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닌텐도의 운명은 ?

 

 

당신이 구입한 닌텐도, 마음에 드십니까?

 

한국닌텐도(대표 코다 미네오)가 국내 가정용게임기 유통기업 가운데 '2008년 소비자 불만이 가장 많았던 기업'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원과 한국소비자연맹 등 주요 소비자단체 관련 불만 상담 접수를 바탕으로 확인한 결과 닌텐도는 2008년 가정용비디오게임 관련 기업 가운데 최다 민원건수를 기록했다.
닌텐도가 대대적인 TV및 인터넷 광고 등을 통해 판촉과 마케팅에 열중한 것과 달리 소비자들의 불만 해결에는 미온적으로 대처해 소비자들의 불만이 타사에 비해 월등이 높은 형편이다. 최근 콘솔 게임 관련 각종 게시판에는 뿔난 이용자들의 불만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지만 닌텐도 측은 어떤 변화의 움직임도 없이 모르쇠로 일관해왔다.

이에따라 서울 YWCA와 소비자단체가 일본 게임업체 닌텐도의 무성의한 AS에 대해 대응에 나섰다. 서울YWCA 소비자환경부 허지현 간사는 “최근 닌텐도 AS와 관련해 불편을 겪는다는 사례가 접수되고 있어 얼마나 많은 소비자가 피해를 보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사례 접수에 나섰다”고 말했다.

불합리한 닌텐도 AS 시스템의 문제점과 대응책을 분석해 봤다.

 

 

'여덟살 어린이가 닌텐도 충전기를 콘센트에서 빼내는데 충전기가 파손되면서 감전사고가 일어났습니다. 도대체 얼마나 허술하게 만들었길래 어린아이가 잡아 빼는 힘에 충전기 파손이 되는지 어이가 없습니다.' '회사가 백만대를 넘게 팔아놓고 정말 버튼 두개를 고칠수가 없어서 3만원 받고 새제품을 주려는지 제품 자체에 결함이 있어서 그런 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일본 굴지의 게임기 업체에서 한국에 법인을 설립해 놓고 이렇게 횡포를 부려도 되는지 안타깝습니다.' '구입한 지 열흘도 되지 않아 액정 내부가 깨졌는지 잉크가 흐른 것 같은 화면이 떴습니다. 총 게임한 시간을 합치면 겨우 두 시간도 안됩니다. 불량제품을 샀다는 생각에 닌텐도 AS센터로 물품을 보냈습니다. 답변은 아이의 과실이니 수리비용 6만원을 내면 새것으로 교환해 준다고 합니다. 아이가 게임펜으로 찍는 충격만으로 파손되었다면 그 제품이 허술하게 만들어진 것 아닌가요.' '수리센터는 부천에 있고 고객센터는 서울에 있고 수리센터하고 소비자는 전혀 연락할 길이 없고… 고치려면 돈내고 고치고 고치기 싫으면 말라는 식이네요.' 한국소비자원의 인터넷 상담목록(www.kca.go.kr)에 올라온 닌텐도 게임기에 대한 불만 신고 사례다.

닌텐도는 2007년 휴대용 게임기인 닌텐도DS를, 지난 4월엔 전세계에서 3000만대 이상 팔려나간 닌텐도 Wii를 선보여 대박을 냈다. 특히 닌텐도DS는 지난 2년간 200만대가 넘는 판매고를 기록했다. 국내 시장에 진출한 지 채 2년도 되지 않아 올린 성과다. 유명 톱스타를 TV CF에 내세우며 적극적인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그러나 일부 소비자들은 닌텐도의 AS 문제 등을 두고 "닌텐도가 한국 소비자들을 무시하고 있다"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국내 AS센터가 경기도 부천에 단 한곳밖에 없고 소비자가 택배로 제품을 보내야 수리를 해줄 뿐 아니라 시일도 오래 걸리는 등 제품을 팔기만 하고 소비자 AS는 무성의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과 한국소비자연맹(www.consumersunion.or.kr) 등 대표적인 소비자단체의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온 불만 접수 건수를 살펴보면 2008년 한 해 동안 국내 가정용 게임기 유통사 중 한국닌텐도에 대한 불만이 가장 많이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의 경우, 2008년 인터넷 상담 게시판에 공개된 가정용 비디오게임기 관련 불만 접수 사례는 총 46건이었다. 이 중 닌텐도는 33건으로 전체의 71.7%를 차지했다. 경쟁사인 SCEK(소니엔터테인먼트코리아)는 7건, 한국MS(마이크로소프트)는 6건에 불과했다.

