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입'으로 통하는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 26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13년 대한민국 인성교육대상 시상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뉴스포스트=홍미선 기자] 2013년 정치권은 성추행 의혹에 따른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 경질을 둘러싼 정부 비판이 쇄도했던 한 해였다.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내란 음모' 구속은 정치권의 핵심 논란이 되었고 검찰의 국정원 대선 개입 '불법' 트위터 글 확인과 지난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유출 의혹 문제는 치열한 여야 공방에 휩싸이기도 했다. 다사다난(多事多難) 했던 2013년 계사년(癸巳年)이 지나 2014년 갑오년(甲午年) 말띠 해가 다가오고 있다.

최근 고려대 대자보에 등장한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말이 사회적 '화두'로 떠올라 정부에 대한 시민들의 원성이 거세진데 이어 박근혜 정부의 '불신 정치'는 감정의 골이 커져만 가고 있는 상황이다. 오는 2014년 대한민국은 안녕할 수 있을까?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중앙선대위 대변인에 이어 당선인 대변인을 맡아 박근혜 대통령의 '입'으로 통하는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다사다난한 2013년 박근혜 정부와 행보를 같이 하게 된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을 <뉴스포스트>에서 집중 분석했다.

▶새 정부, 그리고 첫 여성가족부 장관

제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지난 2월 17일 서울 삼청동 금융연수원에서 박근혜 정부 제3차 인선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인선에는 새 정부 첫 여성가족부 장관에 조윤선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이 내정되었다. 정치권에선 이미 박근혜 대통령과 후보 시절부터 신뢰를 쌓아온 최측근으로 여성가족부 장관 인선이 일찌감치 점쳐지기도 했다.

조윤선 장관은 1966년생으로 세화여고와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지난 1991년 제33회 사법시험 합격해 김앤장 법률사무소 첫 여성 변호사가 된다. 지난 2000년에는 미국으로 건너가 컬럼비아대학교 로스쿨 과정을 마치고 지난 2002년 제16대 대통령 선거 한나라당 선거대책 위원회에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의 공동대변인을 맡으며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씨티은행 부행장을 거쳐 지난 2007년 이명박 대통령의 선거대책 위원회인 '대한민국 국민성공캠프'에 합류해 다음 해인 2008년 18대 국회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정치권에서는 한나라당 대변인을 맡아 665일 동안 대변인 임무를 수행한 조 장관을 두고 '최장수 여성 대변인'이란 별명을 주기도 했다.

조 장관은 사실 친박(親朴·친박근혜) 계 출신은 아니다. 오히려 친이(親李·친이명박) 계 출신인 조 장관은 지난 2002년 박근혜 대통령과의 인연이 시작된다. 지난 2001년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가 당 개혁안을 거부하자 이에 반발한 박근혜 의원이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한국미래연합'을 창당했다.

▲ 지난 3월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여성가족부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여성가족부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조윤선 장관 후보자가 의원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한국미래연합 창당으로 제3 당을 노린 한국미래연합 박근혜 대표는 다음 해 6월 지방선거에서 참패했다. 경기 3명, 충남 2명, 경북 5명의 기초단체장을 비롯한 광역단체장 후보를 공천했지만 모두 전패한 것이다. 비례대표 2석만 획득했을 뿐이다.

박근혜 대표는 결국 지난 2002년 11월 한나라당과 한국미래연합이 합당하는 내용으로 다시 한나라당에 복당하게 된다. 이 당시 이회창 후보 중앙선대위 대변인을 맡고 있던 조윤선 장관은 박근혜 의원과 한 달여 동안 전국을 돌며 지지연설을 하는 과정을 동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인연으로 지난해 4·11 총선에서 중앙선대위 대변인을 맡아 당시 박근혜 비상 대책 위원장을 보좌한 조 장관은 지난 대선에서 대변인 역할을 맡으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 그룹으로 급부상했다.

