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되는 언어 10%...내면에 숨겨져 있는 90% 뜻 간파가 중요
‘눈치’는 상대방 생각이나 느낌을 파악하고 이해해 내는 직관력

[뉴스포스트 전문가 칼럼=이인권] 첨단시대가 되면서 사회가 너무 복합화 · 세분화되어 가고 있다. 이에 비례해 우리의 감성이나 감정도 똑같이 세밀해졌다. 그러다 보니 언어적 소통(communication)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인권 문화경영미디어컨설팅 대표
이인권 문화경영미디어컨설팅 대표

우리의 모든 생각, 감정, 느낌을 전달할 수 없어서다. 여기에서 비언어적인 의사소통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아무리 첨단 디지털 매체가 발달해도 인간의 마음을 말과 글로 다 표현할 수는 없다. 오히려 시선, 몸짓, 동작, 표정, 태도를 통해 우리의 속마음이 표출된다.

때로는 언어를 사용한 의사 전달보다도 비언어적 수단이 더 힘이 있다. 심지어 침묵을 통해서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해 강력한 효과를 낼 수 있다. 현대 생활이 소음이 넘쳐나기에 때로는 침묵이 더 부각된다.

점점 더 시끄러워지는 세상에서 고요함의 순간을 보여주는 것도 말 없는 웅변이 된다. 그것도 의미 있는 자기 관리 행위다. 의도적인 침묵, 그것이 우리 삶의 모든 측면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게 과학적으로도 입증됐다

그래서 ‘침묵은 말보다 더 크게 말한다’라고 하기도 한다. 역사를 통해 뛰어난 사상가들도 침묵을 중시했다. 이것은 시간을 들여 숙달해야 할 예술이라고까지 했다. 중국의 노자는 ‘침묵은 위대한 힘의 원천’이라 했다. 또 토마스 칼라일은 ‘말은 은색이고 침묵은 금색’이라고 했다.

어쨌든 신체적 표현이나 상징적인 신호(symboling)를 통해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또 상대방 내면의 심리를 파악하기도 한다. 어떻게 보면 무언의 대화로 서로의 마음과 심정을 꿰뚫어 봐야 하는 고도의 심리적 교류다. 이것이 바로 은유적인 상위 의사소통의 개념인 ‘메타커뮤니케이션’(metacommunication)이다.

언어를 사용하지 않는 커뮤니케이션에서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눈치’가 중요하다. 상대방이 갖고 있는 생각이나 느낌을 파악하고 이해해야 하는 직관력이다. 그래서 우리가 “눈치 없는 사람”이라고 말할 때는 상대방이 메타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이런 사람들은 사회나 조직 생활에서 성공하기 힘들다.

커뮤니케이션에서 말이 중요하다지만, 언어로 전달되는 내용이 대략 10%에 불과하고, 목소리 톤이 40%, 몸짓이 50%를 차지한다고 한다. 소통의 대부분이 비언어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보면 사람이 갖고 있는 생각의 10%만이 언어로 표현되기에 마음속에 숨겨져 있는 90%의 뜻을 간파해야 한다. 바로 이 90%의 속마음은 몸짓, 표정, 첫인상 등 메타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전달된다.

그래서 피터 드러커는 ‘커뮤니케이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말로 표현되지 않는 것을 듣는 것이다’라고 했다.

비언어적인 방식을 통해 자신을 알리고 상대방을 이해하는 것이 커뮤니케이션의 요체다. 실제로 조직인들의 약 96%가 ‘직장생활에서 표정관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메타커뮤니케이션은 메시지를 주고받는 사람 간의 심리적 공감과 갈등의 연속적 복합이다. 이런 구조 속에 실제로 표현되는 구체적인 언어의 이면에 내포된 의미를 간파해야 한다.

이를 위해 먼저 상대방과의 사이에 신뢰, 협조, 상응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여기에서 눈빛만으로도 서로가 마음이 통하는 것을 '라포르'(rapport)라고 한다. 사람은 상호작용을 통해 서로 간의 입장과 환경에 친밀하게 반응한다. 인간은 유유상종(類類相從)의 본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의 여건과 비슷한 세상 모델을 가진 사람들과 더욱 많은 라포르를 경험하게 된다. 이 모든 과정은 NLP(Neuro-Linguistic Programming) 비즈니스 거래나 중요한 협상에서 NLP는 큰 역할을 한다. 상거래나 협상테이블에서 주고받는 함축적인 용어나 비유가 그렇다.

뿐만 아니라 서로 간에 예민하게 펼쳐지는 신경전도 바로 이 NLP에 속한다. 선거는 NLP 기법의 백미다. 대통령 선거에서 후보들 간에 펼치는 홍보나 유세는 NLP의 최대 격전장이다.

후보 진영들 사이에서는 포지티브와 네거티브 전술로 상대방 후보를 공격한다. 이런 선거 기간 중에 오가는 말속에는 고도의 심리 전략이 깔려 있다. NLP는 개인 간의 교류나 소통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상호작용을 통해서 자신의 존재성을 인식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가 동일한 파장이나 주파수를 맞춰 의사소통을 하는 것은 큰 행복이며 축복이라고 할 수 있다. 

▷ 필자는 언론사, 공공기관, 민간기업, 학계 등 다양한 분야를 섭렵하면서 수십 년의 조직생활을 실무자부터 최고경영자(CEO)에 이르기까지 해왔다. 이로부터 생성된 지혜를 바탕으로 우리 사회문화 패러다임의 혁신을 강조하는 문화커뮤니케이터이며 칼럼니스트이다. 최근 펴낸 'Blissful Mind - 삶을 레벨 업 시키는 지혜'를 비롯해 15권의 저술을 했으며 현재 문화경영미디어컨설팅 대표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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