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1호 민원...스텔라데이지호 참사 5주기
대책위, 문재인 대통령에 마지막 서한 전달

[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문재인 대통령님! ‘1호 민원’ 스텔라데이지호를 끝까지 외면하지 말아주세요”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광장 앞에서 스텔라데이지호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은 ‘문재인 대통령 1호 민원 마지막 서한문 전달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뉴스포스트 이별님 기자)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광장 앞에서 스텔라데이지호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은 ‘문재인 대통령 1호 민원 마지막 서한문 전달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뉴스포스트 이별님 기자)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광장 앞에서 스텔라데이지호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은 ‘문재인 대통령 1호 민원 마지막 서한문 전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은 스텔라데이지호 참사가 발생한 지 5년이 되는 날이다.

대책위는 “문재인 정부는 출범 초기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참사가 ‘대통령 1호 민원’이라며 마치 해결해줄 것처럼 강한 의지를 표명했지만 결국 해결되지 못한 채 5년이 지났다”며 “2차 심해 수색 예산을 편성할 수 없다는 기획재정부 핑계만 대며 5년을 흘려보냈다”고 비판했다.

앞서 선사 폴라리스쉬핑 화물선인 스텔라데이지호는 지난 2017년 3월 31일 브라질에서 중국으로 향하던 중 남대서양에서 침몰했다. 총 24명의 선원 중 한국인 8명을 포함한 22명이 실종됐고, 2명만이 구조됐다. 문 대통령은 취임하면서 스텔라데이지호 사태를 1호 민원으로 선정하는 등 해결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스텔라데이지호 심해 수색은 참사가 발생한 지 약 2년이 지난 2019년 2월 14일에서야 이뤄졌다. 선체 내 블랙박스인 VDR을 수거하는 성과도 있었으나, 유해 수습이나 참사 진상 규명 등이 주요한 과제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대책위는 추가적인 심해 수색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광장 앞에서 스텔라데이지호 대책위원회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달할 예정인 서한문을 들고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이별님 기자)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광장 앞에서 스텔라데이지호 대책위원회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달할 예정인 서한문을 들고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이별님 기자)

2차 심해 수색은 정부의 벽 앞에 번번이 막혔다. 국회에서는 공청회를 통해 스텔라데이지호의 침몰 원인 규명과 실종자 유해 수습을 촉구하고, 기획재정부에 예산 반영을 요청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민간인의 사고에 국가 예산을 편성할 수 없다’는 이유로 예산을 반영하지 않았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지난해 9월 국무총리에게 스텔라데이지호의 침몰 원인 규명과 실종자 유해 수습을 위한 추가 심해 수색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표명했으나, 김부겸 국무총리는 현재까지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있다.

책임자 처벌도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이달 18일 부산지방검찰청이 스텔라데이지호 참사 책임자들 중 7명을 업무상과실치사죄로 기소했다. 공소시효 만료를 불과 2주 앞둔 시점이었다. 1165명의 고발장을 제출하는 등 대책위의 노력이 없었다면 더욱 어려웠을지 모른다.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광장 앞에서 스텔라데이지호 실종 선원 허재용 씨의 모친 이영문 씨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이별님 기자)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광장 앞에서 스텔라데이지호 실종 선원 허재용 씨의 모친 이영문 씨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이별님 기자)

스텔라데이지호 실종 선원 허재용 씨의 모친 이영문 씨는 기자회견장에서 “장대비가 쏟아져도 눈보라가 몰아쳐도, 무쇠가 녹을 만큼 뜨거운 삼복 불볕더위에도 2차 심해 수색을 해달라고 피켓을 들고 청와대 분수대 앞을 지켰다”며 “늙고 힘없는 어미라 제가 할 수 있는 건 고작 피켓을 드는 일”이라고 절규했다.

이 씨는 “제대로 된 2차 심해 수색을 해달라는 건 죽은 자식 살려달라고 억지 쓰는 게 아니다. 뼈 한 조각이나마 찾아야 장례도 치러주고 사망 신고도 해야지만, 실종자 가족이 아닌 유가족으로 마무리를 할 수 있는 게 아닌가”며 “대통령님, 제발 떠나시기 전에 대통령의 권한으로 2차 심해 수색을 준비하라고 한마디만 해달라”고 눈물을 흘렸다.

한편 대책위는 기자회견을 마친 후 청와대 연풍문에서 방정균 시민사회수석을 만나 문 대통령에게 마지막 서한문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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