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사제단 연평도 발언, 대한민국 국론에 정면 배치”
김한길 “국민과 야당을 무시하는 불통정치가 불러온 결과”

[뉴스포스트=허주렬 기자]천주교 정의구현 전주교구 사제단의 ‘불법·부정선거 규탄’과 ‘박근혜 대통령 사퇴’를 촉구한 시국미사가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다. 즉각 새누리당과 청와대가 불쾌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데 이어 25일에는 새누리당 지도부까지 나서 사제단의 시국미사를 강하게 규탄했다. 

▲ 지난 22일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 신부들이 시국미사를 집전하기 위해 전북 군산시 수송동성당으로 입당하고 있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종교에는 국경이 없지만 종교인에게는 엄연히 조국이 있다. 박창신 신부는 연평도 포격 3주년이 되는 하루 전날 연평도 포격이 정당하다는 취지의 미사 강론을 했다”며 “대한민국 국토 수호의 국론에 정면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박창신 천주교 전주교구 원로신부가 지난 22일 시국미사에서 “일본이 자기 땅이라고 독도에서 훈련하면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느냐. 쏴버려야지, 안 쏘면 대통령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그러면 NLL, 문제가 있는 땅에서 한미 군사 훈련을 계속하면 북한에서 어떻게 하겠느냐. 그것이 연평도 포격 사건”이라고 말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황 대표는 특히 “이 강론은 우리의 귀를 의심케 하고 이 분의 사제복은 우리의 눈을 의심케 한다.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유가족과 피해 가족, 국민들에게 커다란 분노와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신야권연대’라 불리는 ‘범야권 연석회의’ 참여자들을 향해 “민주당과 정의당, 무소속 안철수 의원은 정의구현사제단을 비롯한 대통령 하야 운동을 벌이는 시민단체들과 소위 신 야권연대를 결속한 만큼 이들의 활동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표현하면서 국론을 통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도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소속 극히 일부 사제들의 그릇된 발언이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넘어 분노하게 하고 있다”며 “사회적 갈등을 봉합하고 증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데 앞장서야 할 분들이 종북과 똑같이 갈등조장, 국론분열에 앞장서는 데 대해 놀라움과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북한의 도발행위를 옹호할 뿐 아니라 정당한 절차로 국민이 뽑은 대통령도 부정하는 게 사제단이 말하는 참된 정의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북한의 무자비한 연평도 포격에 희생된 2명의 장병과 46명 천안함 용사들의 넋을 기억한다면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은 북한 편드는 듯한 발언을 당장 취소하고 국민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왼쪽)와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각 당의 최고위원회의에서 천주교 시국미사와 관련해 발언하고 있는 모습.

이에 대해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이날 국호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천주교 시국미사로)정국이 더 큰 혼란에 빠질 것 같은 조짐을 보면서 매우 안타깝다”라면서도 “국민과 야당의 요구를 무시하는 불통정치가 불러온 필연적 결과다. 이제라도 정치가 제 자리를 찾아서 더 큰 혼란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성직자들이 현실정치를 거론해야 하는 작금의 상황은 나라가 대단히 불행하고 엄중한 상황으로 내닫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음을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아프게 깨닫기 바란다”며 “지난 대선에 국가기관들이 조직적으로 불법 개입한 사실은 국민이 결국 적당히 넘길 수 없는 국기문란 사건이라는 것을 이제라도 대통령과 여당은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책임을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에게로 돌렸다.

가뜩이나 경색된 정국에 천주교 사제단의 시국미사가 기름을 부으며 정국 경색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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