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의 남자들' 최경환 전 비서실장, 김무성 선대본부장, 안대희 위원장.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뉴스포스트=노재웅 기자] “최고의 대통령 옆에는 항상 최고의 보좌진이 있다.” 대통령학의 대가로 불리는 미국 CNN 수석 정치 분석가 데이비드 거겐의 말이다. 그의 말대로라면 제18대 대통령으로 선출된 박근혜(60) 당선인이 성공한 대통령이 될 지 여부를 미리 판가름하기 위해선 그의 곁에 있는 가신과 공신들을 살펴보면 어느 정도 해답이 보일 것이다. 박 당선인을 이번 대선의 승리로 이끈 핵심 인사들은 인수위원회 이후로도 쭉 그의 곁에서 힘을 보태줄 공산이 크다. 최초의 ‘여성 대통령’ 박근혜를 만든 각계 인사 네트워크를 집중 해부해봤다.
 

김무성, 이회창-이인제-동교동계 인사들 ‘보수대연합’ 완성 시키는 쾌거
각종 의혹에 논리적 대응 이정현, 대권수업 담당 ‘5인공부모임’도 큰 힘     

한 나라의 수장이 탄생하기까지 홀로 힘만으로는 불가능하다. 그 옆에는 눈에 보이지 않게 뒤를 받쳐준 이부터 최전방에 나서 모든 화살로 온몸으로 받아내는 이까지 다양한 공신들이 항상 함께 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단연 1등 공신은 ‘친박계’

제18대 대통령으로 선출된 새누리당 박근혜 당선인은 살아온 세월 대부분을 청와대와 국회에서 보내면서 정치권은 물론 학계, 경제계까지 두루 인맥을 쌓아왔다. 그중 박 당선인이 33년 만에 다시 청와대로 돌아올 수 있게끔 이끈 핵심 인사들은 누가 있을까. 그 공신들의 면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 당선인은 어린 시절 청와대에서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해오다 정권 몰락 후 배신을 겪으면서 사람의 변심을 가장 경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박 당선인은 몇 사람만을 중용하는 한정된 측근을 두지 않고 포괄적으로 인사를 선정하는 그만의 용인술을 고집했다. 박근혜 대통령을 만든 일등 공신이 누구냐는 질문에 누구도 손쉽게 손을 들지 못하는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요 역할을 한 핵심 인사들은 분명 존재했다. 그중에서도 단연 ‘친박계’로 불려온 그룹을 우선 언급할 수밖에 없다. 이번 대선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외부 세력들이 선대위에 합류해 박 당선인을 도왔지만, 이들의 역할과 중요도는 언제나 한결 같았다.

박 당선인의 비서실장을 지내다 사퇴한 최경환 의원을 중심으로 직능본부장 유정복 의원, 수행단장 윤상현 의원, 비서실장 이학재 의원, 조직본부장 홍문종 의원이 24시간 박 당선인을 보좌했다.

친박계 인적쇄신 논란을 홀로 책임지고 물러난 최 의원은 박 당선인의 청와대 입성과 함께 새로운 역할을 부여 받을 것이란 관측이다.

‘야전 사령관’이라 불리는 김무성 총괄선거대책본부장도 박 당선인의 공신을 거론할 때마다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중요 인물이다. 그는 뒤늦게 캠프에 합류해 어수선한 분위기를 다잡고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모든 걸 쏟아 부었다.

