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원장 측 금태섭 변호사는 6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박근혜 대선 후보 대선기획단 정준길 공보위원이 전화를 걸어 안철수 원장이 대선에 출마할 경우 뇌물·여자 문제 등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하며 대선 불출마를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금 변호사는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이 자행하고 있는 이 같은 일은 차마 상상하기도 어려운 일이다. 민주주의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며 새로운 변화를 바라는 국민에 대한 협박”이라며 “이것은 중대한 범죄행위다. 우리 국민의 변화 열망을 구시대의 낡은 방식으로 짓밟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안철수 원장에게 확인한 결과 이는(뇌물·여자 문제) 전혀 사실이 아니다. 한치의 의혹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새누리당 대선기획단은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 또 이러한 범죄사실에 대해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 공모했는지 공식적으로 밝혀야 한다. 아니라면 대선기획단의 음모와 활동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 분명한 입장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금 변호사는 지난 4일 오전 정준길 공보위원과의 7분가량의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금 변호사의 주장에 따르면 정 공보위원은 △안랩(구 안철수 연구소) 설립 초창기인 1999년 산업은행으로부터 투자를 받을 당시 투자팀장인 강모 씨에게 주식 뇌물을 공여한 의혹 △안 원장이 목동에 거주하는 음대 출신 30대 여성과 최근까지 사귀고 있었다는 의혹 등에 대해 구체적 근거는 말하지 않은 채 “그걸 우리가 조사해서 다 알고 있다” “그걸 터뜨릴 것이기 때문에 나오면 죽는다”고 말하면서 안철수 원장에게 그 사실을 전하고 불출마하라고 여러 차례에 걸쳐 협박을 했다.
또한 금 변호사는 “최근 언론 보도된 경찰의 안철수 원장에 대한 사찰 논란 및 ‘우리가 조사해서 다 알고 있다’는 정씨 언동에 비춰볼 때 정보기관과 사정기관의 조직적인 뒷조사가 이뤄지고 그 내용이 새누리당 측에 전달되고 있지 않느냐는 강한 의심이 든다”고 조직적인 사찰 의혹을 제기했다.
금 변호사에 이어 송호창 민주통합당 의원도 이 자리에서 “협박 근거가 된 구체적인 내용들은 가히 정보기관이나 국가기관에서 철저한 사찰이 이뤄지지 않으면 확인될 수 없는 내용들”이라며 “현재 박근혜 캠프에서 가진 정보나 내용이 어떤 경위를 통해 어떻게 전달됐는지, 어느 기관에서 어느 개인이나 집단이 그런 조사를 했는지에 대해 국회 국정조사를 통해 철저히 규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 변호사는 이후 이어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을 통해 “녹취록은 없지만 법률가로서 오늘 말한 내용은 한자도 틀린 내용이 없다”고 분명히 했다.
금 변호사의 기자회견이 끝나자 정준길 공보위원 또한 이날 오후 4시경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었다. 정 공보위원은 “전화를 한 것은 맞지만 시중에 떠도는 소문과 언론을 통해 들은 이야기 몇 가지를 한 것을 두고 마치 비호세력이 있고, 정치사찰을 한 것처럼 과대포장 한 것은 상당히 유감”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정 공보위원은 당시 상황에 대해 구체적으로 “그날 상황을 간단히 말하자면 지난 화요일(4일) 오전 차를 타고 출근을 하던 중 대학동기인 친구 태섭이가 생각이 나서 전화를 했다. 전화를 하게 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당시 정식 임명장을 받지는 않았으나 새누리당 대선기획단 공보위원으로 임명된 상태였다. 공보위원의 역할 가운데 유력한 상대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안철수 원장의 검증도 중요한 임무로 생각해 가까운 친구사이지만 서로 다른 분을 모시는 친구(금태섭 변호사)에게 불현듯 전화해 시중과 언론을 통해 전해들을 몇 가지 얘기를 전달했을 뿐이다”며 전달한 이유는 “당시 안철수 원장의 출마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에서 제가 들은 여러 가지 얘기들이 출마를 하게 된다면 제대로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친구들 간에는 스스럼없이 이런저런 말들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일개 공보위원에 불과한 제가 유력한 상대 후보인 안철수 원장의 불출마를 종용하거나 할 지위, 위치에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정 공보위원은 “불출마를 종용한 건 사실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신중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라는 취지로 말한 것 같다”고 답했다.
한편, 정 공보위원은 ‘특수통’ 검찰 출신으로 현재는 서울 광진을 새누리당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다. 지난 4·11총선에서 새누리당 공천을 받아 광진을에 출마했지만 추미애 민주통합당 의원에게 패해 낙선했다. 새누리당 대선기획단 공보위원으로는 지난달 27일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선임됐다.
허주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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