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노재웅 기자] "국민이 가족이고 대한민국과 결혼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선거 유세 과정에서 가족과 자식이 없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역대 대통령들은 가족 및 친·인척의 부정부패로 인해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망신살을 당한 전력이 많았기 때문에 자신만은 그러한 점에서 자유롭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그렇지만 박근혜 당선인도 직계 가족만 없을 뿐 친·인척은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김종필 전 총리를 비롯해 친가와 외가에 걸쳐 유력 인사들이 넘쳐난다. 이에 <뉴스포스트>에서는 박근혜 당선인의 가계도를 집중 분석했다.  
 
“대한민국과 결혼 했다” 직계가족 동생 둘 뿐, 근령 씨와는 사이 벌어져 
“불러줄 자장가도 연습” 남다른 조카 사랑, 김종필 등 유력 친·인척 많아

제18대 대통령으로 선출된 새누리당 박근혜(60) 당선인은 선거 유세 과정에서 "돌봐야 할 가족도, 재산을 물려줄 자식도 없다"고 말했다. ‘미혼’인 박 당선인은 가족들의 부정부패에서 자유롭고 청렴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이같은 발언을 유세에 적극 활용했다. 
 
“물려줄 자식도 없다”
청렴 자신했지만…

대한민국과 결혼했으며 국민이 가족이라는 박 당선인. 그렇지만 직계 가족만 없을 뿐 친·인척은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은 5남2녀 중 막내였고, 어머니 육영수 여사는 1남3녀 중 셋째였다. 따라서 박 당선인에게는 사촌 이내 친척만 50명이 넘으며, 그 이상의 촌수까지 따지면 친·인척이 100명을 넘어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당선인은 1974년과 1979년 차례로 부모를 잃었다. 육 여사는 1974년 8월 15일 광복 제29주년 기념식장에서 재일교포 문세광의 흉탄에 맞아 사망했고, 박 전 대통령은 1979년 10월 26일 사석에서 중앙정보부장 김재규에게 권총으로 피격당해 목숨을 잃었다. 박 당선자는 가장 아팠던 기억으로 ‘부모님 모두 총탄에 돌아가셨을 때’를 꼽은 바 있다.

그에게 남은 혈육은 박근령(58) 씨와 박지만(54) 씨 등 두 동생뿐이다.

박 당선인의 여동생인 근령 씨는 경기여자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작곡학과를 졸업했다. 1982년 풍산금속 사장 류찬우 씨의 장남인 류청 씨와 결혼했으나 6개월 만에 이혼했으며 2008년 14세 연하인 신동욱 전 백석대학교 교수와 결혼했다.

박 당선인과의 관계는 썩 좋은 편이 아니다. 근령 씨는 1990년부터 박 당선인의 육영재단 이사장 퇴진 운동을 벌여 갈등을 빚었으며, 결국 박 당선인은 1992년 이사장직을 근령 씨에게 넘겨줬다. 이후 근령 씨는 2004년 교육청으로부터 이사장 해임 결정을 통보 받고 오랜 소송 끝에 패소해 2008년 이사장에서 물러났다.

불편한 사이를 입증하듯 박 당선인은 근령 씨의 재혼 결혼식에도 불참했었다.

재혼 이후 근령 씨의 남편인 신 전 교수가 박 당선인에 대한 비방 글을 인터넷에 유포한 혐의로 징역 1년6개월 형을 선고 받는 불미스런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다소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다. 근령 씨는 지난 15일 선거를 앞두고 "대통령을 지낸 아버지의 딸도 아니고 언니의 동생도 아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유권자로서 박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남동생 지만 씨와는 사이가 각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만 씨는 서울 중앙고등학교와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해 소위로 임관했다. 그러나 교통사고로 인해 육군 대위로 예편한 뒤 2004년, 서향희(38) 변호사와 결혼해 이듬해 아들 세현(7) 군을 얻었다.

박 당선인은 조카 세현 군을 특히 아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현 군이 태어난 지 100일째 되던 날 박 당선인은 "부모님이 계셨다면 이 세상 최고의 선물을 받은 것처럼 기뻐하셨을 텐데…"라고 말했다.