지난 2007년 경선에서도 친박계의 좌장 역할을 했던 김 선대본부장은 특히 선거를 보름가량 남겨두고 이회창-이인제-동교동계 인사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며 ‘보수대연합’을 완성하는 큰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김 선대본부장을 비롯해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 안대희 정치쇄신특별위원장, 이정현 공보단장, 권영세 종합상활실장, 김용준·김성주 중앙선거대책위원장 등 이른바 ‘원외 7인’으로 불리는 이들도 대선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한때 안철수 전 대선후보의 멘토로 활동했지만, 안 전 후보의 “여러 멘토 중 한명” 발언으로 사이가 틀어진 이후 박 당선인과 함께 했다. 그는 캠프에서 박 당선인의 핵심 공약인 '경제 민주화'를 주도했을 뿐만 아니라, 4선 의원·장관·교수 등을 지내면서 느낀 체험을 토대로 조언자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박 당선인이 삼고초려해 영입한 안대희 위원장은 서울고검장 출신으로, 2002년 한나라당의 '차떼기 사건'을 파헤친 장본인이다. 성역 없는 수사로 유명했던 그답게 개혁에 초점을 맞춘 정치쇄신안을 만드는데 앞장서 부패·비리 정당 이미지를 벗어나는데 기여했다. 인혁당 등 과거사 논란으로 지지율이 하락세를 면치 못할 때 박 당선인을 한 시간 동안 설득해 사과기자회견을 열게 하는 역할도 했다.

이정현 공보단장은 대선 내내 박 당선인의 ‘입’으로 불렸다. 새누리당의 논객으로 활동하면서 각종 의혹과 검증공세에 대해 논리적이고 차분하게 대응해 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자타가 공인하는 박 당선인의 ‘심복’ 권영세 실장은 전략기획을 비롯해 홍보, 네거티브 대응 등 거의 모든 실무를 지휘했다.


떠오르는 서강학파 ‘주목’

최전선에서 ‘원외 7인이’ 활약했다면 드러나지 않는 곳에선 ‘7인회’라고 불리는 원로그룹이 박 당선인을 도왔다. '7인회'는 선친 박정희 전 대통령과의 인연 등을 계기로 결성된 조직으로, 강창희 국회의장, 홍사덕 전 국회부의장, 김용환·최병렬·김용갑·김기춘 상임고문, 안병훈 전 조선일보 부사장 등이 주축이다.

당직자 그룹도 빼놓을 수 없다. 황우여 대표를 비롯해 이한구 원내대표와 서병수 사무총장, 진영 정책위 의장 등은 드러나지 않게 당무를 챙기며 박 당선인을 도왔다.

15년 넘게 박 당선인의 곁을 지키며 생사고락을 함께 했던 보좌관들도 큰 힘이 됐다. 특히 강원도 유세지원을 나서나 불의의 교통사고로 숨진 이춘상 보좌관은 대선 막바지까지 충성을 다한 보좌관의 모습으로 세간에 감동을 선사했다.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은 경제성장과 경제민주화 사이에서 균형을 잡도록 경제 정책을 도운 인물이다. 이른바 '대권 수업'을 담당한 안종범 의원,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 김영세 연세대 교수, 최외출 기획조정특보 등 '5인공부모임' 멤버들과 함께 '근혜노믹스(박근혜+이코노믹스)'의 밑그림을 그리며 앞으로도 박 당선인에게 큰 힘을 보탤 전망이다.

개교 이래 처음으로 대통령 당선인을 배출한 서강대학교 출신 '서강학파'도 박 당선인의 사람들로 분류된다. 서강학파는 박정희 정권 때 경제개발을 주도한 서강대 교수 출신의 경제 관료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박 당선인은 서강대 전자공학과(70학번)를 졸업했다. 박 당선인의 정책 진영에는 유독 서강대 출신이 많아 향후 정·제계 서강대 동문들의 비상에도 주목된다. 앞서 중요 인물로 언급한 김종인 위원장과 김광두 원장이 대표적인 서강학파 출신이다.

전문가 그룹에는 박효종 서울대 교수와 윤병세 청와대 전 외교안보수석, 김장수 전 국방장관, 조동원 홍보본부장, 변추석 미디어홍보본부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 백기승 공보위원과 신동철 여의도연구소 부소장, 서장은 종합상황실 부실장, 장경상 전략기획팀장, 허원재 전 의원 등도 눈길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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