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가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 이주영 국회 부의장 등을 공천 탈락시키는 등 본격적인 공천 컷오프를 시작했다. 최근 박근혜 전 대통령이 ‘보수 통합’을 강조하는 내용의 옥중 서신을 발표하면서 공관위의 공천 작업에 자신감이 붙은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지난 5일 통합당 공관위는 홍 전 대표와 김 전 경남지사 등 대선주자급 인사를 과감히 쳐냈다. 당초 공관위는 ‘대선급 주자’는 수도권 등 험지 출마를 권해왔지만, 이들이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공천 과정에서 잡음이 일었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홍 전 대표와 김 전 경남지사의 다른 지역 추천을 하지 않을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게 보시면 될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사실상 두 사람이 ‘통합당’ 이름을 걸고 선거에 나갈 수 없게 된 것.
이들이 공천을 신청한 지역에는 경선이 치러질 예정이다. 홍 전 대표가 공천을 신청한 경남 양산을에는 나동연 전 양산시장과 박인 전 경남도의원, 이장권 전 경남도의원이 경선을 벌인다. 김 전 지사가 신청한 경남 산천·함양·거창·합천은 강석진 의원과 신성범 전 의원이 경선을 벌인다.
PK(부산·울산·경남) 지역의 현역 의원들도 이번 공천에서 줄줄이 탈락했다. 국회부의장을 지낸 5선의 이주영(경남 창원마산합포) 의원과 4선 김재경(경남 진주을) 의원, 재선 김한표(경남 거제) 원내수석 부대표, 비례대표인 김성태 의원 등은 이번 공천에서 완전히 배제됐다. 김한표 의원의 지역구인 경남 거제시에는 서일준 전 거제시 부시장이 공천됐다. 김재경 의원의 지역구 경남 진주시을은 강민국 전 경남도의회 의원과 권진택 전 경남과학기술대 총장, 정인철 전 대통령실 기획관리비서관간의 경선이 치러진다.
우선추천 및 단수공천을 받은 의원들도 있다. 우선추천, 단수공천 지역은 총 23곳으로, 이언주 의원이 부산 남구을에 공천돼 이목을 끌었다. 당초 이 의원은 부산 중·영도구에 공천을 신청했지만 황보승희 전 부산시의회 경제문화위원회 위원장과 강성운 전 국회의원 정책특보가 해당 지역구에서 경선하고 다른 곳으로 공천됐다.
현역 의원 중 조경태(부산 사하구을), 장제원(부산 사상구), 박완수(경남 창원시·의창구), 정점식(경남 통영시·고성군), 윤영석(경남 양산시갑), 유의동(경기 평택시을), 이종구(경기 광주시을)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단수 공천을 확정받아 살아남았다. 이혜훈 의원은 서울 서초구갑에서 컷오프됐지만 서울 동대문을에서 민영삼 정치평론가, 강명구 전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겸임교수와 경선을 벌인다.
새로운보수당과 바른미래당, 미래를향한전진4.0(전진당) 출신 의원들의 희비도 엇갈렸다. 국민의당 출신 김영환 최고위원은 경기 고양시병에 공천이 확정됐지만 같은 지역에 공천을 신청한 바른미래당 출신 김삼화 의원은 컷오프됐다. 전진당 출신 김원성 최고위원은 부산 북구·강서구을에 공천이 확정됐다. 부산 해운대갑에서는 하태경 의원과 조전혁 전 의원, 석동현 전 부산지검 검사장이 본선행 티켓을 두고 경쟁을 벌인다.
충남 논산시·계룡군·금산군에는 박우석 전 한국당 논산계룡금산 조직위원장이 공천을 확정받았다. 같은 지역에서 공천을 신청한 이인제 전 의원은 컷오프됐다.
이 외에도 △부산 남구갑(박수영 한반도선진화재단 대표) △부산 북구·강서구갑(박민식 전 의원) △서울 관악갑(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장) △경기 성남시 수정구(염오봉 꼴찌없는글방 대표 △경기 평택갑(공재광 평택시장) △경기 고양시갑(이경환 자유한국당 고양시갑 당협위원장) △경기 광주갑(조억동 전 광주시장) △부산 해운대구을(김미애 전 부산지방변호사회 수석부회장) △울산 북구(박대동 전 의원) 등의 전략·단수 공천이 확정됐다.
한편, 통합당은 6일 최대 관심지역인 대구·경북(TK) 지역에 대한 공천을 확정할 방침이다. TK지역은 통합당의 대표적인 ‘텃밭’인 만큼, 아직 단 한 곳도 공천이 결정되지 않았다. 공관위는 출범 초기부터 TK지역에 대한 물갈이를 예고해와 이번 공천에서 대대적인 컷오프가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