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소상공인·자영업자 30만 명에 1000억 원 지원 
신한, 1050억 원 규모로 자영업자·취약차주 지원 강화
우리, 소상공인·청년층 대상 금융 패키지 공개 예고
KB·농협도 상생 방안 논의 중

[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금융권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지원에 초점을 맞춘 상생금융 방안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금융당국 수장들의 이자 장사 지적과 은행권을 향한 윤석열 대통령의 '종노릇', '갑질', '독과점' 등 발언이 이어지면서다. 

서울의 시중은행 ATM기 모습. (사진=뉴시스)
서울의 시중은행 ATM기 모습. (사진=뉴시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을 시작으로 신한금융이 소상공인 지원 정책을 마련했다. KB금융과 우리금융, 농협금융 역시 이르면 이달 중 지원 방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우선 하나은행은 지난 3일 주요 은행 중 첫 번째로 소상공인·자영업자 30만 명에 대한 1000억 원 규모의 금융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개인사업자 고객 30만 명을 대상으로 ▲이자 캐시백 ▲서민금융 공급 확대 ▲에너지생활비·통신비 지원 ▲경영 컨설팅 지원 등 사각지대 없는 자영업자 지원 대책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 6일 '2024년도 소상공인·자영업자 상생금융 패키지'를 발표하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금융부담 경감, 취약차주 지원 강화를 약속했다. 

이미 시행 중인 상생금융 지원프로그램의 기한을 연장하고 대상을 확대하기 위해 610억 원을 추가로 지원하고, 소상공인·청년 금융부담 완화를 위해 440억 원을 신규 투입해 총 1050억 원 규모의 상생금융을 지원한다. 

우리금융그룹은 소상공인과 청년 층을 대상으로 한 상생 금융 패키지 공개를 예고했다. 우리금융은 지난 3일 임종룡 회장 주재로 전 계열사 대표들과 상생금융 긴급대책 회의를 열었다. 

우리금융은 앞서 시행한 '우리상생금융 3·3 패키지'를 개선한 신상품 준비와 함께 기존 대출의 금리 인상이나 연체 발생 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국민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방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경기 침체와 고금리 등으로 인해 가장 고통이 큰 소상공인, 자영업자, 청년 등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맞춤형 상생금융 패키지 기본 설계를 마치고 세부사항을 다듬고 있다는 설명이다. 

KB금융그룹도 소상공인과 청년을 대상으로 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금융그룹 역시 관련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16일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의 간담회가 예정돼 있다. 이 자리에서 금융지주별 상생금융에 대한 내용이 보고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업계에선 상생금융 시즌2 방안이 이달 셋째 주 안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상생금융 정책이 단순히 금리를 인하하는 통화정책 교란으로 이어져 본래의 목적을 잃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금감원이 9월 상생금융 실적으로 밝힌 69조 3000억 원 중 실질적으로 취약차주에게 돌아간 혜택은 10조 6000억 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혜택은 단순 금리 인하로 고신용자들이 반사이익을 누렸다는 주장이다. 

김종민 의원은 "서민을 지원하겠다던 상생금융이 고신용자 지원금융이 돼 버렸다"며 "금융당국은 지원이 실제 소상공인 등 서민지원과 이어지도록 노력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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