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 이미정 기자] 검정교과서를 심사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중학교 국어검정교과서에서 시인인 민주통합당 도종환(58) 민주통합당 의원의 작품을 삭제하라고 권고해 논란이 일고 있다.

9일 보도에 따르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달 검정 심사를 통과한 국어교과서 16종에 대한 수정·보완 의견을 출판사들에 보내면서 도 의원의 시를 제외하도록 권고했다. 

권고 이유에 대해 평가원은 “정치적 중립성 때문에 현역 정치인의 경우엔 작품을 배제하는 원칙이 있다”면서 “교육과정에 특정정당이나 종교, 인물들을 선전하거나 정치적, 개인적 편견이 담겨선 안 되기 때문에 수정을 요청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도 의원은 시집 ‘접시꽃 당신’으로 잘 알려진 서정시인이다.

올해 중학교 국어 교과서 16개 가운데 도 의원의 시와 산문을 수록한 출판사는 교학사·금성출판사·대교 등 모두 8곳이다. 각 교과서에는 ‘흔들리며 피는 꽃’, ‘종례시간’, ‘담쟁이’, ‘수제비’ 등 시 5편과 산문 2편이 게재돼 있다.

관련 소식이 알려지자 정치권 인사들과 문학계 인사들이 반박하고 나섰다. 김현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정치적 편견이 담겨선 안 된다는 삭제 권고 이유가 황당하다”면서 “도 의원의 시가 정치 선전문이라도 된다는 말이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정현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평가원의 결정에 문제를 제기하며 “교과서에서 삭제하느냐 마냐 여부는 정치인들, 특히 국회의원의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나 사전에 분명한 기준을 가지고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학계의 반발도 거세다. 문인작가단체인 한국작가회의도 “도 의원은 정치인 이전에 중진 시인이다”며 “서정시에 정치적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침해”라고 강력히 항의하고 나섰다.  

한편 권고 조치를 받은 출판사는 오는 20일까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수정 권고에 이의신청할 수 있으며, 교과서에 대한 최종 검정승인은 다음달 31일에 실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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