박 당선인은 잃고 싶지 않은 3가지 중 하나로 세현 군을 꼽았을 만큼 집안 장손인 조카에게 남다른 애정을 쏟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출연한 TV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조카에게 불러주기 위해 자장가를 연습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만 씨는 1989년 필로폰 투약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이후 2003년까지 6번에 걸쳐 마약 관련 혐의로 입건, 구속 기소되는 등 부모를 모두 잃은 충격으로 오랜 기간 방황하기도 했다.

현재는 금속 복합재료 제조·납품 회사 EG의 회장이다. 고(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도움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박 회장은 1989년 지만 씨에게 EG의 전신인 삼양산업 부사장직을 맡겼다. 삼양산업은 포스코의 냉연강판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독점 공급받아 전자용 산화철을 만드는 사업체였다. 지만 씨는 1년 만에 대표이사로 승진한 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으로부터 9억원을 빌려 회사 지분의 74.3%를 인수하면서 대주주가 됐다.

지만 씨의 부인이자 박 당선인의 올케인 서 변호사와 관련해서는 야권의 의혹 제기에 따른 여러 가지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야권은 대선 과정에서 서 변호사가 저축은행 비리 사건에 연계된 삼화저축은행 법률고문을 맡아 로비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서 변호사가 박 당선인의 영향력을 이용해 여러 기업의 고문 변호사를 맡게 됐다고 주장했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지난 여름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만사올통(모든 일은 올케로 통한다)’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런 각종 논란을 의식해 서 변호사는 현재 로펌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잘 언급되고 있지 않지만 박 당선인에게는 이복 언니도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첫 번째 부인 김호남 여사와의 사이에서 낳은 박재옥 씨다. 재옥 씨는 한병기 전 유엔 주재 대사와 결혼했다. 한 전 대사는 3공 시절 공화당 국회의원을 지내는 등 박 전 대통령의 총애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기업인에 연예인까지
가계도 유명 친·인척 다수

직계 가족에서 벗어나 친·인척으로 눈을 돌리면 정치인, 기업인 등 유력 인사들이 많다. 사촌 오빠로 4선 국회의원을 지낸 박재홍 전 민자당 의원과 박준홍 전 대한축구협회장이 있다.

특히 김종필 전 국무총리와의 관계가 눈길을 끄는데, 김 전 총리는 박 전 대통령 형 박상희 씨의 딸인 박영옥 씨의 남편이다. 즉 박 당선인에게는 사촌 형부가 된다.

재계 쪽 인사로는 김희철 벽산그룹 회장,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 허동수 GS칼텍스 회장 등과 사돈 관계를 통해 인연을 맺고 있다.

외가 쪽 유력 인사로는 대표적으로 박 당선인의 이종사촌 형부인 한승수 전 국무총리가 있다. 한 전 총리는 육 여사 언니 육인순 씨의 딸과 결혼했다. 또한 김세연 새누리당 의원은 한 전 총리의 사위로, 박 당선인과도 먼 인척 관계가 된다.

더불어 박 당선인의 이모인 인순 씨는 남편 홍순일 씨와의 사이에 3남 5녀를 두었는데 둘째 사위인 한 전 총리 외에도 사위들의 이력이 막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맏사위는 농수산부 장관을 지낸 장덕진 전 의원, 셋째 사위는 유연상 전 영남대재단 이사장, 넷째 사위는 경수종합금융 회장을 지낸 정영삼 한국민속촌 회장, 막내 사위는 대한선주협회장을 지낸 윤석민 전 의원이다. 모두 박 당선인 이종사촌 형부들이다.

연예계에도 박 당선인의 인척 관계가 있다. 바로 ‘은초딩’으로 유명한 젝스키스 출신 가수 은지원이다. 은지원은 박 당선인의 큰 고모인 박귀희 씨의 손자로, 5촌 조카다. 이번 선거운동 기간에 유세에 적극 참여해 지지를 호소했으며, 선거일 하루 전인 18일에는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박 당선인의 마지막 유세에서 행사의 시작을 알리는 애국가를 불렀다.

이렇듯 친가와 외가에 걸쳐 유력 인사들이 넘쳐나는 박 당선인. 과연 가족 및 친·인척의 부정부패로 인해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망신살을 당한 전력이 있는 역대 대통령들과 달리 자신의 밝힌 대로 청렴한 ‘가족 관리’를 잘 할 수 있을 지 앞으로의 5년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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