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8일 주총 및 이사회 통해 최종 선임
부동산 PF· 내부통제 강화 등 과제 산적

[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리스크로 경영 상황이 악화된 하이투자증권의 구원투수로 성무용(61) 전 대구은행 부행장이 등판했다. 폭넓은 업무를 경험한 은행 임원 출신 최고경영자(CEO)를 맞게 된 하이투자증권이 실적 부진, 내부통제 부실 등 위기 상황을 타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하이투자증권 신임 대표이사에 추천된 성무용 전 대구은행 부행장. (사진=하이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신임 대표이사에 추천된 성무용 전 대구은행 부행장. (사진=하이투자증권)

12일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8일 열린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에서 이달 임기가 만료되는 홍원식 사장의 후임으로 성무용 전 대구은행 부행장을 추천했다. 

1963년생인 성 내정자는 대구대 통계학과를 졸업 후 부동산학 석사(대구대)를, 행정학 박사(경일대)를 취득했다. 1990년 대구은행 입행 후 DGB금융지주 전략기획부장을 거쳐 DGB금융지주 전략경영본부 부사장, 대구은행 마케팅본부와 영업지원본부 부행장 등을 역임했다.  

특히 DGB금융지주 설립을 주도하고, 그룹의 중장기 경영전략 수립과 자회사 경영관리 체계화 구축에 기여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 2018년 10월 DGB금융그룹의 자회사 편입 이래 첫 은행 출신 CEO를 맞이하게 됐다. 성 내정자가 다양한 업무 경험과 조직 관리 역량 등으로 분위기 쇄신이 필요한 하이투자증권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것이란 기대다. 

임추위는 성 대표에 대해 "DGB금융지주와 대구은행의 전략기획, 인수합병(M&A), 인사, 마케팅, 홍보 등 폭넓은 업무 경험을 통한 조직 이해와 소통 능력을 높게 평가했다"며 "하이투자증권의 경영 현안을 해결하고 그룹 시너지 창출에 기여해 회사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성 신임 대표의 주요 과제로는 수익성 개선과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 계열사 시너지 창출 등이 꼽힌다. 

앞서 하이투자증권은 부동산 호황기였던 최근 몇 년 동안 PF 대출과 연계해 공격적인 영업을 펼쳤지만, 2022년 이후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악재가 겹쳤다. 지난해 영업수익의 상당 부분을 부동산 PF 충당금으로 적립하면서 실적이 악화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영업손실 85억 원, 당기순손실 31억 원 등을 기록하며 영업적자를 면치 못했다. 

또한 지난 2023년 국정감사에서 논란이 된 '부동산 PF 꺾기(대출을 조건으로 상품 가입을 강요하는 행위)' 의혹과 부동산 PF 임직원 내부통제 미흡 등의 문제로 하락한 고객 신뢰 회복도 시급하다. 

선제적 리스크 관리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하이투자증권은 정기 조직 개편을 통해 투자심사실을 투자심사본부로 확대 개편했다. 투자심사본부장으로는 DGB대구은행에서 투자금융부 부부장, 수도권 금융지점장 등을 지낸 오주환 실장이 선임했다. 이와 함께 과거 하이투자증권의 IB 비즈니스를 이끌었던 서상원 전 상무를 리스크관리본부장에 임명했다. 

경영 현안 해결과 함께 계열사 시너지를 통한 수익 창출도 과제로 꼽힌다. 특히 DGB금융지주를 이끌 새 수장으로 황병우 DGB대구은행장이 낙점되고,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DGB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이라는 큰 변화를 앞두고 있는 만큼, 증권사도 그룹 방향에 맞는 영업 전력의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신임 성무용 대표이사는 이달 28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사내이사로 선임 후, 이후 개최되는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임기는 2026년 3월 정기주주총회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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