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이라는 것은 표현의 수사학이 아니다”
리더십 중심의 관점을 ‘팔로워십’으로 바꿔야

이인권 문화경영미디어컨설팅 대표
이인권 문화경영미디어컨설팅 대표

[뉴스포스트 전문가 칼럼=이인권] "당신이 리더라고 생각하며 앞서 가다 뒤돌아 봤더니 따라오는 사람이 별로 없다면 당신은 단순히 산책길에 나선 것이나 다름없다."  이 말은 리더는 있는데 팔로워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세상은 '리더십'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누구나 리더십 중심의 관점을 가지고 있지 '팔로워십'(followership)을 말하는 경우는 드물다.  리더십을 가장 중시하고 팔로워십을 비롯한 다른 모든 것은 부차적으로 여긴다.

그러나 전략적 리더십의 전문가인 칩 윈드햄은 '계층적 리더십'의  세상은 지나갔다고 말한다. 그는 함께 일하는 사람들(팔로워)이 중심이 되는  시대가 도래해 그들의 기술과 필요에 대해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리더와 팔로워는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위계적이고 계층적인 관계가 아닌 공통의 목적을 중심으로 같은 궤도를 도는 동반자이다. 그것은 공유된 가치와 대의에 함께 노력하며 열정을  쏟는 파트너십 유대를 바탕으로 한다. 

지금 시대의 참다운 리더는 조직 구성원들의 각기 다른 가치, 기술, 배경과 관계를  모두 파악해 동일한 최종 목표에 도달하려고 하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  곧 각 개인을 그들의 가치에 따라 이끌어 가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다.

그렇다면 리더십의 대칭점에 팔로워십이 있다는 이분법적 구분은 과거의 인식체계다. 지금은 그 두 요소가 하나로 통합돼 유기적인 결합을 이뤄야 한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듯이 리더십과 팔로워십이 함께 보조를 맞춰야 조직이 성장하고 발전하게 된다. 

이것을 가리켜 다니엘 골만은 '인간이 서로 교감하고 소통함으로써 발생하는 공명현상'이라고 했다. 그래서 훌륭한 리더는 그를 따르는 구성원들에게 공명을 일으키는 탁월한 능력의 소유자인 것이다. 

역설적으로 강력한 팔로워십이 탁월한 리더십을 생성시킨다. 먼저 똑똑한 구성원이 있어야  능력 있는 리더가 생겨나는 것이다.  리더가 아무리 출중하더라도  팔로워의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하면 리더 홀로 산책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진정한 팔로워는 높은 수준의 적극적인 참여와 함께 독립적인 비판적 사고를 지니고 있다. 그들의 특성은 스스로 이니시어티브(창의적 주도권)를 잡고, 건설적인 비판을 하고, 주인의식을 갖고 조직의 목표를 위해 매진한다.

그런데 흔히 리더들은 그같은 팔로워를 원한다고 하지만 비판적인 태도는 쉽게 용인하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리더는 자신의 관점, 생각, 신념 등에 일관되게 따르는 순응적, 수동적 팔로워를 보면서 러더십이 작동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한마디로 리더는 권위의 존재이다. 그러나 그 권위의 가치는 리더 자신에 의해서라기보다 팔로워십인 조직의 구성원들에 의해 인정이 될 때 정립된다. 유능한 구성원은 스스로 조직의 목표와 비전을 향해 정렬을 하여 리더에게 비전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도움을 청하게 된다. 그래서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형성한다. 

리더를 따르는 구성원은 여러 가지 유형이 있다. 가장 유능한 구성원은 주도적이고, 유연성이 있고, 건전한 비평을 하고 독자적인 판단력이 있으며 협력적인 태도를 갖는다. 

절대 수동적이거나 획일적이거나 무비평적이거나 부화뇌동적이거나 독자적인 행동을 하는 그런 부류가 아니다. 그래서 어떤 팔로워십이 정착될까는 전적으로 리더십에 달려 있다. 

리더십과 팔로워십을 잘 나타내 주는 예로 흔히 철새인 기러기의 겨울나기 이동에 대한 얘기가 있다. 원래 리더십은 인간 사회와 많은 종류의 동물들 세계에서도 존재하는 보편적인 현상이다.

기러기가 겨울을 나기 위해 남반구를 향해 먼 거리를 이동할 때는 전형적인 V자 대형을 이룬다. 그 이유는 함께 무리를 지어 날아가는 기러기들끼리 서로 대화를 원활하게 나누기 위해서다. 또한 앞 기러기의 날갯짓이 상승기류를 일으켜 뒤에 있는 기러기의 비행을 수월하게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리고 기러기 떼들이 날면서 우는 것은 선두에 있는 리더 기러기에게 “열심히 해라, 할 수 있다”라는 격려의 메시지를 주는 것이다. 기러기들은 먼 이동을 하면서 서로가 하나의 단위로 힘을 합치고 노력해야한다는 것을 본능으로 갖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기러기 떼들의 이동을 보면서 과학자들은 많은 교훈을 얻었다. 기러기가 그룹을 지어 비행하게 되면 혼자 날 때보다 75퍼센트나 더 효율적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그리고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고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며 팀워크와 팀스피리트를 발휘한다면 훨씬 생산적이게 된다는 점도 깨달았다.

더욱이 서로를 칭찬하고 격려하는 자세를 갖는다면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다. 기러기의 예화는 바로 인간이 조직생활을 하는 데 필요한 현명한 경영의 기법들을 가르쳐주고 있다.

리더십이라는 것은 표현의 수사학이 아니다. 조직을 이끌어가는 리더의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으로 보여주어야 하는 표본의 실천학이다.  진정한 리더십과 팔로워십이 어떠해야 하는가를 새삼 생각하게 된다.

▷ 필자는 중앙일보·국민일보·문화일보 문화사업부장, 경기문화재단 수석전문위원 겸 문예진흥실장, 예원예술대학교 겸임교수, 한국소리문화의전당 CEO 대표를 역임했다. 칼럼니스트, 문화커뮤니케이터, 문화경영미디어컨설팅 대표로 활동하며 <예술경영 리더십> <경쟁의 지혜> <문화예술 리더를 꿈꿔라> <예술공연 매니지먼트> <긍정으로 성공하라> <석세스 패러다임> 등 14권을 저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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