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노재웅 기자] 최진실과 그의 남동생 최진영에 이어 이번에는 그의 전 남편 조성민까지. 세 사람 모두 같은 방법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한 가족에게 벌어진 믿을 수 없는 비극이다. 최진실과 조성민 사이에는 10살배기 두 아이가 남아있다. 어린 아이들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큰 비극적인 가족사에 팬들의 걱정도 쏟아지고 있다. 화려한 선수생활과 톱스타와의 결혼 등으로 누구보다 파란만장한 한 때를 누렸지만 스포츠보다는 사회·연예면을 장식하기 일쑤였던 ‘비운의 스타’ 조성민. 그의 허무한 마지막을 향한 팬들의 애도가 끊이질 않고 있다.


6일 새벽 여자친구 오피스텔서 숨진 채 발견, 부검 결과 자살로 판명
이별 통보 받은 후 목 매, 사업 실패·폭행 구설수 등 심적 고통 추측도


고(故) 최진실의 전 남편이자 전 프로야구 선수인 조성민(40)이 6일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오전 3시 40분께 서울 강남구 도곡동 여자친구 박모(40) 씨의 집에서 숨져있는 것을 박씨가 발견해 신고했다. 조씨는 욕실 샤워기 거치대에 허리띠로 목을 맨 채 발견됐다.

경찰 조사 결과 조성민은 최근 여자친구 박씨의 오피스텔에 자주 왕래했다. 전날에도 오피스텔에서 박씨와 함께 술을 마시던 도중 이별을 통보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박씨는 지인과 약속이 있어 외출을 했고 그 사이 조성민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다.

조성민은 숨지기 전 어머니에게 '한국에서 살 길이 없네요. 죄송하지만 아들이 없는 것으로 치세요'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박씨에게는 '인생의 마지막을 함께하지 못해 가슴 아프다. 꿋꿋이 잘살아'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부친의 무릎 치료를 위해 병원을 알아보고 지인들과 새해 덕담을 주고받는 등 최근의 행적만으로는 스스로 생을 마칠 만한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는 전언들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여자친구의 이별 통보로 인한 우발적 행위가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일각에선 이혼과 전 아내 최진실의 자살, 양육권 분쟁 등으로 적잖은 심적 고통이 쌓인 상태에서 잇단 사업 실패로 경제적으로 힘들었다는 점, 여기에 지난해 말 야구 현장을 떠나는 동시에 폭행 구설에 오른 점 등이 겹치면서 결국 스스로 이를 극복하지 못한 채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도 해석하고 있다. 현재까지 조성민은 유서를 남기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정확한 이유는 아무도 알 수 없지만 그렇게 조성민은 화려한 선수생활과 톱스타와의 결혼, 그리고 이혼 등 파란만장했던 삶의 마지막을 허무하게 끝냈다.

조성민은 신일고 재학 시절부터 주목받았다. 1991년 봉황대기와 황금사자기를 제패하며 스타로 떠올랐다. 당시 휘문고의 임선동, 공주고의 박찬호와 함께 빅3로 손꼽혔던 조성민은 조각 같은 용모와 195㎝, 100㎏의 체격으로 뭇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고교 졸업 후에는 고려대에 입학하며 대학 무대를 휘저었다. 활약상을 지켜본 국내 프로야구 구단은 물론 일본과 메이저리그에서도 그를 탐냈다. 그러나 조성민은 탁월한 재능에도 굴곡 많은 인생 탓에 꽃을 피우지 못한 '비운의 스타'로 꼽힌다.

1996년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입단한 뒤에도 실력을 뽐냈지만 1998년 팔꿈치 부상 이후 점차 내리막길을 걷게 됐다. 결국 2002년 일본을 떠나 국내 프로야구로 돌아왔다. 조성민은 2005년 한화 이글스에 입단해 세 시즌 동안 선수생활을 했지만 3승 4패 4홀드 평균자책점 5.09의 성적으로 선수생활을 끝냈다.

2000년 톱스타 최진실과 결혼은 세간의 화제였다. 그러나 2년 만에 별거하다가 2004년 갈라섰다. 이 과정에서 양육권 문제로 최진실을 폭행, 불구속 입건되기도 했다.

결혼 후 조성민은 스포츠보다는 사회·연예면을 장식하기 일쑤였다.

2008년 10월 전처 최진실의 자살 이후에는 둘 사이에서 태어난 두 자녀에 대한 친권과 최진실의 유산 소유권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최진실의 동생인 탤런트 최진영과도 갈등을 빚었다. 최진영 역시 2010년 자택에서 자살했다.

특히 지난해 겨울은 조성민에게 유난히도 지옥 같은 일의 연속이었다.

2011년 두산 베어스 2군 재활코치로 지도자로 나섰지만 지난해 11월 재계약에 실패하면서 조성민의 야구인생도 마감됐다.

한때 야구 해설자로 활약했던 이력이 있어 다시 방송 마이크를 잡을 것이란 소문이 돌기도 했지만, 지난해 11월 서울 강남구 도곡동 한 일본식 선술집에서 술을 마시다 지인과 폭행 사건에 연루되면서 이마저도 없던 일이 됐다.

야구와 사생활 모두 엉망이 돼버린 지난 겨울이었던 셈이다.

한편 어머니 최진실, 외삼촌 최진영에 이어 아버지 조성민까지 자살로 생을 마치면서 부모를 모두 잃은 아이들이 받을 충격에 대한 안타까움도 커지고 있다. 고 최진실-조성민의 자녀 환희(12)와 준희(10)는 그간 외할머니 정옥숙 씨가 양육해왔다.

조성민이 생을 달리한 6일 저녁 환희와 준희는 친할머니와 함께 빈소에 도착했다. 아이들은 오열하며 부축을 받은 할머니와 달리 굳은 표정으로 빈소에 자리하다 밤 9시쯤 친척들과 함께 집으로 돌아갔다. 최근 방송에 나와 환히 웃던 아이들의 모습과 대비돼 더욱 마음을 아프게 했다.

남매는 주변의 보살핌 속에 지난해 9월 KBS 2TV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의 '패밀리 합창단'에 출연해 엄마처럼 연예인이 되고 싶다고 밝히는 등 밝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둘은 합창곡으로는 엄마의 생일이 12월 24일이라 '크리스마스에는 축복을'을 골랐다며 노래를 들려줬고, 최진실을 향해 "좋은 재능과 외모를 줘서 감사하다"며 "하늘에서 행복하세요"라는 메시지를 전해 애틋함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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