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전국 각지에서 온수관이 파열되는 사고가 잇따라 주민 불편과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온수관에 대한 종합안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나섰다.

지난 4일 경기 고양 백석역 인근에서 온수관 파열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뉴시스)
지난 4일 경기 고양 백석역 인근에서 온수관 파열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뉴시스)

13일 안산시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8시 35분께 경기 안산 단원구 고잔동의 한 아파트 지하에 매설된 온수관이 파열돼 1,130여 세대에 온수와 난방 공급이 끊겼다.

온수관 파열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주민들이 난방을 공급받지 못하는 불편을 겪었다. 아울러 추가 사고가 발생할 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떨어야 했다.

안산도시개발 측은 온수관에 부식이 진행되면서 파열 사고로 이어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해당 온수관은 2002년에 매설된 것으로 불과 20년도 채 되지 않았다.

안산에서도 온수관이 파열되면서 비슷한 사고가 올해만 4번 발생했다. 이달 11일에는 서울 목동 아파트 인근에서 사고가 발생했고, 같은 달 5일에는 부산 해운대구에 매설된 온천수 관로가 파열됐다. 전날인 4일 경기 고양의 백석역에서는 온수관이 터지는 사고가 발생해 60대 남성이 숨지기까지 했다.

연이은 온수관 파열 사고 소식에 불안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땅 속 시한폭탄'이 된 온수관이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몰라 막연한 공포감만 커지고 있다. 서울 구로구에 근무하는 직장인 A씨(여·29)는 "길 가다가도 온수관이 터질 거 같아서 두렵다"며 "'온수관 포비아'라는 신조어라는 말도 나온다"고 불안을 호소했다.

실제로 한국지역난방공사가 백석역 사고 이후 20년이 넘은 열수송관 686km를 점검한 결과 총 203곳에서 온수 유출이 의심되는 지열차이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중 사고 발생 가능성이 보이는 지점은 16곳이었고, 이 중 5곳을 파본 결과 1곳에서 미세누수가 발견돼 관을 교체했다.

13일 황창화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이 정부세종청사에서 온수관 누출 사고에 사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3일 황창화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이 정부세종청사에서 온수관 누출 사고에 사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난방공사 "환골탈태하겠다"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지역난방공사는 13일 '열수송관 누수 사고'와 관련해 국민과 유족·사고 피해자·지역난방을 이용하는 시민을 향해 사과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지역난방공사는 내년 1월 말까지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과 후속 조치 방안 수립, 안전관리 강화 등 종합적인 안전 관리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활용 가능한 모든 인력과 예산을 동원할 방침이다.

당장 이날부터 내년 1월 12일까지 한 달간 정밀 진단을 실시한다. 청음, 가스, 지표투과레이더 등 정밀 장비와 정밀 기법을 활용한다. 결과에 따라 취약지점, 주의구간, 안전구간으로 분류해 조치를 취한다.

백석역 사고와 동일한 방법으로 시공된 온수관 443개에 대해 굴착을 시작해 내년 3월까지 마무리 짓고, 상태 점검과 보강 또는 교체 공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또 열수송관 유지보수예산을 연 200억 원에서 연 1천억 원으로 확충하기로 했다.

아울러 안전 관리를 전문적으로 하는 자회사를 만들어 현재 외주업체 소속으로 안전 업무를 담당하는 인력들을 공사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내놓았다. '위험의 외주화'를 막겠다는 이야기다.

황창화 지역난방공사 사장은 "백석역 사건을 계기로 임직원의 의식 전반과 업무시스템을 환골탈태의 각오로 전면적으로 혁신하겠다"며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 '안전 최우선'으로 조직과 인력, 예산, 매뉴얼, 업무방식, 의식 등을 대폭 개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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