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오 회장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할 때"
황병우·임성훈·김도진·이경섭 등 하마평

[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오는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김태오 DGB금융그룹 회장이 사의를 표명하며 후임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DGB금융그룹 회장후보추천위원화(회추위)는 다음주 중 차기 회장 롱리스트(1차 후보군)를 발표할 계획이다. 

김태오 DGB금융그룹 회장. (사진=DGB금융그룹)
김태오 DGB금융그룹 회장. (사진=DGB금융그룹)

12일 DGB금융그룹에 따르면 김태오 회장은 "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고 역동적인 미래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할 때"라는 뜻을 회추위에 전달했다.

앞서 사법 리스크를 해소하고,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을 앞두고 있는 중요한 시기인 만큼 일각에선 김 회장의 3연임에 대한 기대가 있었지만, 이날 용퇴 의사를 밝혔다. 

김 회장은 캄보디아 특수은행의 상업은행 인가 취득을 위해 로비자금을 현지 브로커에게 건넨 혐의로 기소돼, 지난 10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지난 2018년 5월 취임한 김태오 회장은 당시 채용비리와 비자금 조성 사건 등 심각한 경영 위기에 처해있던 DGB금융의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김 회장은 취임 후 경영 혁신 활동에 힘써, DGB금융그룹이 위기를 조기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 기틀이 마련했다. 명확한 미래 비전 제시와 함께 디지털·글로벌 사업을 가속화했으며, 2018년 하이투자증권 인수로 그룹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그는 비은행 계열사의 견조한 성장기반 확보로 DGB대구은행에 편중된 수익구조를 개선해,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도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하도록 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2021년 연임에 성공했다. 2017년 67조 원이던 DGB금융그룹 총자산은 2023년 100조 원을 돌파했으며, 당기순이익은 4500억 원에 달한다.

특히 모범적인 지배구조를 확립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DGB금융그룹은 최고경영자 육성과 승계 프로그램, 다양한 사외이사 독립성 강화 방안을 전개했다. 건전한 지배구조 확립이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의 핵심이라는 김 회장의 경영철학이 오롯이 반영된 결과라는 설명이다. 

회추위는 지난해 9월 25일 경영승계 절차를 개시하고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프로세스를 진행하고 있으며, 외부전문가가 참여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오는 2월 말 최종후보자를 추천할 계획이다.

최용호 회추위원장은 "김 회장이 그룹의 건전한 지배구조 확립에 심혈을 기울여 온 만큼 회추위도 김 회장의 퇴임 의사를 존중한다"며 "회추위는 독립적인 위치에서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차기 회장을 선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차기 회장 롱리스트로는 내부 출신인 황병우 대구은행장과 임성훈 전 대구은행장을 비롯해 김도진 전 기업은행장, 이경섭 전 농협은행장 등이 거론된다. 허인 전 KB금융지주 부회장도 유력한 외부 출신 후보라는 얘기도 나왔지만, 고사의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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