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oIP 무제한 전면 허용” 홍보하더니 ‘요금제별 차등 적용’

 [뉴스포스트= 이미정 기자] LG유플러스(부회장 이상철·사진)가 지난 6월 번호이동 시장에서 좋은 실적을 보여줬다. 이통3사 중 번호이동에 따른 가입자 증가수가 가장 높았던 것. 그런데 이같은 실적이 LG유플러스의 ‘꼼수’에서 비롯된 결과물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달 초 LG유플러스 측이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를 요금제에 상관없이 전면 허용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를 한 것이 번호이동 가입자수의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인데, 문제는 LG유플러스 측의 이같은 ‘약속’이 거짓으로 드러나면서 ‘빈 수레만 요란한 생색내기’로 장사 실적만 올렸다는 비난이 일고 있는 것이다. LG유플러스의 ‘꼼수’ 논란을 취재했다.

▲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LG유플러스가 지난 6월 번호이동 시장에서 웃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가 발표한 6월 이동통신 번호이동 현황에 따르면 LG유플러스 가입자 증가수는 4만6,116명으로, 통신사 중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이같은 증가세가 LG유플러스가 모바일 인터넷전화 서비스(이하 M- VoIP)를 이용해 꼼수를 부려 얻어진 결과가 아니냐며 눈총을 보내고 있다.

M-VoIP 전면허용
말 바꾸기 논란 

지난달 7일 이상민 LG유플러스 상무는 인터넷 집전화 출시 간담회장에서 “그동안 통화품질 문제 때문에 제안을 뒀던 M-VoIP를 오늘부터 통신망과 요금제에 상관없이 모든 가입자에 허용하기로 했다”고 깜짝 발표했다. 이어 “(회사내부에서) 갑론을박이 있었지만, 이상철 부회장이 결단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업계는 놀라움을 표했다. SKT과 KT가 카카오톡의 M-VoIP 무료 서비스인 ‘보이스톡’ 개시에 ‘결사반대’를 외치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SKT와 KT는 5만2,000원 정액요금제 이상 가입자에만 M-VoIP를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등 M-VoIP의 확대를 적극 막아왔다.

업계에서는 다른 통신사들이 ‘제 밥그릇 지키기’에 몰두하고 있을 때, LG유플러스가 M-VoIP 전면 허용하겠다고 발표하자 긍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LG유플러스의 주가는 상승했고, 소비자들은 환호성을 보냈다. 카카오도 ‘LG 사랑해요’ 등의 공지글을 띄워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런데 지난달 14일 이석우 카카오톡 대표가 “LG유플러스가 보이스톡을 전면 개방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해놓고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일침을 가하면서, LG유플러스가 실제로는 M-VoIP 전면 개방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음이 알려졌다.

논란이 일자 LG유플러스는 “M-VoIP 사용 제한을 풀기 위해서는 방송통신위원회에 약관 변경을 허가받아야 하는데 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리고는 “통화품질과 망에 대한 부하 등을 고려해 (M-VoIP 관련한) 새로운 요금제를 내놓을 것”이라는 묘한 단서도 달았다.

그리고 LG유플러스는 지난달 29일 종전의 입장과 다르게 스마트폰 요금제별로 사용 가능 용량에 제한을 두는 차등별 M-VoIP 허용안을 내놨다. LG유플러스는 30MB(34요금제)~ 1.5GB(LTE120요금제)의 데이터를 M-VoIP로 허용하되, 기본 제공 용량을 모두 사용하는 경우 M-VoIP를 자동 차단하기로 했다.

타사 대비 초라한 M-VoIP
허용량에 소비자들 실망

이에 소비자들은 LG유플러스가 M-VoIP를 스마트폰 이용자 모두에게 무제한으로 제공할 것처럼 한껏 여론몰이에 하더니 결국에는 요금제별로 제한을 두자 강한 실망감을 표했다.  상당수 네티즌들은 “SKT·KT의 M-VoIP 허용과 크게 다를 바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다른 통신사들과 달리 저가요금제 이용자에게 M-VoIP를 개방하기 위해 노력을 했다”면서 “사용자의 이용편의와 전체 데이터 트래픽을 감안해서 요금제를 마련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월 7,900원(최대 24GB 제공)만 추가하면 M-VoIP를 사실상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의 M-VoIP 전면 허용이 ‘빈 수레만 요란한 생색내기 꼼수’에 지나지 않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LG유플러스가 허용하기로 한 데이터양이 다른 경쟁사에 비해 턱없이 모자란 수준이어서 빈축은 더해졌다.

LTE요금제 기준으로 52요금제에서 세 이통사 가운데 LG유플러스는 100MB로 가장 적은 양을 제공한다. 그에 비해 SK텔레콤은 180MB, KT는 450MB를 준다. LG유플러스는 62요금제, 72요금제에서도 이통3사 가운데 LG유플러스가 가장 적은양의 데이터를 준다.

LG유플러스 측은 그러나 해당 허용안이 최선이라는 입장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경쟁사와 달리 3만~4만원대 가입자에게까지 M-VoIP를 허용한 만큼 소비자에게 M-VoIP를 최대한 개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고 답했다. 

전면 개방 논란에 대해서는 “당초 입장은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 모든 가입고객들이 M-VoIP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차원에서 ‘전면개방’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다"면서 "가입자가 보유한 데이터 내에서 M-VoIP를 무제한 사용할 수 있다고 한 것은 아니다. 당초 M-VoIP 전면 개방을 발표할 때도 향후 트래픽 추이 등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말을 했었다”고 해명했다.

과연 소비자들은 LG유플러스 측의 이같은 해명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사뭇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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