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13일 치러진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는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압도적 승리’로 끝났다. 역대급 참패를 당한 야당은 줄줄이 지도부가 사퇴 의사를 밝히며 정치권은 정계개편 격랑 속으로 빠져 전망이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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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사퇴의사를 밝힌 것은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다. 유 공동대표는 14일 오전 바른미래당 당사에서 “국민의 선택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선거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다”고 밝혔다.

유 공동대표는 “저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다시 시작하겠다. 선거에 나타난 민심을 헤아려 앞으로 어떻게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지 진심 어린 노력을 다하겠다”며 “대한민국이 어떤 길로 나아가야 할지 새로운 비전과 정책을 고민하겠다. 그 속에서 처절하게 무너진 보수 정치를 어떻게 살려낼지, 보수의 가치와 보수 정치 혁신의 길을 찾겠다”고 말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 역시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는 참패했고 나라는 통째로 넘어갔다. 모두가 제 잘못이고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면서 “오늘 부로 당 대표직을 내려놓겠다”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홍 대표는 “부디 한마음으로 단합하셔서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정당으로 거듭나기를 부탁드린다”고도 덧붙였다.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안철수 후보도 치명상을 면하기 힘들어 보인다. ‘야당 대표선수’를 주장하던 안 후보는 한국당 김문수 후보에도 밀려 ‘3위’로 떨어졌다. 특히 안 후보의 서울시장 득표율은 19.6%로 지난 19대 대선 당시 득표율 21.4%보다 더 떨어지는 충격적인 결과를 맞이했다. 안 대표가 보수층에 외면을 받으면서 결과적으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무리한 통합에 대한 비판도 함께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는 “이 모든 게 제 부덕의 소치”라며 자신의 패배를 인정했다. 그는 “좋은 결과를 갖고 이 자리에 서야 했는데 그렇지 못하게 되어 너무 송구하고 죄송하다. 서울시민들께도 부족한 제게 보내준 과분한 성원에 진심으로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자신의 거취 문제에 대해서는 “성찰의 시간을 당분간 갖겠다”며 말을 아꼈다. 안 후보는 15일 미국으로 출국해 딸인 안설희씨의 박사학위 수여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보수 야당의 몰락이 현실화되면서 정치권에서는 보수 생존을 위한 정계개편이 불가피하게 됐다. 현재 거론되는 정계개편 시나리오는 한국당 지도부 물갈이와 바른미래당 분당론이다. 한국당은 당장 15일 비상의원총회를 열고 당 수습방안과 차기 지도부 구성 논의에 들어갔다. 바른미래당의 경우 ‘제3의당’으로서 의미있는 성과를 이루지 못하면서 위기감에 빠진 일부 의원이 이탈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러나 보수의 참패가 극심해 보수의 완전한 해체 후 재조직 등 전면적 쇄신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한 정치권 인사는 “포장지만 바꿔서는 안 된다. 근본부터 바뀌어야 보수가 살 길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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