한국소비자연맹 서울본부의 인터넷 상담란에서도 닌텐도는 총 12건으로 SCEK(6건), 한국MS(1건)에 비해 불만 접수 건수가 훨씬 많았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닌텐도에 대한 불만 사항 33건 가운데 90%를 넘는 30건은 AS 문제였다. 하지만 닌텐도는 국내 AS정책을 전환할 의향이 없어 소비자들은 "닌텐도가 한국에서 판매에만 열중하고 AS는 소홀히하는 것은 얌체 상혼이 아니냐" 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닌텐도 DS는 액정화면에 대한 고장 문의가 많았다. 터치 스크린을 사용하는 휴대용 게임기이다 보니 액정에 금이 가는 등의 문제가 많이 발생했다. 이밖에 버튼이나 경첩 불량도 많았다. 또한 최근 한국닌텐도가 판매에 주력하고 있는 체감형 게임기 ‘닌텐도 위’의 경우 위 구동으로 인한 TV고장 등 문제까지 발생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한편, 한국닌텐도 측은 "AS센터가 부천 한 곳에만 있다는 건 맞다. 현재 다른 지역에 센터를 여는 것도 고려중이다. 또 소비자 불만을 최소화하기 위해 AS 관련 엔지니어도 확충해 나가고 있다. 또 수리비가 6만원 이상 나오면 아예 새 제품으로 교환해주는 정책을 펴고 있다"고 밝혔다. 또 AS 택배 접수에 관련해서는 "배송비 등 물류비는 모두 무료로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체 관계자들은 “닌텐도의 보수적인 성향상 소비자정책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소비자 주권 찾기 운동 시작

 

업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문제는 닌텐도가 국내에 DS 150만대, 위 30만대 등 180만대 가량을 판매한 것에 비해 소비자들의 불만 상담건수가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다. 게임기 판매를 통해 매년 국내에서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AS 정책에는 뒷전이며 결국 닌텐도가 국내 시장에 돌려준 건 불법 복제 천국이라는 오명뿐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닌텐도는 최근 미국 무역대표부에 스페셜 301 보고서를 통해 한국을 중국, 브라질, 멕시코, 파라과이, 스페인 등과 함께 불법복제가 심각한 국가로 우리나라는 지목한 바 있다.

닌텐도 게임기에 대한 불만건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한국닌텐도를 상대로한 국내 소비자들의 주권찾기 운동이 점차 본격화 되고 있다.

서울YWCA는 닌텐도의 불합리한 애프터 서비스로 불편하고 불쾌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들의 상담이 급증함에 따라 내달 17일까지 전화 (02-3705-6064)와 온라인 홈페이지(www.sobijaywca.or.kr)를 통해 관련 사례를 접수한다고 밝혔다.
불편 사례를 접수한 뒤 그 유형에 따라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결정할 예정이라며 필요할 경우 소비자 단체들과의 연대를 통해 협의회 차원에서 운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업체 관계자는 “한국닌텐도가 단시간 내 국내 시장에 자리 잡은 부분은 정말 대단한 결과다. 하지만, 이런 성과 때문에 소비자를 만족시키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게 된다면, 애써 차지한 자리를 다른 경쟁사에게 주어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닌텐도의 변화와 노력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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