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입지 좁아진 에어부산, 상장 재도전 쉽지 않은 이유

[뉴스포스트=박은미 기자] 국내 LCC(저비용항공사) 업계가 급성장을 거듭하며 코스피 입성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에어부산의 세 번째 도전이 성공할 지 주목된다. 에어부산은 연내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고 11일 밝혔다. 지난 2014년과 2015년 두 차례 기업공개를 추진했지만 일부 주주의 반대로 무산된 후 재도전에 나선 것.

(사진=에어부산)
(사진=에어부산)

에어부산은 이달 6일 열린 이사회에서 기업공개 주관사 선정에 관한 안건을 처리했다고 11일 밝혔다.

올해 안에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하는 것을 목표로, 주관사 선정이 마무리되면 곧바로 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에어부산의 기업공개 도전은 이번이 세 번째다. 2014년 이후 두 차례 기업공개를 추진했지만 부산시를 비롯한 일부 주주의 반대로 무산된 경험이 있다.

에어부산이 기업공개를 추진하는 이유는 회사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자금 확보의 필요성 때문이다. 또한 기업 투명성 확대와 인지도 제고는 물론 주주에게 투자자본 회수의 기회를 주자는 취지도 담겨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에어부산의 상장추진이 시기적으로 적절한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에어부산의 승무원 혹사 논란이 국토교통부의 채용권고로 마무리 되며 위기는 벗어났지만 여전히 승무원들의 불만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출범한 에어부산은 저비용항공사 중 제주항공과 진에어에 이어 매출 3위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지난해 국제선 수송실적에서 300만3639명을 기록, 327만8000명의 승객을 수송한 티웨이 항공에 역전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이런 경영 악화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는데 그중 하나가 기업공개를 통한 자금 확보다. 기업공개를 통해 항공기를 대폭 늘리고 국제선 노선도 증편할 경우 매출도 증가할 수 있다.

하지만 에어부산이 상장을 추진할 경우 부산시를 근거지로 한 항공사라는 정체성이 흔들릴 것을 우려하고 있는 일부 주주들의 반대로 상장이 번번이 결정적 순간에서 미끄러졌다. 5%의 지분을 보유한 부산시가 반대한 것도 같은 이유다.

차선책으로 에어부산이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인천공항을 거점으로 한 노선 운영이다. 부산 김해공항을 외에 인천공항에서도 비행기를 띄워 매출 극대화를 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이 방법도 현실화 될 가능성은 떨어진다. 인천공항을 거점으로 한 노선 운영은 모기업인 아시아나항공과 에어서울 등과 겹칠 수 있어 전체의 수익성이 악화 될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진=직장인들이 쓰는 익명 앱 ‘블라인드’ 캡처)
(사진=직장인들이 쓰는 익명 앱 ‘블라인드’ 캡처)

상황이 이러하자 에어부산은 기존 운항 노선을 강화하는 전략을 택했다. 실적을 높이기 위해 비행기 좌석을 기본 195개에서 220개로 늘린 것. 이 과정에서 두 달 새 6명의 승무원이 실신했을 정도로 인력 부족 문제가 심각해져 SNS와 청원게시판 등을 중심으로 노동 강도를 성토하는 승무원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더욱이 승무원의 피로도는 기내 서비스 저하나 승객 안전문제로 연결될 수 있는 만큼 소비자들의 불안감도 가중됐다.

이에 국토부는 최근 에어부산의 승무시간 준수 여부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한 결과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용을 창출하라고 권고했다. 하지만 승무원들은 비행근무시간 축소 부분 등에 대해 노사 합의가 없었다는 이유로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채용을 늘리라"는 권고에 대해 근무완화 기준을 제대로 낮춰주지 않고 항공사의 자체 개선방안에만 의존한 처사라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11년 만에 설립될 에어부산 조종사 노조가 출범 초부터 사측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서울과 부산 거주 승무원 혜택 차이가 발단으로 서울 거주 승무원들이 부산에 거주지를 둔 승무원들에게 제공되던 혜택을 '역차별'이라고 주장하며 반발하고 있는 것.

에어부산을 둘러싼 승무원들의 불만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상황에서 서울과 부산으로 편이 나뉘는 '노노 간' 갈등까지 발생한다면 향후 경영의 불안 요소가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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