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응선 논설고문
​강응선 논설고문

[뉴스포스트 전문가 칼럼 =강응선] 2008년의 광우병 파동, 2016년의 사드 사태에 이어 지금은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를 놓고 나라 안이 온통 시끄럽다. 이미 광우병 괴담, 사드 괴담 들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 마당에 또다시 괴담이 번지고 있다.

괴담이란 게 무언가. 애초부터 과학적 사실에 기반을 두지 않고 일부 인사들의 무책임한 소견이나 발언 등이 정치적 이해관계로 포장이 돼 일파만파로 일반 시민들의 의식세계를 휘젓어 놓게 되는 것을 말한다. 광우병 파동이 그랬고 사드 사태 또한 그범주에 속한다.

이번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둘러싼 괴담도 구체적 본질 면에서나, 퍼지고 있는 양상 면에서 보면 결코 이전의 괴담들과 형태가 다르지 않다. 그래서 또 다시 사회 혼란과 국론분열의 앞날이 눈앞에 어른거린다.

오염수 방류 문제의 본질은 이렇다. 과연 방류된 오염수가 해류의 순환과정을 통해 해양생태계를 교란시키고 그로 인한 수산물의 중독성 여부, 나아가 이를 섭취하는 인체의 건강에 위해를 끼칠 것인가, 아닌가를 판단하는 것이라고 문제를 단순화해서 볼 수 있다.

방사능에 오염된 해수를 바다에 버리는 것은 인류 역사상 선례가 없는 일이라서 일개 과학자나 단체, 심지어는 국가 차원에서도 시원스럽게 그 안정성 여부를 확실하게 판단하기는 어려운 것이다. 그래서 이제껏 당사자인 일본 정부는 물론이고 인접 국가인 한국, 대만, 중국 등에서도 일방적으로 자국의 입장만 표명할 뿐 그 수준을 넘어서 상대방을 설득시키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던 것이다. 그만큼 이 문제가 복잡다단하다는 얘기다.

그런만큼 우리로서도 치밀하게 분석하고 종합적으로 판단해 국민 모두의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결론을 도출해야 할 터인데 애초부터 예단해 놓고 이를 정치적, 사회적으로 일방적 방향으로 결론을 몰아가고 있으니 걱정이다. 이 점에서 ‘괴담’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셈이다.

다행스럽게도 지난 4일 이 분야에서 가장 전문적이고 신뢰할만한 IAEA가 1년여의 조사와 분석을 통해 결론을 도출했다. 어느 한 국가도 자신 있게 말할 수 없고, 또한 상대국가를 설득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그나마 가치 중립적인 국제기구에서 결론을 제시했으니 이 문제에 대한 큰 가닥은 잡힌 셈이다.

IAEA의 결론은 간단하다. 방류될 오염수로 인해 해수의 오염은 불가피하나 그 정도(수치)가 인체에 해를 입힐 수준은 아니라는 것으로 요약된다. 이 결론을 일본은 물론 한국.중국 등 인접 이해당사국들에 대해서도 차례로, 구체적으로 설명을 하고 있으니 일단 이 결론을 바탕으로 차후에 우려되는 과제들을 대비해 나가는 게 현재 우리가 취할 방향이 아닌가 싶다.

일부 단체나 정치권에서 나온 반응처럼 IAEA 보고서에 나타난 결론 자체를 부정하거나 심지어는 IAEA의 전문성이나 존재가치 자체를 부인해서는 안 될 일이다.

지금 국내에서는 이 분야 전문가에 속하는 핵과학자와 보건의학자 간에 논쟁이 있는데 이는 매우 건전한 현상으로서 그들이 많은 난상토론 등을 통해 국민들 앞에 합치된 방향을 보여준다면 여러 괴담들을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물론 이런 일들은 정치권에서보다는 좀더 가치 중립적인 언론이 앞장서서 많은 토론과 대담 등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국민들이 좀더 객관적 정보에 접근하고 결국 건전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더 이상 정치권은 내년 선거 등을 의식해 자신들의 이해만을 추구하는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 국민들 또한 높은 시민의식을 발휘해 더 이상 괴담에 휘둘려서는 안 될 일이다.

<프로필>
▲ 서울상대 졸업
▲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경제학 석사
▲ 미국 하와이대 경제학 박사
▲ 제 16회 행정고시
▲ 경제기획원  정책조정국 조정 4과장
▲ 매일경제신문 논설위원실장MBN 해설위원
▲ 시장경제연구원장
▲ 고려대 초빙교수
▲ 서울사이버대 부총장
▲ 가천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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