고 섬기는 사람에게는 위를 쳐다볼 시간이 없답니다.”

참된 성공이나 위대함이란 섬기는 삶에서 찾아야 한다. 섬김의 폭이 넓을수록 그가 위대한 인물인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좁은 생각으로 언제나 섬김을 받는 위치를 선망한다. 또 그것을 성공으로 생각하지만 그것은 어떻게 보면 출세의 개념이다. 진정한 성공은 내가 받듬의 대상이 아니라 그 실행의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

그리스도는 ‘참으로 크고 높은 자는 섬김을 받는 자가 아니라 섬기는 자’라고 하셨다. 예수님께서도 섬기기 위하여 세상에 오셨다고 하신 것이다. 섬김의 삶이 참다운 성공의 길이다.

성공은 군림하는 것도 아니요, 지배하는 것도 아니요, 장악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떻게 보면 낮은 데로 임하는 겸허와 온유와 배려의 정신이다. 곧 그러한 특질이 진정한 성공의 문을 열 수 있는 마스터키다.

한편 경영학 관점에서 보면 성공은 보스십이 아닌 리더십의 또 다른 표현일 수가 있다. 성경에 ‘온유한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땅을 기업으로 받을 것임이요’라는 말씀이 있다. 그것이 바로 성공의 가치일 것이다.

우리는 지금 21세기를 거슬러 오면서 하루가 달리 더욱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이제는 ‘성공하는 인간’ 곧 ‘호모 석세드레’(Homo Succedere)의 시대다.

 

이 인 권

필자는 중앙일보  국민일보  문화일보 문화사업부장, 경기문화재단 수석전문위원 문예진흥실장, 한국소리문화의전당 CEO 대표를 역임(2003~2015)했다. 또한 ASEM ‘아시아-유럽 젊은 지도자회의(AEYLS)' 한국대표단, 아시아문화예술진흥연맹(FACP) 국제이사 부회장,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부회장, 한국공연예술경영인협회 부회장, 국립중앙극장 운영심의위원, 예원예술대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아트센터 예술경영 리더십> <문화예술 리더를 꿈꿔라> <경쟁의 지혜>와 최근 ‘성공과 행복한 삶을 위한 긍정의 힘’ <긍정으로 성공하라> 등 14권을 저술했으며 칼럼니스트와 문화커뮤니케이터, 긍정경영 & 미디어 컨설팅 대표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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