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라홀딩스, 지난해 매출 4조원 넘겨 ‘역대 최대’
오너 2세 윤근창 대표, 2018년 대표이사 선임
노후화된 휠라 브랜드 1020 맞춤 브랜드로
향후 5년간 ‘위닝투게더’…글로벌 브랜드 도약

[뉴스포스트=홍여정 기자] 휠라가 지난해 매출 4조 클럽에 입성했다. 글로벌 톱티어 브랜드 도약을 위해 작년 초 중장기 전략을 발표한지 1년 만에 결과다. 이 중심에는 2018년부터 지주사인 휠라홀딩스 단독 대표이사에 올라 경영 전반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윤근창 휠라홀딩스 대표가 있다.

(그래픽=뉴스포스트 강은지 기자)
(그래픽=뉴스포스트 강은지 기자)

휠라홀딩스 윤윤수 회장의 장남인 윤근창 대표는 2007년 자회사 휠라USA에 입사해 당시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하던 회사를 3년 만에 흑자 전환시킨 인물이다. 이후 휠라USA의 CFO(최고재무책임자)까지 역임하며 2015년 매출규모를 2007년 인수 당시 대비 약 10배 가량 끌어올렸다.

2015년부터는 휠라코리아로 자리를 옮겨 대대적인 리브랜딩 작업 및 실적 개선을 진두지휘했다. 특히 스포츠 브랜드의 핵심으로 꼽히는 신발 부문을 중심으로 ‘비즈니스 혁신 모델’을 적용했으며 합리적 가격 정책을 내세워 소비자의 구매 심리를 이끌어 냈다. 이 외에도 헤리티지 강화 제품 전략과 소비자와 쌍방 소통을 위한 의사 결정 등 브랜드 변화를 주도했다.

윤 대표는 1020세대를 겨냥해 경쟁 브랜드보다 가격을 낮추고, ABC마트 등 멀티숍에도 진출시켰다. 또한 2016년 ‘코트디럭스’, 2017년 ‘디스럽터2’ 등 복고 슈즈를 기획하며 휠라의 ‘제2의 전성기’를 만들어냈다.

헤리티지 콘셉트로 출시된 코트디럭스는 2016년 9월 첫 선을 보인 이래 1년 만에 100만켤레 판매고를 올렸다. 1998년 글로벌 출시 이후 휠라의 시그니처 아이템이었던 ‘디스럽터’의 후속버전인 디스럽터2는 복고 패션과 어글리 슈즈 열풍을 타고 출시 1년 반 만에 전세계에서 1000만족 넘게 팔려나갔다.

윤 대표의 리더쉽에 힘입어 2016년 9600억원대의 매출은 2017년 2조원대로 크게 뛰었다. 윤 대표는 2018년 3월 휠라그룹 지주사인 휠라홀딩스 단독 대표이사 자리에 올라 경영 일선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매출 4조 넘겨…본업 말고 골프 부문이 효자

윤 대표 취임 이후 휠라 매출은 2018년 2조9546, 2019년 3조4504억원으로 성장세를 보였다. 이후 코로나 사태로 2020년 3조1289억원으로 전년 대비 % 줄어들었지만 이듬해 3조7940억원으로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에는 4조원대의 매출 벽을 넘어섰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휠라홀딩스는 전년 동기 대비 11.3% 성장한 4조221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익은 11.7% 감소한 4351억원이다.

다만 해당 실적은 본업이 아닌 자회사 호실적 영향이다. 골프 관련 자회사 아쿠쉬네트는 매출 2조9332억원, 영업이익 3498억원을 기록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보이며 전년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두 자릿수 성장했다. 아쿠쉬네트에는 골프 전문 브랜드인 ‘타이틀리스트’를 포함해 △풋조이 △피너클 △보키 △PG 골프 등의 브랜드가 포함된다.

본업인 휠라 부문은 1조2886억원의 매출과 85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미국 시장 전반적으로 지속되는 재고 부담 및 경쟁사 할인 경쟁 심화 등 요인과 더불어 세계 경제의 둔화, 높은 금리와 인플레이션 등 거시적 환경 또한 역풍으로 작용해 감소 폭을 더했다.

올해 1분기도 휠라홀딩스의 호실적은 이어졌다. 휠라홀딩스의 지난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1085억원으로 전년 동기 3.3% 증가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4.9% 감소한 1603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이었지만 본업 부진이 뼈아팠다. 휠라 부문은 매출 2322억원으로 전년 대비 32.1%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41억원으로 91.8% 줄었다. 아쿠쉬네트는 875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분기 전망도 밝지 않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휠라홀딩스의 순수 한국 매출은 22% 하락하고, 영업이익은 91% 감소할 것”이라며 “온라인 홀세일 채널에 대한 공격적인 구조조정이 이어지는 가운데, 리테일 채널 매출의 회복이 당초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의 경우 재고 과잉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재고 소진에 계속해 주력하면서 매출이 29% 하락할 전망”이라며 “매출 하락 및 할인 판매 영향으로 영업적자 24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윤근창 휠라홀딩스 대표이사가 지난해 글로벌 5개년 전략 계획을 발표했다. (사진=휠라홀딩스 제공)
윤근창 휠라홀딩스 대표이사가 지난해 글로벌 5개년 전략 계획을 발표했다. (사진=휠라홀딩스 제공)

5년간 ‘위닝 투게더’…리브랜딩 통해 재도약 나선다

향후 윤대표는 본업인 휠라 부문의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하는 것이 숙제다. 이를 위해 휠라그룹은 지난해부터 5개년 전략 ‘위닝 투게더’를 통해 브랜드력 제고에 힘쓰고 있다. 위닝투게더는 △브랜드 가치 재정립 △고객 경험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 구축 △지속 가능 성장이라는 세 가지 축에 초점을 맞췄다.

우선 브랜드의 정체성을 재정립하고, 지역·국가별로 통합된 제품과 마케팅을 통해 일관된 브랜드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는 목표다. 휠라가 추구하는 브랜드 정체성은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스포츠 브랜드’다.

휠라는 테니스, 수상 스포츠, 아웃도어 등 ‘핵심 스포츠’와 모터스포츠, 동계스포츠, 러닝, 축구 등 ‘비핵심 스포츠’로의 집중 스포츠 종목 이원화 및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핵심 종목인 테니스 마케팅을 강화하고 다양한 파트너사와 협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윤 대표는 휠라를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스포츠 브랜드로 정체성을 확립해 2026년까지 매출 4조4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한편 휠라홀딩스의 최대주주인 피에몬테가 휠라홀딩스 지분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올해 초 26.77%의 지분은 이달 8일 12만1448주를 장내 매수를 통해 지분을 취득하며 31.26%로 확대됐다.

2017년 4월 설립된 피에몬테는 윤윤수 회장이 지분 75.18%를 보유한 개인회사다. 이외 윤 대표와 케어라인이 각각 4.05%, 20.77% 지분을 보유 중이다. 케어라인은 윤 대표가 지분 60.20%를 보유하고 있다. 사실상 피에몬테는 오너일가 회사로 윤 회장과 윤 대표는 피레몬테를 통해 지주사 휠라홀딩스를 지배하는 구조를 갖췄다. 일각에서는 피에몬테의 지분 매수가 윤 대표의 승계를 위한 사전 작업으로 보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