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임종룡 등 '새내기 CEO' 잇따라 매수

[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최근 금융지주 회장, 은행장들이 잇따라 자수를 매입하고 해외 유치 활동에 나서는 등 답보 상태인 자사 주가를 부양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왼쪽)과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사진=신한금융·뉴시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왼쪽)과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사진=신한금융·뉴시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6일 취임 후 처음으로 우리금융지주 보통주 1만 주를 장내 매수했다. 취득 단가는 1만 1880원으로, 총 1억 1880만 원 규모다.

최근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등 시장 불안감으로 우리금융의 주가가 힘을 못 쓰자 임 회장이 직접 자사주를 매입하며 주가 부양 의지를 드러냈다는 설명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임종룡 회장 취임 이후 우리금융그룹은 지주사 출범 후 첫 자기주식 매입·소각, 분기배당 등으로 어느 때보다 주주환원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왔다"며 "이번 임종룡 회장의 첫 자사주 매입을 계기로 시장 및 주주들과 소통에 박차를 가하면서 본업 경쟁력 강화를 통한 성과 창출과 기업가치 제고에 더 큰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고 말했다. 

앞서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도 올해 6월 자사주 5000주를 주당 3만 4350원에 사들였다. 전체 매입 규모는 1억 7175만 원으로, 진 회장의 보유 자사주는 1만 8937주로 늘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올해 자사주를 매입하진 않았지만, 현재 각각 KB금융 주식 2만 1000주(평가액 11억 3820만 원), 하나금융 보통주 1만 132주(평가액 4억 173만 원)를 보유하고 있다. 

이승열 하나은행장도 지난 1일 하나금융지주의 보통주 1000주를 매입했다. 이 행장은 지난 3월과 4월에도 각각 자사주 100주, 1000주를 매입한 바 있어 이번 매입은 취임 후 3번째다. 

금융사 수장들이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은 올해 들어 금융주의 하락이 더욱 도드라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4대 금융지주의 주가는 연초보다 10~20%가량 떨어졌다. 

이날 KB금융은 전 거래일보다 2.03% 오른 5만 52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올해 장중 최고점인 6만 700원보다 9.06% 하락한 수치다. 신한지주도 전 거래일보다 1.96% 상승한 3만 6450원에 마감했는데, 최고점이었던 4만 4900원보다 18.81% 떨어졌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도 1.37% 오른 4만 700원에 마감했지만, 올해 1월 찍었던 5만 3300원보다 23.63% 하락했다. 우리금융지주 주가도 올해 1월 1만 3510원에서 11일 10.43% 하락한 1만 21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수장들의 이같은 행보에도 금융 주가는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가장 최근에 자사주를 매입한 우리금융을 보면 자사주 매입 소식이 전해진 6일 종가는 전일보다 50원 오른 1만 1950원을 기록했으며, 7일엔 보합세로 거래를 마쳤다.

4대 금융지주 본사. (사진=각 사)
4대 금융지주 본사. (사진=각 사)

금융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은행주가 저평가되면서 자사주 매입이 주가부양으로까지 이어지지 않는 모습이다. 제자리걸음인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선 자사주 매입 외에도 다방면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에 금융사 수장들은 해외 투자자 유치를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지난 5월 주요 계열사 CEO들과 동시다발적으로 기업설명회(IR)를 전개하는 방식으로 해외 투자자 유치에 힘을 쏟았다. 이 자리에서 윤 회장은 KB금융 경영 현안과 향후 중장기 전략 방향과 이익 창출 역량 등을 소개하고,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고 있음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도 지난 4월 일본에서 첫 해외 IR을 가진 이후 6월에는 네덜란드, 프랑스, 영국 등 유럽으로 출장을 떠났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지난 5~6일 홍콩에서 글로벌 투자자를 대상으로 IR을 진행했다. 지난 5월 금융권 공동 싱가포르 IR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진행한 것으로, 함 회장은 10여 개 투자기관의 최고 책임자들을 직접 만나 마라톤 미팅을 진행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도 오는 13일 지자체와 금융권이 영국 런던에서 공동으로 개최하는 해외 투자설명회에 참석해 해외 투자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CEO들이 해외 IR 일정을 소화하고 자사주를 매입하는 등 주가 부양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은행주 저평가가 심화됐지만 실적은 견고하고 배당은 어느때보다 높아 은행주에 대한 수급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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