특히 지난 대선에서는 박근혜 후보의 유세 현장을 함께 돌며 '박근혜 그림자'라는 수식어를 얻기도 했다. 당시 조 장관은 박근혜 후보에게 유세 의상부터 말투까지 세심한 부분을 조언했을 정도로 각별한 사이로 알려졌다.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제18대 새누리당 대선 중앙선대위 대변인으로 박근혜 대통령을 가까이에서 보좌하면서 정부 첫 여성가족부 장관에 오른 조윤선 장관. 조 장관은 <미술관에서 오페라를 만나다>, <문화가 답이다>란 책을 발간할 정도로 문화에 대한 조예가 깊기도 하다. 조 장관은 그간 문화체육 부분에 관심을 보여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특별위원회의 원내 특위위원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새 정부 고위공직자 재산中, 조윤선 47억으로 1위

한편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지난 5월 24일 공개한 '2013년도 고위공직자 정기 재산변동 사항'에 따르면 조윤선 장관의 46억 9739만원 신고됐다.

새 정부 국무 위원들 조윤선 장관이 가장 재산이 많았고 류길재 장관은 1억 7110만원을 신고해 재산이 가장 적게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조 장관은 본인 소유의 인천광역시 부평구 십정동 165.80㎡ 대지와 121.40㎡ 대지, 80평대(267.77㎡)의 서울시 서초구 반포 2동 래미안퍼스티지 아파트를 비롯해 본인 소유의 2925만 원 상당의 웨스틴조선 피트니스 회원권과 6000만 원 상당의 서울클럽 회원권 등 배우자 소유 회원권을 포함한 2억 8165만원 상당의 헬스, 골프 회원권 4개 등을 재산으로 신고했다.

▶여성가족부 장관 내정 이후, 게임 '셧다운(shutdown)제' 입장 번복

조윤선 장관은 지난 2011년 4월 18대 국회에서 '셧다운(shutdown)제'를 골자로 하는 청소년보호법 일부개정 법률안 게임, 만화 업계와 관련된 사안에 대해 반대 의견을 시사했다.

이후 지난 2011년 6월에는 국내 만화산업의 보호 육성을 위한 만화진흥 기금 조성과 만화진흥 위원회, 한국만화자료원, 만화저작권 보호 위원회 설치 등을 골자로 하는 만화진흥법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 지난 3월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의실에서 열린 조윤선 여성가족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새누리당 김희정, 강은희, 김현숙, 류지영, 민현주, 신경림, 이자스민 등 여성의원(오른쪽부터) 들이 자리에 앉아 청문회를 진행하고 있다.

'셧다운제'는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만 16세 미만 청소년의 온라인게임 이용을 금지하는 청소년보호법에 해당되는 규제로 지난 2011년 11월부터 시행된 이래로 끊임없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그간 '셧다운제' 반대 입장을 시사해오던 조 장관이 이번에는 다시 긍정 입장을 보내와 내용을 번복했다. 이를 두고 게임업계에서는 게임 규제 일원화 바람이 무너질 위기에 처해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내고 있다.

조 장관은 지난 3월 4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인사 청문회에서 지난 18대 국회의원 시절 반대했던 '셧다운제'에 대한 자신의 반대 입장을 번복했다. 이날 조 장관은 여성가족부 장관 내정자 신분으로 참석해 "'셧다운제'를 분석한 자료를 검토한 결과 셧다운제는 청소년을 중독에서 구하기 위한 규제로 상당한 효과를 보고 있다"며 '셧다운제'에 대한 찬성의 입장을 밝혔다.

게임업계에서는 당시 조 장관이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되자 전문적인 견해를 밝히지 못하고 무조건 여성가족부 입장을 대변하게 된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특히 조 장관이 언급한 '셧다운제' 분석 자료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해 여성가족부가 '셧다운제'를 평가하기 위해 실태를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셧다운제' 시행 후 청소년들의 심야 게임 이용은 '셧다운제' 이전 대비 0.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하는 비율은 40%로 나타나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팽배하고 있다. 더불어 도입 취지인 청소년의 수면권 확보에 도움이 됐는지 의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다사다난(多事多難) 했던 2013년 계사년(癸巳年)이 지나 2014년 갑오년(甲午年) 말띠 해가 다가오고 있다. 신데렐라법이라고도 불리는 '셧다운제'는 청소년의 인터넷 게임 중독을 예방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로 지난 2011년 5월 19일 도입된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에 따라 신설됐다.

지난 2011년 11월 20일부터 시행한 이 법안은 계도 기간을 거쳐 지난 2012년부터 단속을 실시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앞으로 다가올 2014년. 청소년 게임 법안 등 청소년 관련 법안들이 어떻게 진행될지 여성가족부의 정책 진행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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