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침묵은 ‘여권 패배’ 기정 사실화 때문 / 단일화 안한 민주당에 철퇴 내려질 것 관측

   최근엔 DJ가 ‘버마 민주화의 밤’ 행사를 끝으로 대외활동은 물론 언론노출을 중단하고 있다. ‘훈수 정치’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범여권의 대선 승리를 위해 부단한 공을 들여온 그이기에 대선 막판 그의 두문불출은 여러 말들을 낳고 있다.
자신과 함께 ‘3김’으로 불렸던 YS, JP 등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대선승리를 위해 발로 뛰고 있는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이를 두고 DJ가 ‘여권의 패배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였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근 동교동계 분위기를 보면 DJ이와 동교동계 가신들의 고민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BBK 사건 등 각종 의혹’, ‘이회창 출마’ 등 변수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독주체제’가 지속되고 있는 것과 맞물려 범여권이 ‘후보단일화’라는 시너지 효과를 맛보지도 못한 채 ‘정동영·문국현·이인제’ 라는 삼각체제로 분산돼 있어 ‘승부는 보나마나’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최근 DJ가 ‘버마 민주화의 밤’ 행사를 끝으로 대외활동은 물론 언론노출을 중단하고 있다. ‘훈수 정치’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여권의 대선 승리를 위해 부단한 공을 들여온 그이기에 대선 막판 그의 두문불출은 여러 말들을 낳고 있다.
자신과 함께 ‘3김’으로 불렸던 YS, JP 등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대선승리를 위해 발로 뛰고 있는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이를 두고 DJ가 ‘여권의 패배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였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신당의 한 중진의원은 14일 <뉴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이제 대선이 3일 남았다. 시간이 너무 없다. 지금 마당에 DJ라고 별수 있겠느냐. 이제 DJ로서도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1월22일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열린 ‘잃어버린 50년, 되찾은 10년’ 행사에서 DJ는 사실상 정 후보를 중심으로 한 세력 결집을 호소했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에 이어 햇볕정책을 계승 발전시킬 정 후보에 대한 지지를 공식 호소한 것이다.
황석영, 백낙청 씨 등이 소속된 ‘2007 창작인 포럼’이 주최한 ‘잃어버린 50년, 되찾은 10년’ 행사 특강에서 DJ는 한나라당이 지난 10년 정권을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하는데 대해 “자랑스러운 10년이었다”고 맞받았다.
DJ는 이날 “이번 대선은 6자회담 성공시대, 북·미 국교 정상화 시대, 동북아 평화시대, 남북 교류협력이 크게 발전하는 시대에 합치하는 정권이 나오느냐, ‘잃어버린 10년’이라면서 ‘옛날의 50년’으로 돌아가는 정권이 나오느냐의 갈림길”이라면서 “보수 세력이 집권하면 심지어 전쟁의 길로 끌고 갈 수도 있다”고도 했다.
하지만 이날 뒤 DJ는 대선관련 정치적 발언을 일체 꺼내지 않았다. 돌아가는 대선정국의 양상이 그의 입을 닫게 할 정도로 회의적으로 전개된 때문이다.
DJ를 중심으로 동교동계 인사들은 신당과 민주당 간의 통합논의가 시작되던 올해 초부터 통합 성사를 위한 노력을 다각도로 기울여왔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박상천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DJ의 정치적 압박에 강하게 반발했다.
이인제 후보의 한 측근은 “최근 신당과 민주당간 통합 및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DJ가 당과 이 후보를 상당히 흔들었다. 박지원 비서실장도 이 후보에게 거짓말만 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럼에도 DJ의 훈수 정치는 계속됐다. 대선출마를 선언한 문국현 후보를 놓고도 “지금은 대통령 하나에만 집중해야 한다. 문국현 씨까지 포함해 모두 다 연합해서 대통령 당선시키고, 나중에 총선 끝나고 나서 통합해도 된다”며 교통정리를 했다. 하지만 그동안 DJ가 바라던 후보단일화와 세력통합에 있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11월 중순, DJ를 중심으로 동교동계와 박지원 전 비서실장이 정 후보에 대한 지원을 본격화했다.
DJ 정부 시절 박지원 비서실장의 최측근으로 활동하던 김명진 전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이 정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 그는 캠프 내에서 홍보전략 특보 일을 맡고 있다. 4개월여 전 신당 오충일 대표의 비서실에 들어간 이훈 특보에 이은 박 실장 최측근의 두 번째 신당 합류였다.
박 전 실장은 최근까지도 후보단일화와 당 통합을 위해 막후에서 활동을 벌여왔다. 그러나 활동을 하되 아주 은밀하다. 이와 관련, 동교동계와 박 전 실장은 정 후보를 위한 공개적인 정치 활동이나 언급은 삼가고 있다.
동교동계 한 의원은 동교동계와 박 전 실장의 조심스런 행보에 대해 노 대통령의 임기 말 ‘사면복권’과 연관 지어 설명했다. 대북송금 사건에 연루돼 실형을 선고받고 아직 사면복권을 받지 못한 동교동계나 박 전 실장이 정치 활동을 재개한 것처럼 비칠 경우 노 대통령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한계에도 동교동계와 박 실장의 측면 지원은 정 후보로서는 분명 바라던 바다. 반면 민주당과 이인제 후보의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들의 활동이 호남세력의 결집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이인제 캠프의 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DJ이의 마음은 이제 이 후보를 떠난 것 같다. 최근 동교동을 보면 정동영 후보를 미는 것 같다”며 “처음엔 손학규, 이인제 캠프로 사람들을 심어 놓더니 이제는 정동영 캠프로 몰려간 것 같다. 민주당 내에선 DJ가 민주당을 없애려고 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조만간 최인기, 이상열 의원들도 탈당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