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코로나 19 확산이 국내에서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마스크 착용은 예의가 아닌 의무가 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여름이 다가오면서 답답한 보건용 마스크 대신 가벼운 덴탈 마스크를 찾는 시민들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덴탈 마스크 가격이 껑충 뛰어오르면서 제2의 마스크 대란이 일어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29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여름철이 다가오면서 수요가 증가하는 덴탈 마스크의 생산량을 현재의 2배 이상 늘리고 수입도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기준 덴탈 마스크의 하루 평균 생산량은 49만 개 수준이고, 이마저도 대부분이 의료기관에 공급됐다. 이를 2배 이상 끌어올리는 게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계획이다.

덴탈 마스크는 주로 수술 등 의료진들이 의료 행위 시 사용됐다. 하지만 보건용 마스크보다 가벼우면서도 비말 감염 예방 효과가 있어 정부는 다가오는 여름철에 착용할 것을 이달 초 권고하기도 했다. 봄이 끝나가지만, 코로나 19 사태는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 이 때문에 덴탈 마스크의 수요는 더욱더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소셜커머스 업체 위메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6일까지 덴탈 마스크의 판매량은 전주와 비교해 205.6%로 폭등했다. 수요가 크게 높아지면서 가격은 기존 1장당 200~300원 수준에서 1천 원대까지 뛰었다. 덴탈 마스크가 현재 약국에서 판매되는 보건용 마스크 수준까지 가격이 뛰어오르자 제2의 마스크 대란이 일어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특히 초등학생들의 등교가 시작되면서 어린이용 덴탈 마스크 물량 마련이 더욱더 시급하다. 한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3~5만 원 선에 거래되던 대용량 어린이용 덴탈 마스크가 10만 원대로 껑충 뛰어올랐다. 서울 강남구 소재 학원에서 근무하는 A(30)씨는 본지에 “성인들도 답답한데, 아이들은 오죽하겠나”라며 “여름철 아이들에게 덴탈 마스크는 필수다”라고 설명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이 같은 상황에서 덴탈 마스크를 보건용 마스크처럼 공적 판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청와대 청원에는 덴탈 마스크를 공적 판매해달라는 청와대 청원이 이달 10일 올라왔다. 청원인은 “(덴탈 마스크가) 인터넷상에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1장당 무려 1천 원에서 2천 원까지 폭리를 취하고 있고, 품귀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정부는 현재까지 덴탈 마스크의 공적 판매에 대해서는 선을 긋고 있다. 다만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덴탈 마스크의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생산 인센티브 확대를 방안으로 내세웠다. 또한 공적 의무 공급 비율을 80%에서 60%로 조정해 민간부문으로의 유통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의료진이 아닌 일반 시민들도 덴탈 마스크를 손쉽게 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여름철을 대비해 일상생활에서도 장시간 착용할 수 있는 ‘비말차단용 마스크’ 유형을 신설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비말차단용 마스크는 여름철에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일반인용 마스크로 비말을 차단해 감염 예방 효과가 있으면서도 가볍고 통기성이 있는 마스크다. 해당 제품에 대한 신속 허가와 생산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전했다.

5월의 끝자락에 다다른 현재 여름이 코앞에 다가온다. 기상청은 올여름 최고 기온이 영상 33도를 웃도는 폭염일수가 최대 25일까지 발생하리라고 예고한 바 있다. 불볕더위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코로나 19는 잦아들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덴탈 마스크의 공적 판매를 허용하지 않은 가운데, 정부의 대안이 제2의 마스크 대란을 막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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